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이 상황을 크게 잘못 판단했다고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지적했습니다. 미국이 함께 할 것이지만 궁극적으로 한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4일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크게 오판했다고 생각한다”며 “계엄령에 대한 과거 경험의 기억이 한국에서 깊고 부정적인 반향을 일으켰다고 본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캠벨 부장관] “Transpired over the last 24 hours in South Korea in the ROK was completely deeply unpredictable and unlikely and I think President Yun badly misjudged and I think the memory of previous experiences of martial law have a deep and negative resonance in South Korea.”
캠벨 부장관은 이날 ‘아스펜전략포럼’이 개최한 대담에서 관련 질문에 “지난 24시간 동안 한국에서 일어난 일은 전혀 예측할 수 없었고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윤 대통령의 게엄령 선포 이후 주목할 만한 것은 여당과 야당 의원들이 함께 헌법에 따라 계엄 해제를 의결했으며 윤 대통령이 헌법 규정에 따라 이를 받아들였다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민주주의 견고함에 깊은 안도”
그러면서 “이번 조치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에 여야가 동의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모로 한국 민주주의의 견고함과 깊이에 대해 깊은 안도감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캠벨 부장관] “The fact that both parties can agree that this step was deeply problematic, I think in many ways is deeply reassuring about the strength and depth of democracy in the ROK. And frankly we watch this over the last couple of days we've had many interactions with our ROK interlocutors and they take some pride in the resilience of their democracy. The fact that they've manage to stand clearly and firmly against these actions. I think our expectation now is that there will be a lot of back and forth but not in all likelihood involving the military but in the REALM of politics in the corridors of power and that is what we hope and what we expect.”
또한 계엄령 사태 이후 한국 측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 스스로가 자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많은 논의과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하지만 그것이 군부와 관련된 것이 아닌 권력의 중심부인 정치의 영역에서 것으로 희망하고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미한동맹 굳건함 보여주는 것이 ‘목표’”
또한 앞으로 몇 달 간은 한국이 어려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 “우리의 목표는 미한동맹이 절대적으로 굳건하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캠벨 부장관] “I think it is likely that the next few months the ROK will be in a challenging place. Our goal is to make clear that our alliance is absolutely rock solid. We stand with them but ultimately to have the confidence that they will be able to work through these issues through their own means and their own mechanisms. And we have confidence in that it is.”
아울러 “우리가 그들과 함께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한국 스스로 자신들의 수단과 메커니즘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점에 대해 어느 정도 위안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정치에 항상 예측 불가능성 존재”
캠벨 부장관은 ‘미국이 이번 계엄령 사태를 사전에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정보를 얻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미국과 소통하는 한국 정부 내 주요 인사들 대부분이 이번 일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다양한 사안에 대해 좋은 통찰력을 갖고 있지만 국제 정치에서는 언제나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캠벨 부장관] “We have good insights into a variety of things. But in global politics, there always are going to be situations where there are developments that are unforeseen. I will also say that like the, the toughness of politics in the ROK, it probably has taken a toll. I mean this has been very tough over the course of the last year lots of challenges, lots of moves on impeachment, lots of questions about activities of the president and his wife. That is not in any way meant to be an excuse, but it gives you a sense of what's some of the pressures that, that are being faced. Our commitment, though is to the country and to the alliance, which is one of our most important alliances on the global stage.”
캠벨 부장관은 지난 1년간 많은 탄핵 움직임과 영부인 활동에 대한 여러 의혹 등 윤 대통령이 직면한 많은 정치적 어려움을 거론하며,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든 구실이 될 수 없지만 윤 대통령이 직면한 압박의 일부를 이해할 수 있는 맥락을 제공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헌신은 한국과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인 미한동맹에 대한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한반도 시각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했지만, 4일 새벽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하자 이를 해제했습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등 6개 야당은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탄핵안에는 윤 대통령이 3일 선포한 비상계엄이 계엄에 필요한 어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채 비상계엄을 발령해 국민주권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 등을 위반했다는 점이 탄핵의 사유로 담겼습니다.
대통령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됩니다.
“러시아, 북한에 ‘에너지·경화’ 제공 우려”
한편, 캠벨 부장관은 이날 대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을 계기로 깊어지는 북한과 러시아 간 협력 문제도 비판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특수부대를 파병해 전장에 투입하고 수개월에 걸쳐 엄청난 양의 군사 장비와 포병 미사일을 제공해 온 것을 지적하면서 “매우 도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조치에 따른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하는 반대급부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캠벨 부장관] “We're concerned by some of the capabilities that Russia is providing for North Korea also energy, hard currency. It puts North Korea in a situation where it can be even more dangerous than it's been. And so I think what we've seen is that the two most important enabling forces on the battlefield in Ukraine had been first the Chinese support for the defense industrial base in Russia, which has been sustained and significant over years.
And now the provision of troops and armaments to Russia from North Korea. And so, you could make an argument that the most decisive actors currently on the battlefield, our Indo Pacific actors North Korea and China affecting what's taking place on the ground in Ukraine. And that's something that we have to be very concerned by.”
캠벨 부장관은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에 에너지와 경화를 제공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북한이 훨씬 더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의 대러 파병과 무기 지원과 러시아 방위 산업에 대한 중국의 지원을 우크라이나 전장의 가장 주요한 양대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현재 전장에서 가장 결정적 행위자인 북한과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우리가 매우 우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캠벨 부장관은 이런 측면에서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과 공동 대응에 함께 협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미국 등 국제사회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한 북한의 대러 무기 지원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양국 군사협력 심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반발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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