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의료진이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 공화당 인사들 사이에서 코로나 확진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미 상원이 2주일 간 모든 일정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태가 안정적이며 빠르면 5일 퇴원할 것이라고, 의료진이 4일 밝혔습니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 등 의료진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이후 발열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도 4일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매우 좋다고 말했습니다.
오브라이안 보좌관은 CBS 방송 ‘페이스더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분이 좋으며 아주 좋은 상태에서 국가를 지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4분짜리 동영상에서, 처음 병원에 왔을 때는 몸이 좋지 않았지만 지금은 훨씬 나아졌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트럼프 대통령]”I came here, I wasn’t feeling so well. I feel much better now. We are working hard to get me all the way back”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며칠이 중요한 시험이 될 것이라며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지켜보자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 입원 당시 상황과 관련해, 호흡에 문제가 있었고, 혈중 산소수치가 떨어져 산소 호흡기를 사용해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로이터통신은 건강 관련 지표 상황이 매우 우려스러웠다고 전했습니다.
숀 콘리 트럼프 대통령 주치의는 백악관에 보낸 문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합병증 없이 치료제 렘데시비르 두 번째 투약을 합병증 없이 진행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 공화당 인사들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닉 루나 백악관 보좌관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백악관 집무실 운영 담당인 루나 보좌관은 앞서 첫 대선 토론회와 미네소타주 유세 참석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했었습니다.
전날에는 캘리앤 콘웨이 전 백악관 고문이 신종 코로나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고,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 참석한 바 있습니다.
또한 공화당 마이크 리 상원의원과 론 존슨 상원의원 등 공화당 상원의원 3명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미 상원은 혹시 모를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앞으로 2주간 모든 의회 일정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후임 연방대법관 인준 절차가 더욱 안개 속으로 빠져 들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으로 미 대선에 변수가 발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감염은 미국 국가안보와 대선 판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는 경합 지역인 미시간주를 예정대로 찾아 현장 유세를 이어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적어도 14일간 현지 유세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미 혼돈에 빠진 미 대선정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과 입원으로 더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영역에 놓이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이번 주 수요일 있을 미 대선 부통령 티비 토론회의 규칙에 변화가 생기는 등 대선 관련 이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 확진으로 트럼프 행정부 외교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일본과 몽골, 한국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던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4일부터 6일까지 일본 도쿄를 방문하기로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 판정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와 함께 지난 2일과 3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지지율 51%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41%의 트럼프 대통령을 10%p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몇 주 동안 실시된 여론 조사와 비교해 2%p 정도 더 격차가 벌어진 겁니다.
로이터통신은 하지만 대통령 당선에 여러 경합주에서는 아직 두 후보 간 우열이 가려지지 않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여론조사 업체 ‘모닝컨설턴트’는 지난 2일, 등록 유권자 9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33%가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답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23%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