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VOA 뉴스] “한국전쟁 ‘북한 고아’…정권에 희생”


[VOA 뉴스] “한국전쟁 ‘북한 고아’…정권에 희생”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03:12 0:00

한국전쟁 당시 북한 고아들의 동유럽 강제 이주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이 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개봉했습니다. 1950년대 북한 김일성 주석이 권력을 다지는 과정에서 전쟁고아들이 어떻게 희생양이 됐는지 재조명한 영화입니다. 김영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김형진 / 영상편집: 조명수)

한국에서 25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

한국전쟁 직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전쟁고아들은 대략 10만 명 정도였습니다.

북한 정권은 당시 5천 명에서 1만 명에 달하는 북한 고아들을 동유럽 국가로 이주시킨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동유럽 각국에 위탁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이주한 이들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다가 1956년 북한의 ‘전쟁고아 송환 작전’으로 북한에 돌아갑니다.

북한 내 반김일성주의자의 종파투쟁으로 유럽의 선진 문화와 교육을 받은 아이들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던 당시 상황을 영화는 조명했습니다.

같은 해 10월 헝가리에서 일어난 자유화 혁명에 가담한 북한 고아들이 있다는 것도 김일성 주석의 권력 강화에 위협으로 작용했습니다.

북한 정권은 북한에 송환된 전쟁고아들을 대부분 탄광이나 공장 배치 등 모두 분산 시켜 정치적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고, 전쟁고아 중 일부는 동유럽으로 돌아가겠다며 탈북을 시도했지만, 도중에 사망했다는 기록도 동유럽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에 남아 있습니다.

바바라 미찰로스카 / 전 폴란드 조선인민학교 교사의 딸

“어머니 말씀에 그 아이들은 폴란드에 돌아오고 싶고 여기서 누리던 것이 그립다고 편지에 썼다고 합니다. 편지를 보낸 한 아이는 북한에 돌아간 것은 천국을 잃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관객들은 당시 정권에 의해 희생된 인권 참상을 더 깊이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수연 / 대학생, 시사회 참석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과 자유가 억압이 그렇게 되야 하는건지. 그건 너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김석우 / 전 통일부 차관, 영화 시사회 참석

“멍하게 하는 감동을 느꼈습니다. 인간 간의 기본적인 관계가 있는데 그런 관계가 비극으로 끝났다. 아직도 비극인 상태로 끝나지 않았다는게 마음이 아팠네요.”

동유럽에 생존 중인 북한 전쟁고아들의 친구와 교사 등 생존자들의 증언과 편지, 각국 기록보관소 등을 통해 확보한 100여 장의 사진과 기록 필름은 영화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김덕영 /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 감독
“말 그대로 체제의 경쟁을 벌이던 시절이었죠. 소련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누가 먼저 지구 바깥으로 사람을 보내는지 그런 과학 기술의 경쟁도 있었지만 비슷한 맥락으로 인권에 대한 경쟁, 어떤 체제 우월성에 대한 경쟁이 존재를 했던 거죠.”

김 감독은 이 영화가 한국인의 시선으로 북한에 대한 역사를 발굴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폐쇄적인 북한 사회에 보다 객관적이고 역사적이 접근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