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의 첫 정상회담인 싱가포르 정상회담 2년을 맞아 보내드리는 특집보도 세 번째 마지막 순서입니다. 오늘은 싱가포르 회담 이후 현재까지 경과를 통해 장기화되고 있는 교착 상태와 접점을 찾지 못하는 현재 상황을 짚어봅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미북 정상 간 첫 회담으로 이뤄진 6.12 공동성명은 이행 방안과 제재 완화 부분에서 양국의 뚜렷한 입장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미국은 비핵화와 제재 완화의 순서에 매우 명확한 입장을 밝혀왔다며, 완전한 비핵화가 선행돼야 제재 완화가 있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 미국 국무장관 (2018년 9월)
“미국의 원칙은 바뀌지 않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된 비핵화를 기대하며, 그때까지 경제 제재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하지만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와 협상을 통한 관계 개선 진척에 따라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의향을 표명했다며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접근법을 주장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추진된 2018년 8월과 11월 미북 고위급 회담은 난항을 거듭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두 정상 간 결정으로 이듬해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협상은 결렬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2019년 2월 28일)
“기본적으로 북한은 제재를 전부 해제하기를 원했는데 미국은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원하는 지역의 비핵화에 대해 의향이 있었지만 그렇다고 이에 대해 모든 제재를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당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북한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라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중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에 대한 부분적 해제만을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부분은 사실상 모든 제재 해제나 다름없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 후 북한은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며 연말까지 용단을 내리라는 연말 시한을 설정해 압박했고 이후 잇따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긴장을 고조시켰습니다.
이 사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다시 만나 실무 협상 재개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석 달여 만에 열린 스톡홀름 실무회담은 합의 없이 또 결렬됐습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지난해 말 대북 제재에 대항한 정면돌파전을 강조하며 전략무기 개발 지속이라는 위협적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협상 복귀를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국정연설에서 처음으로 북한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고 최근 트위터에도 북한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싱가포르 정상회담 2년을 맞아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밝은 미래를 강조하면서 의미 있는 협상에 전념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제안은 아직도 협상 테이블에 있으며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모든 사항에 대해 균형 있는 합의에 이르기 위해 유연한 접근을 취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북 전단 살포 문제를 이유로 한국과의 모든 연락 채널을 차단하는 등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은 리선권 외무상의 담화를 통해 미국을 강하게 비난하며 북한의 목표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상 간 친분관계가 유지된다고 해도 실제 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지다겸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