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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 기저효과 따른 회복세” 잇단 분석…“올해 북중 갈등·북러 협력 변수”


7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북한 재령군에서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된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서 테이프 커팅식을 갖고 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7일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북한 재령군에서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된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서 테이프 커팅식을 갖고 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북한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서 벗어나 제한적이나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연이어 나왔습니다. 올해는 국제사회 제재 속에서 중국과의 갈등 지속이 북한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북러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만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북한 경제 기저효과 따른 회복세” 잇단 분석…“올해 북중 갈등·북러 협력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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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북한의 최근 2년간 경제 성적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은 7일 ‘2024년 북한 경제 평가와 2025년 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 경제는 2023년에 이어 플러스 성장세를 이어갔을 것으로 보이나 대내외적 제약으로 인해 제한적인 성장에 그쳤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원은 2023년 이후의 성장세가 2019년을 제외한 2017년부터 2022년까지의 장기적인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경제 회복세는 국제사회 경제제재와 열악한 제조업 인프라, 이상기후에 취약한 농업 기반 등 구조적 제약 요인으로 인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단둥 중조우의교(조중우의교) 입구에서 북한 신의주로 가는 화물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자료화면)
중국 단둥 중조우의교(조중우의교) 입구에서 북한 신의주로 가는 화물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자료화면)

북한 대외무역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중국 무역액은 지난해 1∼11월 19억3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앞서 한국 통계청은 2023년 북한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종식 이후 회복하면서 4년 만에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밝혔습니다.

통계청 추정치에 따르면 2023년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3.1% 증가했는데 특히 건설업이 8.2% 늘었습니다.

이런 북한 경제 플러스 성장은 대외교역 급증에 따른 것으로, 남북 교역을 제외한 북한의 대외무역 총액은 27억7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74.6% 증가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초부터 지방을 직접 찾아 경제 성과를 다그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김정은 위원장은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일환으로 세워진 재령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북한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습니다.

7일 북한 재령군에서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된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생산 품목인 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7일 북한 재령군에서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된 지방공업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위원장이 생산 품목인 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김 위원장은 준공식에서 “시, 군의 당과 정권 기관들에서 원료 문제와 기능공 양성 등 지방공업공장들의 생산 정상화에 필요한 조건 보장 등을 무조건적으로 실행”하라며 “지난해의 성과에 토대하여 올해엔 더 높은 기준을 목표로 지방건설에서 또 한 단계 도약하는 해가 되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월 김 위원장이 처음 제시한 ‘지방발전 20×10’ 정책은 매년 20개 군에 현대적인 공업공장을 건설해 10년 안에 주민의 초보적인 물질문화 생활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입니다.

진행자) 김 기자, 북한 경제가 나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건데, 다른 한편으론 역대급으로 치솟은 달러 환율 등 이상 현상도 감지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국 내 북한전문 매체인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의 원 달러 환율은 지난해 5월 말 8천900원대였던 게 지난 5일 기준 2만 2천원대까지 꾸준하면서도 급격하게 치솟았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신종 코로나 사태 발발 이후 현재까지 국제사회 대북 제재로 무역 역조가 누적됐고 중국과의 교역이 회복되면서 달러와 위안화 수요가 크게 늘면서 빚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2023년 북한 대외교역의 98% 넘게 차지하는 대중 교역에서 북한이 수입한 규모는 24억 달러 수준인 반면 수출은 고작 3억 달러 정도에 그쳤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김 위원장이 연초부터 지방 발전을 다그치고 있지만 외화난과 제재 등으로 설비가 부실한 채 공장만 짓는 결과를 빚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북한 재령군에서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된 지방공업공장 준공식.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북한 재령군에서 지방발전 20×10 정책의 일환으로 진행된 지방공업공장 준공식. (사진출처: 조선중앙통신)

[녹취: 조한범 박사] “설비는 중앙에서 공급하거나 아니면 수입하라고 지시가 나옵니다. 그러나 수입이 안됩니다. 그러니까 껍데기만 지은 상태거든요. 두 번째는 공장을 완성해도 원료를 자급자족하라는 거거든요. 그런데 북한 생필품이라는 게 자체적인 원료로 다 생산되는 게 아니거든요.”

진행자) 이런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다면 수입 생필품이 유통되는 장마당 사정도 상당히 좋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탈북민 출신 북한 경제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북한에서 화폐나 다름없는 생필품들 예컨대 쌀과 휘발유, 옥수수, 식용유 등은 북한 돈으로 사기 힘들고 달러도 귀해졌기 때문에 장마당 형성 초기처럼 물물교환 방식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북한 시장 경제의 상징인 장마당이 활성화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청진의 장마당. (자료화면)
북한 청진의 장마당. (자료화면)

[녹취: 조충희 소장] “북한 같은 경우 쌀, 휘발유, 강냉이 이것만 갖고 있으면 무엇과도 다 바꿀 수 있고 이 상품들은 절대 돈 받고 팔지 않는데요. 물건하고 팔거나 달러 받고 팔거나 이런 상황이니까 절대로 활성화된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고.”

조한범 박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중앙통제를 강화하겠다고 언급했다며 이런 사회주의 계획경제로의 회귀 흐름은 북한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경제 호전 여부는 역시 북중 교역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할 텐데요, 이에 대해선 어떤 전망이 나옵니까?

기자) 북러 밀착에 따른 북중 간 정치적 갈등이 교역에 부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제한적인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북러 밀착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중국 당국이 자국 내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 연장을 하지 않게 되면 결국 북한 당국의 외화 수입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기업 간 교역은 중국 당국의 개입이 자국 기업들에게도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정치 문제가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 참석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있다.
지난해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중 우호의 해 개막식 참석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자오러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해 북중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평가가 있으나 북중 무역에 심각할 정도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6월 체결한 북러 신조약은 양국 간 광범위한 경제협력 약속도 담겨 있는데요, 올해 그 효과가 나올 가능성에 대해선 어떤 관측이 나오나요?

기자) 조한범 박사는 중국의 방대한 제조업 기반이 러시아에 없기 때문에 경공업 제품이나 생산 자재, 설비 등 북한이 필요로 하는 품목들을 러시아가 제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러시아가 자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와 군인들에게 노력의 대가를 루블화로 지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북한이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용도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조 박사는 설명했습니다.

반면 임을출 교수는 북러 간 지난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물류가 확대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자료사진)
한국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 (자료사진)

[녹취: 임을출 교수] “지난 한 해 북러 간 물류 증가가 시사하는 바가 굉장히 많다고 보는데 그 핵심이 정유제품 수입이 대규모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 이 정유제품이 북한 경제와 산업 구석구석 영향을 미쳐서 2025년 북한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상당히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할 것 같고요.”

현대경제연구원은 북한이 올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마지막 해를 마무리하고 그 성과를 부각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평양시 5만 세대 건설, 농촌 살림집 건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어 “당면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달성과 ‘새시대 농촌혁명강령’, ‘지방발전 20x10 정책’ 등 장기과제 추진 사이에서 재원을 효과적으로 분배하지 못하면 5개년 계획과 장기 프로젝트 모두 제한적인 성과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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