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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방공망, 이스라엘의 족집게 타격에 ‘무용지물’...‘핵개발’ 우려


24일 위성이 촬영한 이란 테헤란 인근의 코지르 로켓 모터 주조 시설.
24일 위성이 촬영한 이란 테헤란 인근의 코지르 로켓 모터 주조 시설.

이스라엘이 지난 26일 이란에 가한 공격을 통해 양측의 ‘힘의 균형’이 무너졌으며, 이란이 이를 빌미로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자에서, 이스라엘군(IDF)이 이란 수도 테헤란과 쿠제스탄, 일람 등 3개 주에 배치된 러시아제 S-300 지대공 미사일 포대 3곳을 파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밖에도 폭격을 가한 S-300 포대가 1개 더 있다면서, 사용 불가능 수준의 손상을 입힌 것으로 파악된다고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 19일 이란 이스파한주 나탄즈 핵시설 인근 S-300 포대를 파괴한데 이어 이번에도 포대들을 망가뜨리면서 이란 방공망을 무력화한 것입니다.

◾️ 군사능력 ‘심각한 격차’

이란은 러시아와 계약을 맺고 2016년부터 S-300 포대를 도입해 핵 시설과 주요 공항 등에 배치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공습은 남아 있던 S-300 포대를 전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때린 것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신문은 이란이 가진 가장 우수한 방공망도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부터 민감한 군사시설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양국의 군사 능력에 심각한 격차가 생겼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을 전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이란 무기 전문가 파르진 나디미 씨는 이 신문에 “이란은 대공방어체계에 많은 돈을 써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습니다.

◾️ 중국·이란 도움 비현실적

이란이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면 중국이나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부터 대량의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은 전통적으로 이란에 대한 군사 지원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도 방공체계를 제공할 여력이 많지 않을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다니엘 하가리 IDF 수석 대변인은 “이제 이스라엘군은 이란 상공에서도 폭넓은 행동의 자유를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 이스라엘 방공망 건재

이란은 앞서 지난 4월 이스라엘 본토에 탄도 미사일만 120여 발을 발사했고, 이달 1일에도 180발 넘는 물량을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첫 번째 공격은 미사일과 자폭 드론(무인기)의 90% 이상이 도중 격추됐고, 두 번째 공격에서도 이스라엘 방공망을 뚫은 미사일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반면 지난 4월과 이번에 이스라엘이 진행한 보복 공격에서 이란 방공망에 요격된 이스라엘 무기는 극소수이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취약 느낄 때 핵무기 제조”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이 이번 공습으로 이란의 탄도미사일 고체연료 제조 장비 10여 개 등을 파괴한 것과 관련, “미국 정부는 ‘이란이 자국에 남은 방어 수단이 단 하나, 핵무기라고 결론 내릴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27일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국가들은 취약하다고 느낄 때 핵무기를 제조한다”며 “이것이 현재 이란의 국민 감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신문은 특히 “그 나라(이란)가 핵 문턱에 지금보다 가까이 간 적은 없다”면서“이란은 무기급에 근접한 우라늄을 대규모로 축적해 놓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3~4개 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중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란이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보유한 우라늄 연료를 핵탄두로 만들어내는 데는 최소 18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스라엘은 이번에 핵 시설은 타격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 추가 행동 이어질까

이스라엘 내에선 이번 대이란 보복 공격이 충분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극우 성향인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공격 당일인 26일 “이번 공격은 첫 타격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의 전략 자산들이 다음 단계(목표물)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란의 군과 정부는 이스라엘 공격에 대응할 뜻을 밝혔습니다.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은 “이스라엘의 침략 행위는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파르스 통신이 전했습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이란은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 정부)에 대응할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스님 통신은 보도했습니다.

바가이 대변인은 또한 미국 정부가 이란의 자제력을 기대하기보단 이스라엘 정권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공격→보복→재보복

이란과 이스라엘은 서로 공격과 보복, 재보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7월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팔레스타인 친이란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스라엘이 단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습에 암살됐습니다.

이란은 하니예와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포루샨의 연이은 피격 사망에 대한 보복이라며 지난 1일 이스라엘을 향해 180발 넘는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26일 이스라엘이 단행한 대이란 공격은 이에 대한 재보복입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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