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국방장관은 추가 파병을 요청했을 것이며 북한은 ICBM 재진입 기술 등을 요구했을 것이라고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전략연구실장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러시아 국방차관이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을 주도하는 핵심 인물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군사전문가인 두진호 전략연구실장을 최원기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습니다. 두 사람이 어떤 문제를 논의했을까요?
두진호) 일단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번 평양 방문이 두 번째이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벨로우소프 장관이 이렇게 전쟁통에 방문한 것은 러시아와 북한이 밀착하고 긴밀한 관계라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전쟁이 장기화한 가운데 북한은 그간 재래식 탄약을 지속적으로 지원해왔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파병한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 추가 파병을 포함한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북한의 기여에 대한 협의가 있었을 겁니다. 세 번째는 벨로우소프 장관이 북측에게 내년 러시아 전승절 80주년 전승절 행사에 북한군도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통상 전승절 행사에는 필요에 따라서 러시아의 동맹국, 우방국들이 열병식 퍼레이드에 참석했었는데, 그 무대에 북한군의 참여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네 번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시기에 대한 조율 문제인데요. 내년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는 시간의 문제인데, 언제 가능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러시아가 북한에 추가 파병을 요청할만큼 병력이 부족한가요?
두진호) 네, 러시아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크라이나의 추정으로는 70만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고요. 부분동원명령을 통해서 전투병력을 지속적으로 충원을 하고는 있는데, 전선에서 필요한 만큼은 충분한 전투 병력 확보가 제한되는 상황인 겁니다. 그래서 지난 8월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를 기습 침공했던 이유도 국경 수비를 담당할 만큼의 정규군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고요. 이런 부문에서 북한군의 참전이 확실히 러시아가 도네츠크라든지 이런 중요한 전선에서, 전투력을 집중해 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평화협상이 하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그 반대급부로 러시아에 어떤 것을 요청했을까요?
두진호) 일단 아직 북한이 국방력 현대화 계획에서 완성되지 못한 핵심 기술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재진입이라든지, ICBM을 단수의 탄두를 탑재하는 것을 넘어서, 다탄두를 탑재하는 기술, 그리고 원양 작전이 가능한 잠수함인데요. 잠수함 원양 작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존 북한 잠수함으로는 쉽지 않고, 소형 원자로가 탑재된 원자력 잠수함이 필요한데, 이런 대형 잠수함 건조 능력도 부족하고, 소형 원자로를 탑재하는 원자력 잠수함을 건조하는 능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이 모든 기술을 갖추고 있는 러시아에게 그런 기술을 이전했으면 한다는 의향을 지속적으로 보일 것이고요. 또 추가 파병을 통해서 그런 것들을 러시아로부터 얻어내기 위해 북한 당국은 노력할 것입니다.
기자) 공개된 사진을 보면 이번 러시아의 대표단에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러시아 국방부 차관이 포함됐는데, 이 사람이 북-중 무기 거래를 담당하는 것일까요?
두진호) 네, 크리보루치코 방산 획득 담당 차관은 그야말로 특별군사작전에 필요한 그런 무기체계들을 지속적으로 또 적시적으로 전력화해서 전장에 보내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지난 푸틴 대통령 평양 방문 때도 크리보루치코 차관이 푸틴 대통령을 수행했었고요. 또 6월 정상회담 이후에도 7월에 크리보루치코 차관이 러시아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해서 또 김정은 위원장과 독대를 했던겁니다. 이번에도 벨로우소프 장관을 수행해서 북한을 방문했는데, 아무래도 크리보루치코 차관의 역할이라는 것이 결국은 북한으로부터 지속적으로 탄약과 170mm 자주포라든지 또 240mm 방사포 또는 불새-4 이런 대전차 미사일들을 계속 받아가는 문제와 이것에 대한 반대급부로 또 러시아에서 북한을 제공할 것들,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이긴 하지만 낮은 수준의 기술이전을 하고. 특히 북한이 필요한 게 군사정찰 위성을 고도화 하는 문제인데, 이런 부분에서 일단 발사체를 좀 더 고도화하는 부분이라든지, 혹은 광학위성을 보다 좋은, 광학위성을 러시아가 지원하는 문제. 나아가서 북한의 해공군이 매우 노화되어 있는데, 이런 노후화된 무기 체계를 성능 개선하는 문제 전반에 대해 크리보루치코 차관이 북한측과 협의를 했을 것입니다.
기자) 내년 1월 20일에는 미국의 47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상반기까지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제 휴전시킬 수 있을까요?
두진호) 일단 트럼프 당선인 측이 대선 캠페인 기간 내내 강조했던 것 중에 하나가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24시간 내에 전쟁을 종결하겠다”라고 공언을 했고, 그것이 사실상 우크라이나 전쟁이 대한 트럼프 측의 대선 공약이었습니다. 이런 것들을 실현하기 위해 안보보좌관 그리고 국방장관, 우크라이나 특사를 임명했는데, 한결같이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강력한 충성심을 가진 인사들이고,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전쟁 특사 같은 경우에는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에서 활동할 때 사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 대해서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고요. 동시에 현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동결해야 한다는 것, 어차피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이길 수가 없고, 영토를 회복할 능력이 안되기 때문에 현상태에서 전쟁 동결을 주장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어쨌든 트럼프 신정부가 출범하면 확실히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의 발걸음이 좀 빨라질 것이고요.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이렇게 주장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관점은 우크라이나보다는 러시아에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 크겠습니다.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종전 조건과 관련 ‘영토보다 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조건을 제시했는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가능할까요?
두진호) 결론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누구보다 현재 상태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에 가입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절박한 심정으로 국제사회의 지원과 지지, 그래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와 어떤 파트너십을 확보하기 위한 그런 전방위적인 외교전을 펼치고 또 호소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나토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특정 국가가 분쟁 당사자가 아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전쟁을 지금 치르고 있고, 이것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는 나토에 가입할 수 없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절박하게 호소를 하고 있는 것은, 영토를 할양을 하는 조건 대신에 나토에 가입하는 상황이라면 빼앗긴 영토를 러시아에 할양할 수도 있다. 그리고 빼앗긴 영토는 나토에 가입한 이후에 외교적 수단과 방법을 통해서 다시 회복을 하겠다는 논리인데요. 그 논리 전개 자체가 사실상 성립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 계획은 현실 가능성이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만일 내년 상반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이 이뤄진다면 북한군은 돌아와야 할 텐데, 그 후 북러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두진호) 일단 만약 휴전이든, 정전이든 종전이든 어떤 형태로든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될 때, 북한군이 돌아올 수도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저희들의 희망사항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러시아와 북한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나 북한은 모두 그들 입장에서는 북한군이 더 많은 파병을 해주고, 파병된 병력이 전쟁이 끝나서 총을 들지 않더라도 삽을 들고 러시아 곳곳 혹은 러시아가 빼앗은 영토 곳곳에서 재건 사업에 이들 병력을 활용하고자 하는 의향이 양측간에 있기 때문에 북한군은 즉각적이고 완전하게 철수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자) 두진호 실장님 대단히 감사합니다.
두진호) 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전략연구실장으로부터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문제와 우크라이나전 휴전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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