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의주와 국경을 마주한 중국 단둥시가 북한 측의 국경 봉쇄로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다고 일부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에 따른 북한의 국경 봉쇄가 장기화 하면서 지역 내 산업이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교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지난 11일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지역이 끝이 보이지 않는 경제적 겨울을 겪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포린 폴리시’는 이 기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으로 인한 북한의 국경 봉쇄로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가 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중 교역의 3분의 2가 통과하는 이 도시가 지난해 양국간 교역이 2019년에 비해 80% 넘게 감소하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겁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단둥시와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압록강대교 (조중우의교) 부근 거리에 줄지어 있던 무역 상점들은 닫혀 있거나 한산한 상태입니다.
`포린 폴리시’는 현지에서 세관중개업을 하는 여성을 인용해 지난해 4월부터 9월 사이 북한이 잠시 국경을 열어 마스크나 체온계 등 긴급 물자가 북한으로 들어갔지만 물량은 한 주에 트럭 10대가량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정상 시기에는 한 주에 수 백 대의 트럭이 조중우의교를 건너 북한으로 들어갔다는 겁니다.
‘포린 폴리시’는 또 북한과의 무역은 불확실성이 커 ‘고위험 고수익’ 산업으로 여겨지면서 중국에서도 대형 국영기업은 기피하고 작은 민간업체들이 주로 참여한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일각에서는 북한과 중국이 국경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랴오닝성에서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발생 등으로 더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 들어 1월부터 4월까지 북-중 무역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농번기를 앞두고 북한 내 비료와 농업용품, 농업자재 등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런 물품들은 대부분 육로가 아닌 해로로 운송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포린 폴리시’는 랴오닝성 사회과학원의 북한 전문가 루 차오 연구원을 인용해 북한은 현재 설탕이나 식용유, 화장지, 세척제 등 일용품이 극심하게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일본 `교도통신’은 13일 북한과의 교류로 경제가 번영할 것으로 기대했던 단둥시 주민들이 이제는 회의감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북한이 주민들의 중국 방문을 금지하면서 단둥시의 세관사무소는 사실상 닫혀 있다는 겁니다.
통신은 2019년 2%였던 단둥시의 경제성장률이 2020년에는 0.4%에 그쳤다며, 북한을 포함한 대외무역 감소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통신은 이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이 변종 감염증에는 효과적이지 못할 수 있다는 북한 관영 `노동신문’의 최근 보도를 인용하며, 북한의 국경 봉쇄가 곧 끝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북-중 교역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5개 성 가운데 지린성이 지난해 대북 교역에서 가장 큰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무역진흥공사(코트라)가 지난 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랴오닝성과 광둥성, 푸젠성, 지린성, 산둥성 등 5개 성 가운데 지린성은 지난해 대북 교역이 무려 91.4% 감소했습니다.
코트라는 지린성과 북한의 무역에서 역외가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6% 정도로 가장 크다며, 북한의 국경 봉쇄 이후 양국간 역외가공무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양국의 역외가공무역에는 시계 부품과 머리카락 등을 이용한 제품이 포함됩니다.
코트라는 2019년 지린성의 역외가공을 통한 대북 거래액은 1억 8 천 900만 달러에 달했지만, 지난해는 1 천 900만 달러로 크게 줄었다고 전했습니다.
코트라는 역외가공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본격화된 이후 북한이 주력해 온 대중 수출 형태라면서, 역외가공 분야의 수출 감소는 북한 내 공장운영 중단, 실업률 상승, 외환보유고 감소 등 북한 경제 여러 분야에 어려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김영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