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유서 깊은 흑인 대학 졸업식에서 축사를 하며 가자전쟁 반대 시위대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미총기협회(NRA) 연례회의에 참석해 총기 소지 권리를 옹호했는데요. 두 대선 후보의 주말 행보 정리해 봅니다. 새뮤얼 얼리토 연방 대법관 거주지에 2021년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거꾸로 뒤집힌 성조기가 게양돼 있었던 것과 관련해 공정성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1960년대 흑인이라는 이유로 꿈을 접어야 했었다는 90세 우주비행사가 60년이 지나 우주여행을 했다는 소식,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11월 대선이 이제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쁜 주말을 보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유서 깊은 흑인 대학인 모어하우스대학 졸업식을 찾았습니다. 미 남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모어하우스대는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의 모교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모어하우스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졸업식 축사도 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축사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 이른바 가자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평화로운 비폭력 시위를 지지한다”며 “여러분의 목소리는 전해져야 하며, 나는 그 목소리를 듣겠다고 약속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미국 전역의 대학가에서 가자전쟁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죠?
기자) 네, 대학 졸업 시즌과 맞물리면서 한풀 꺾이긴 했지만, 이달 초까지만 해도 많은 대학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캠퍼스에서 텐트 농성을 벌이며 반전 시위를 벌였습니다. 일부 대학에서는 경찰이 투입돼 시위대를 연행하기도 했습니다. 대학가 반전 시위가 본격화한 이래 바이든 대통령이 대학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인 겁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전쟁과 관련해 말한 내용 좀 더 들어볼까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가슴 아프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이 죽고 고통받고 있는 것은 “인도주의 위기”이며 “이 때문에 나는 즉각적인 정전을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지역의 평화를 위해 ‘2국가 해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점도 재확인했습니다.
진행자) 이날 졸업식 도중에 반전 시위는 없었습니까?
기자) 네, 별다른 돌발행동 없이 비교적 차분하게 졸업식이 진행됐습니다. 다만, 학사모와 함께 아랍 전통의 흑백 체크무늬 스카프인 카피예를 착용한 학생들이 눈에 띄었고요. 졸업 단상 위에 앉은 교수진 중에도 카피예를 착용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졸업생 대표는 연설에서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휴전을 촉구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미 언론은 시위대의 항의 움직임이 크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이든 대통령이 크게 환영받는 분위기도 아니었다고 전했는데요.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졸업식 연설자로 선정된 데 대해 모어하우스대 일부 교수진과 학생들은 반대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졸업식 축사에서 또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도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졸업생들은 조지 플로이드가 살해당한 해에 대학생활을 시작했다”며 흑인 청년이 길거리에서 목숨을 잃은 사건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백인우월주의를 없애고 조직적인 인종차별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흑인 가족과 공동체에 역대 어느 정부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축사를 두고 흑인 표심을 겨냥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더군요?
기자) 네, 모어하우스대학이 흑인 남성 대학이라는 점에서 흑인과 젊은이, 두 유권자 층을 겨냥한 행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흑인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에 힘입어 승리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흑인 유권자들의 민심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 확인됩니다. 특히 주요 경합주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받지 못한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더 많이 지지했던 젊은 유권자의 표심 또한 올해 대선을 앞두고 점차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바이든 대통령이 아무래도 흑인 유권자들에게 더 공을 들이게 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모어하우스대 졸업식에 참석한 후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만찬에서 연설하기 위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방문했습니다. 모어하우스대가 위치한 조지아주와 미시간주는 주요 경합주로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이 두 주의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에도 흑인 학생 클럽과 만나는 등 최근 흑인 유권자들에게 적극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한편,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어디를 찾았습니까?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일 남부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연례회의에 참석했습니다. NRA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식 지지를 표명했는데요. NRA는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연설도 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기 소유 권리를 옹호하며, “총기 소유자들이 투표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NRA 회원들을 향해 “나는 여러분이 반항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반항적으로 투표해 보자”라고 말하며 투표를 독려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총기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고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기 소지의 권리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2조를 들며 총기 소유 권리를 옹호해 왔는데요. 이날 연설에서도 “내 두 번째 임기에는 수정헌법 2조에 대한 바이든의 모든 공격을 되돌릴 것”이라며 “그 공격은 빠르고 맹렬하게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미 연방 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이 총기 소유자들에게 가혹하게 대하고 사소한 이유로 총기 면허를 취소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재집권하면 ATF 국장을 해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총기 소지를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의 입장은 완전히 다르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은 무기 소지는 헌법이 보장한 권리라고 주장하며 엄격한 총기 규제법에 반대합니다. 반면, 민주당은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을 지적하며 더 강력한 총기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연설 후에도 민주당 쪽에서는 바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바이든 캠페인 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공의 안전보다 총기 로비단체의 이익을 우선시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총기 소지에 대한 유권자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기자) 지난 3월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3%는 정부가 총기 소유를 규제해야 한다고 답한 반편, 38%는 정부의 총기 규제에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응답자의 당적에 따른 차이가 있었는데요. 공화당원 중 정부의 총기 규제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35%에 그쳤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 연방 대법관이 거주지에 성조기를 거꾸로 내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군요?
기자) 네, 지난 2021년 1월,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의 자택에 성조기가 거꾸로 게양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뉴욕타임스’ (NYT)신문이 지난 16일 처음 보도한 내용으로, 신문은 거꾸로 된 성조기를 목격한 동네 이웃들이 찍은 것이라며 해당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주말을 지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성조기를 거꾸로 매단 것이 실수일 수도 있는데 왜 이렇게 논란이 되는 겁니까?
기자) 네, 거꾸로 된 성조기가 걸린 시기와 상징성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얼리토 대법관 거주지에 거꾸로 뒤집힌 성조기가 게양된 건 지난 2021년 1월 17일입니다.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에 난입해 의회의 선거 결과 인증 절차를 방해한 사건, 이른바 의사당 난입 사건이 발생한 것이 2021년 1월 6일인데요. 바로 이 사건 열흘 뒤에 거꾸로 된 성조기가 얼리토 대법관 집 앞마당에 게양돼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이 거꾸로 된 성조기는 이른바 ‘도둑질을 멈춰라’ 깃발로 불렸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에서 승리를 도둑맞았다고 주장하며 성조기를 거꾸로 들었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얼리토 대법관은 `뉴욕타임스’ 보도에 어떤 입장을 보였습니까?
기자) 얼리토 대법관은 신문사에 이메일을 보내 자신은 성조기 게양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웃이 마당 표지판에 불쾌하고 개인적으로 모욕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부인이 잠시 뒀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진행자) 얼리토 대법관의 해명에도 관련 논란은 계속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특히 민주당 쪽에서 강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상원 법사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소속 딕 더빈 의원은 2020년 대선과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현재 연방 대법원에 올라가 있는 소송에서 얼리토 대법관이 빠질 것을 요구했습니다. 더빈 의원은 “‘도둑질을 멈춰라’ 운동의 상징인 거꾸로 된 성조기를 게양하는 것은 분명히 편견의 모습을 만들어낸다”고 밝혔습니다. 하원에서도 애덤 쉬프 의원을 포함해 민주당 소속 여러 의원들이 얼리토 대법관에게 재판 기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해 어떤 사안을 들여다보고 있습니까?
기자) 의사당 난입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면책특권'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의사당 난입 사태를 부추긴 혐의가 있다고 봤는데요.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기간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면책특권이 적용돼 기소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문가들은 이 사안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뉴욕타임스’는 법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거꾸로 된 성조기는 편향된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법관의 윤리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또 얼리토 대법관이 뒤집힌 성조기에 대해 사과하거나 부인하지 않은 것도 윤리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백악관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반응을 내놓았네요?
기자) 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얼리토 대법관이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있는지 믿느냐는 질문에 대해 즉답은 피한 채 “법원이 판단할 일”이라고만 말했습니다. 하지만 장피에르 대변인은 “성조기는 신성하며 우리의 국기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 소식은 우주로 가보겠습니다. 전직 흑인 우주비행사가 60년이 지나서 우주여행을 했다고요. 누구인가요?
기자) 주인공은 미국 최초의 흑인 우주비행사 후보였던 에드 드와이트 씨입니다. 올해 90세고요. 미국의 민간기업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우주선이 19일 드와이트 씨와 다른 5명을 태우고 약 10분 간의 우주여행을 한 뒤 지구로 귀환했습니다. 블루 오리진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민간 우주기업입니다.
진행자) 아주 먼 우주로 간 건 아닌 거지요?
기자) 네. 미국 텍사스 주에서 발사된 뉴 셰퍼드호는 지구와 우주의 경계인 고도 100km의 ‘카르만 라인’을 넘어 105km 상공까지 가서 몇 분간 무중력 상태를 체험했습니다. 카르만 라인까지는 우주선이 아닌 항공기만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워서, 일반적으로 우주와 지구를 가르는 경계선으로 간주됩니다.
진행자) 우주에 다녀온 드와이트 씨는 감격했겠는데요. 뭐라고 얘기 했나요?
기자) 네. 드와이트 씨는 인생을 바꾸는 경험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로켓과 캡슐의 분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역동적이었다면서 정말 황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비행을 통해 드와이트 씨는 최고령 우주 비행사로 기록됐습니다. 기존에는 2021년에 블루 오리진에 탑승했던 월리엄 섀트너 씨 였습니다. 섀트너 씨는 미국 드라마 스타 트랙에서 커크 선장을 연기했었던 배우입니다.
진행자) 드와이트 씨가 최초의 흑인 우주비행사 후보였다고요?
기자) 공군 조종사였던 드와이트 씨는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 NASA의 초기 우주 비행사 후보였습니다. 그러나 1963년 아폴로 11호에 탑승할14명의 최종 후보에는 선발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전역한 드와이트씨는 조각가가 됐고, 아프리카계 미국인 인물의 초상을 만드는 일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후 흑인 우주비행사는 1983년에 배출됐습니다.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 선발됐던 귀온 블루포드 씨였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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