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분쟁 전문 연구소인 국제위기그룹(ICG)은 2025년 한반도를 주목해야 할 10대 분쟁지역 중 하나로 선정하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벨기에에 본부를 둔 국제위기그룹(ICG)은 1일 발표한 ‘2025년 주목할 10대 분쟁’ 보고서에서 한반도를 주요 위험 지역으로 지목했습니다.
보고서는 “2025년 한반도는 불안정한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 북한의 군사력 과시, 북러 군사협력 강화, 그리고 서울의 정치적 혼란을 위험 요소로 꼽았습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미국이 한국에 대한 방위 공약을 명확히 하지 않을 경우 김정은이 더욱 대담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핵전쟁 가능성 낮지만 오판 위험”
보고서는 김정은이 전면전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핵전쟁 위험과 경제적 재앙, 김정은 자신의 생존 위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국제위기그룹] “Despite warnings from Korea watchers, Kim seems unlikely to launch a full-blown war, which would risk going nuclear, spell catastrophe for Asia and the world economy, and likely culminate in his own demise. Rather, the main danger lies in miscalculation. Perhaps evidence surfaces of, say, Russian missile technology transfers. Or Kim, animated by his Russia ties, upheaval in Seoul and mixed signals from Trump, pushes the envelope with some form of provocation. In both cases, the United States and its allies would face pressure to respond.”
대신, 가장 큰 위험은 오판에 따른 도발 가능성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러시아의 미사일 기술 이전 증거가 드러나거나, 김정은이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 한국의 혼란, 트럼프의 엇갈린 신호에 자극을 받아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국제위기그룹은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의 핵 외교에 복귀하는 것은 어렵지만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고도화되고, 김정은이 러시아와 협정을 맺으면서 미국과 타협할 동기가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협상 재개는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기회로 삼아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탄핵정국 이용 가능성”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 석좌는 최근 VOA와 전화통화에서 “지금부터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시작할 때까지 북한이 도발의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전황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전개되면서, 북한이 러시아의 지원 약화를 우려해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입니다.
[녹취: 크로닌 석좌] “if Russia continues to make progress on the war and holds tight and pushes Europe around, pushes Trump around and says, look, I'm not negotiating I'm winning, give me everything I want then North Korea is likely to act up, especially if he thinks South Korea's weak. So yes so sometime in that first quarter of 2025, there's a good chance that Kim will think, aha, March April this is the time for me to put maximum pressure on the West, on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because they'll have to give me more of what I want.”
크로닌 석좌는 특히 “1분기 중 3월이나 4월에 김정은이 한국과 미국에 최대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러시아의 전황과 한국의 정치 불안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해 NLL 일대 도발 가능성”
로버트 매닝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도 최근 VOA에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할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I expect them to have some kind of military activity regarding the northern limit line, the maritime border between North and South Korea. You know, they attacked once already this year and they had sunk to Cheonan some years ago. And Kim in a recent speech has made it clear that they formally reject the current maritime delineation that happened in 1953. And so in order to assert his new claim of sovereignty just like the Chinese do try to do in the South China Sea.”
매닝 연구원은 김정은이 서해 NLL을 공식적으로 거부한 발언을 언급하며, 북한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방식처럼 서해에서 주권을 강화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해 1월 연설에서 “불법 무법의 북방한계선을 비롯한 그 어떤 경계선도 허용될 수 없으며 대한민국이 우리의 영토·영공·영해를 0.001㎜라도 침범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 도발”이라고 위협한 바 있습니다.
또 북한은 지난 해 1월 초 사흘 연속으로 서해 NLL 인근에서 포 사격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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