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전쟁 확대의 주요 요인이라고 미 국무장관이 지적했습니다. 영국과 독일,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들도 북한군 파병과 북러 협력 심화 문제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5일 러시아가 유럽의 안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주요 사례 중 하나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지적했습니다.
[블링컨 장관] “Let’s talk about escalation. Let’s talk about the introduction of North Korean forces into Europe. Let’s talk about the use of 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s to attack Ukraine. Let’s talk about lowering the threshold for the use of nuclear weapons by Russia. Let’s talk about the ongoing assault on Ukraine’s energy infrastructure, including its nuclear transmission grid, which poses a grave threat to every single country in this room. That is escalation.”
블링컨 장관은 유럽 몰타에서 이날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연례 외무장관 회의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미국 등 서방이 냉전을 부활시키고 이를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이같이 반박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확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서 북한군의 유럽 배치와 우크라이나에 대한 중거리 탄도미사일 공격, 핵무기 사용 문턱을 낮추려는 러시아의 움직임,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 등을 열거하고, “이것이 바로 확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주권적 권리가 있다”며, 이번 회의는 바로 그 같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참여국들의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치욕을 당한 뒤 새로운 공동의 적이 필요했던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부추겨 냉전을 부활시켰다”면서, 냉전이 더욱 확대될 위험이 훨씬 커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연설을 마친 뒤 다른 회원국의 연설을 듣지 않고 곧바로 퇴장했습니다.
“북러 협력 강화…유럽 안보 위협”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안드리 시비야 외무장관도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면서 “이란과 북한에서 무기를 들여오고 북한군을 배치한 것”을 주요 사례로 지적했습니다.
[시비야 외무장관] “In reality, Russia continues to expand the war. First, by terrorizing civilians with constant missile and drone attacks, by killing entire families in their homes. Second, by trying to cause a nuclear catastrophe through systemic strikes on energy infrastructure, and occupation of the Zaporizhzhya nuclear power plant. Third, by involving weapons from Iran and the DPRK, as well as deploying North Korean troops. And fourth, by firing an 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 at Ukraine.
또한 “러시아는 이란, 북한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유럽을 상대로 하이브리드 전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유럽의 공동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동에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우리의 영토 보전과 주권, 미래 안보에 대한 어떠한 타협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러시아, ‘불법전쟁’에 북한 끌어들여”
이날 회의에 참석한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도 ‘북한군 파병’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영국 외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라미 장관이 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이 강화되고 있으며, 러시아가 이란과 북한을 유럽에서의 불법적 전쟁으로 더욱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라미 외무장관] “The Foreign Secretary said, at a meeting of foreign ministers in Malta before the 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 (OSCE) Ministerial Council, that Russian attacks on Ukraine were intensifying, and that Russia was drawing Iran and DPRK further into their illegal war in Europe. He added that all participating States of the OSCE should be supporting Ukraine as much as possible, for as long as it was needed.”
그러면서 유럽안보협력기구의 모든 참여국들이 우크라이나를 최대한, 그리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이날 회의에서 북한군 러시아 파병을 잔혹한 인권 침해 사례 중 하나로 꼽으며 비판했습니다.
[베어보크 외무장관] “Respect for human rights – by Russian abduction of Ukrainian children and by suppressing the rule of law and freedom of expression in the territories under its control and even in its own country. By forcing thousands of its own young Russian men to fight not only a war, but to fight against their own future. By not even shying away from drawing others into this brutal war, like now Asia, by recruiting men from North Korea, obviously not through a free decision by these men.”
베어보크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납치하고 법치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함으로써 인권 존중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젊은 러시아 남성들을 전쟁에 강제로 동원할 뿐 아니라 “북한에서 남성들을 모집해 잔인한 전쟁에 끌어들이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분명히 그들이 자유롭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서 철수하고 전쟁 끝내야”
한편, 이날 회의를 주관한 이안 보그 OSCE 의장은 기조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행위를 규탄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의 즉각적인 철수와 전쟁 종료를 촉구했습니다.
[녹취: 보그 의장] “We continue to condemn the flagrant breaches of these obligations in Russia's ongoing aggression against Ukraine we call on the Russian Federation to withdraw from its internationally recognized the territory of Ukraine and end this war. The recent escalation and attacks must stop immediately to pave the way for a diplomatic process, one that leads to a comprehensive, just and lasting peace.”
아울러 “포괄적이고 정의로우며 지속적인 평화로 이어지는 외교적 프로세스를 열기 위해 최근의 확전과 공격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유럽과 북미, 아시아를 포함해 57개 회원국들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지역 안보 기구로, 민주주의와 인권, 안보, 법치주의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에 대한 회원국들의 공동 대응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를 줄곧 논의해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For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