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맞아 국민통합을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추수감사절 인사를 전하며 내년 대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미국 주택시장이 이자 비용 증가에 따른 주택 가격 상승과 주택 거래 하락 등 다방면에서 경색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어서 미국을 기회의 땅으로 생각하는 유권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국은 현지 시각으로 어제(23일)가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이었습니다. 떨어져 지내던 가족이나 친구 등이 오랜만에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기 위해 수천만 명이 이동하는 날이 바로 추수감사절입니다. 내년에 있을 대선을 앞두고 마지막 추수감사절이었던 이날, 대선을 준비하는 후보들이 각자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했죠?
기자) 네, 먼저 조 바이든 대통령부터 보겠습니다. 매년 추수감사절에 메이시 백화점은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대규모 퍼레이드를 진행합니다. 지난 1924년부터 시작된 이 퍼레이드는 추수감사절을 대표하는 행사로, 전국적으로 큰 관심이 집중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행사를 전하는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매년 추수감사절에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작은 섬 낸터켓을 찾아 그 곳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데요. 이 날도 이곳을 찾은 바이든 대통령은 전화로 퍼레이드를 중계하는 미 'NBC' 방송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질 수 있다"면서도 "우리는 한 가지 (공통) 견해가 있다. 그 것은 바로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국가라는 것으로, 우리는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문제에 집중하고 함께 해결하면서 원한을 멈춰야 한다"며 국가적 단합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질 바이든 여사는 어떤 이야기를 했죠?
기자) 바이든 여사는 "오늘 우리 모두는 어떤 선행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오늘은 누군가에게 연락해 행복한 추수감사절을 보내라고 인사를 하거나 다른 선행을 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전하는 것 외에 다른 일정도 소화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전 세계 여러 미군 부대에 전화를 걸어 장병들과 통화하며 미국을 위한 헌신에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현재 머물고 있는 낸터켓섬의 소방서를 찾아 근무자들에게 호박파이 등을 전하며 함께 추수감사절을 기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가족들과 개인 일정도 보냈더군요?
기자) 맞습니다. 손녀인 나오미 바이든 양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에 사진을 올렸는데요. 나오미 양은 바이든 대통령이 가족들과 함께 추운 날 바다로 뛰어드는 일명 '폴라 베어 플런지(Polar bear plunge)'를 하고 다 함께 큰 수건으로 몸을 감싼 사진을 공개하면서 행복한 추수감사절을 보내라고 인사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별개로 추수감사절을 맞아 주요 정치광고를 하면서 유세를 이어갔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인들이 열광하는 스포츠인 '풋볼' 경기에 광고를 내보낸 겁니다. 바이든 대선 캠프는 특히 추수감사절을 맞아 대선 격전지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경기에 광고를 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 광고에서 건강보험료와 처방 약값 인하,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 등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의 성과를 적극 홍보했습니다.
진행자) 내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재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추수감사절을 맞아 어떤 메시지를 내놨나요?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에 올린 영상 메시지를 통해 모든 사람이 행복한 추수감사절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군 장병과 국경경비대, 경찰, 구급대원 등을 언급하면서 이들의 헌신에 감사하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주목되는 내용은 영상 말미에 나왔다고 하더군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영상 말미에선 현재 미국은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이에 낙담하거나 희망을 잃지 말라고 위로했습니다. "내년 추수감사절을 맞을 때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강하고 안전해지며, 번영하고 위대해지는 길로 향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내년 대선은 11월 5일로 예정돼 있는데요. 내년 추수감사절이면 이미 누가 대선에서 승리했는지 결과가 나왔을 시점인데요, 자신이 당선됐을 것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 담긴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같은 자신감에 근거가 되는 것이 있죠?
기자) 맞습니다. 바로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미 'NBC' 방송 등이 실시한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 양자 대결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율에서 바이든 대통령 보다 적게는 2%에서 많게는 9%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내 다른 주요 경선 후보들이 어떤 추수감사절 메시지를 내놨는지도 간단히 볼까요?
기자) 공화당 내 지지율 2위에 올라 있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사회관계망에 올린 영상에서 "우리는 자유의 원칙에 근거해 세워진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 나라를 바꿀 것이고 우리는 그 일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도 사회관계망에 올린 글에서 자신의 남편과 딸이 개인 일정으로 추수감사절에 모두 떨어져 있지만 마음은 모두 함께하고 있다면서 "믿음과 가정, 그리고 이 나라의 축복에 감사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은 미국의 주택시장 관련 내용입니다. 최근 미국의 주택시장 상황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주택시장이 여러 면에서 경색돼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미 'NBC' 뉴스는 현재의 주택시장 상황이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상황인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주택 거래량을 볼까요?
기자) 10월 현재 주택 거래량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5% 감소했습니다. 10월 기준으로 볼 때 2023년 연간 주택 거래량은 379만 채로, 지난 2020년의 반토막 수준입니다. 연간 주택 거래량은 660만 채를 기록한 2020년부터 해마다 줄고 있는데요. 이후 2021년에는 620만 채, 2022년에는 440만 채로 떨어졌다가 급기야 올해는 300만 대로 내려갔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주택 거래가 감소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여러 가지가 상호 연쇄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먼저 이자 비용의 증가입니다. 주택은 가장 큰 목돈이 들어가는 거래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거래 시 한꺼번에 현금을 내서 사기 보다는 대출을 받아 주택을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택을 구입할 때 이용하는 대출을 '모기지(mortgage)', 즉 주택담보대출이라고 하는데요. 모기지 금리가 크게 오른 겁니다.
진행자) 얼마나 올랐나요?
기자) 지난 2020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시작된 시기로 당시 모기지 이자율은 역대급으로 낮았습니다. 2021년에는 30년 만기 모기지 이율이 2%대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다가 2022년 3월부터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 모기지 이율도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4월 5%대를 넘어섰고요. 2022년 말에는 7%를 넘겼다가 올해 초 다시 6%대로 내려왔습니다. 조금 안정되는가 싶던 모기지 이율은 이후 다시 가파르게 올라 10월에는 8%에 육박했고요. 11월 현재는 7%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모기지 이율이 올라가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죠?
기자) 주택을 사려는 사람뿐만 아니라 팔려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먼저 사려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대출 이자가 오르니까 그만큼 주택 구입 부담이 커지죠. 따라서 선뜻 주택 구매에 나서지 않게 됩니다. 반대로 팔려는 사람에게는 어떨까요? 집주인은 지금의 모기지 이자율보다 더 낮은 이율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시절인 지난 2021년에는 2%대의 모기지 이자율을 적용받아 주택을 구입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집 주인들이 만약 집을 팔고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가려고 하면, 다시 모기지를 받아야 하는데요. 훌쩍 올라버린 이자율 때문에 선뜻 대출받아 이사 가기 어려워진 겁니다.
진행자) 이런 상황이 결국 매물 감소로 이어지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집주인이 높은 모기지 이율에 대한 부담감 등으로 시장에 내놓는 물건이 줄어들었습니다. 지난 2017년에는 시장에 나온 주택이 120만 채 이상이었는데요. 2023년 10월 기준으로 시장에 올라온 주택은 약 70만 채입니다. 시장에서 매물이 준다는 것은 공급이 줄어든다는 말로, 이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진행자) 집값이 얼마나 올랐나요?
기자) 2020년 미국의 주택 중간값은 31만 3천 달러였습니다. 이후 2021년에는 35만 5천 달러로 올랐고요. 2022년에는 약 37만 9천 달러, 그리고 올해는 39만 2천 달러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니까 3년 새 10만 달러 가까이 오른 겁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아메리칸드림’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을 묻는 여론조사가 눈길을 끄네요?
기자) 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WSJ) 신문과 시카고대학교 여론조사센터(NORC)가 24일 아메리칸드림의 현실 가능성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발표했는데요. 지난달 19일에서 24일 동안, 등록 유권자 1천1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을 여전히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는 유권자가 36%로 집계됐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칸드림,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아메리칸드림은 미국에서는 출신과 배경에 상관없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뜻으로 쓰이는 문구입니다. 특히 이민자가 많은 미국에서 정말 많이 사용되는 표현인데요. 하지만 WSJ 신문은 이번 여론 조사 결과 많은 미국인의 마음에서 아메리칸드림의 실현 가능성이 사라지고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집계된 36%가 이전에 비해 많이 내려간 수치인가 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먼저 지난해 8월, WSJ이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를 보면요. 미국에서 열심히 일한 사람이 출세할 가능성이 있는지 묻는 말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률은 약 68%에 달했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인 36%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인데요. 또 다른 여론조사 기관에서 행한 조사에서도 아메리칸드림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답한 응답률이 2012년에는 53%, 2016년에는 48%로 집계돼, 계속 내려가는 추세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아메리칸드림이 한 번도 실현 가능한 적이 없다고 답한 응답률은 2016년 8%에서 2023년 18%로 급증했습니다.
진행자) 해가 거듭될수록 아메리칸드림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는 모습이군요.
기자) 네. 이번 조사는 민주·공화 양당을 막론하고 미국인들이 경제적으로 취약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또 더 높은 생활 수준으로 올라가는 ‘사회적 사다리’가 견고하다는 데 불확실함을 느끼고 있다는 최신 증거라고 WSJ은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실제로 미국에서의 삶의 질이 악화했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은 얼마나 됐습니까?
기자) 미국에서의 삶이 50년 전보다 더 나빠졌다고 답한 유권자는 절반에 달했습니다. 반면 삶이 더 나아졌다고 답한 응답률은 30%에 그쳤습니다. 또 미국의 경제 및 사회 시스템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느냐’는 질문도 있었는데요. 이에 ‘동의한다’고 답한 유권자는 약 50%였고요, 39%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이 질문에는 인종별로 차이가 있었는데요. 흑인 유권자의 68%는 사회 시스템이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답했습니다.
진행자) 성별과 연령에 따라서도 답변이 달랐습니까?
기자) 네. 주로 남성일수록, 또 나이가 많을수록 아메리칸드림이 유효하다고 봤습니다. 먼저 남성의 46%는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승진 및 사회적 출세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답했는데요. 하지만 여성은 28%만이 유효하다고 답했습니다. 또 65세 이상 유권자의 48%가 아메리칸드림이 유효하다고 답했는데요. 반면, 50세 미만 유권자 가운데 아메리칸드림을 신뢰하는 응답률은 28%에 불과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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