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문가들은 다음주로 예정된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의 일본과 한국 방문에 대해 미국의 최대 경쟁국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여전히 확산 중인 가운데 바이든 정부의 외교안보 수장이 첫 해외 순방지로 일본과 한국을 택한 것은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따른 것이라고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석좌가 말했습니다.
[녹취: 크로닌 석좌] “There’s no doubt that the Secretary of State and the Secretary of Defense are, in the early weeks of this administration and in the midst of a pandemic, traveling to see our North East Asian allies to try to consolidate their positions, a common approach to standing up for democratic approaches not authoritarian ones.”
크로닌 석좌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두 장관의 이번 순방은 (중국의) 권위주의적 방식에 대항해 공통의 민주주의적 접근법을 공고히 하기 위해 동북아시아의 동맹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구사하는 회색지대 전략은 물론 미사일 등 중국과 북한의 전통적인 도발에 대한 억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크로닌 석좌는 말했습니다.
중국 외에 북한도 주요 현안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10일 VOA에 “현재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의 동맹관계에 대해 크게 논의할 부분이 없기 때문에, 북한과 중국에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첫 만남, 상호 입장 교환”...“대북 대화와 억지 사이의 균형 찾기”
스나이더 국장은 이번 만남이 현안을 소개하고, 규정하고, 핵심 고려사안들을 점검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We’ve seen initial indicators with regards to how the U.S. is thinking about N Korea, and we know that President Moon has some strong opinions about how to deal with N Korea. And I think the big issue there is managing signals of willingness to continue dialogue on the one hand, and desire to strengthen extended deterrence on the other hand.”
이번 만남에서 큰 현안은 “대북 대화 추진과 확장억제력 구상 강화 사이에서 적절한 신호 내기”라는 설명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도 불구하고 대북 억지에 대한 관심이 낮았기에 바이든 행정부는 뒤처진 준비태세를 따라잡고 싶어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를 거부할 이유도 없다며, 대화와 억지 사이의 적절한 균형점 찾기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VOA에 이번 미-한 외교.국방 장관 회담(2+2 회담)의 목적은 “바이든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초기 분석을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연구원] “We’ve recently heard from an unnamed source that the Biden policy will probably be released in about a month or so, so it’s still in development and it will be very good to get the input from the Korean Ministers of Defense and Foreign Affairs to help shape that policy”
맥스웰 연구원은 소식통으로부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한 달 안에 공개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아직 미국이 대북정책을 입안 중인 가운데 한국의 외교, 국방 장관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미-한 간 가장 큰 마찰 요인은 대북 인식을 일치시키는 일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평화와 안정을 원하고 협상을 통한 비핵화 의사가 있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반해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콜린 칼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청문회 발언 등을 통해 북한을 위협으로 꼽으며 제재를 비롯해 대북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고 맥스웰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방위비 분담금 합의 성공 강조”...“전작권 전환 문제 이견”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번 미-한 2+2 회의에서 나오는 공개 발언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성공적인 합의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So that’s a very positive development. What it does is removes the self-inflicted wound that Washington had imposed on the alliance. I think that’ll be the main public message. Certainly, behind the scenes there’s going to be discussion on OPCON transition.”
미-한 두 나라가 방위비 분담금 합의에 이른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며, 미국이 동맹에 가한 상처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고 클링너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공개리에는 양측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에 이미 합의했고, 따라서 미국이 이런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문재인 대통령 퇴임 전까지 전작권을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그러나 이 문제가 큰 논쟁거리로 불거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 일반 대중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또 미국이 이번에 일본, 인도, 호주와의 4개국 협의체인 ‘쿼드’나 ‘쿼드 플러스’에 한국의 참여를 촉구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미한일 삼각 공조 중요하게 다룰 것”
제임스 줌월트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이번 순방에 임하는 미국의 가장 큰 바람은 ‘미-한-일 삼각공조 강화’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줌월트 전 부차관보] “I think the number one desire would be to see a stronger trilateral relationship among Japan,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and that doesn’t necessarily have to be vis-à-vis China, but to the extent that our alliance network is weakened by tensions between Korea and Japan, that makes it harder for the U.S.”
줌월트 전 부차관보는 꼭 중국 견제를 위해서가 아니라도 한국과 일본간 갈등은 미국의 동맹 네트워크를 약화시켜 미국에 어려움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이번 순방 기간 동안 한국과 일본이 상호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비공개 석상에서 강하게 노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미-한-일 공조 강화를 원한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메시지가 이번 순방을 통해 공개리에 다시 한 번 확인되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도 관계 개선에 대한 부담을 이미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