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전략폭격기 B-1B의 동아시아 전개 빈도가 늘어난 것이 대북 신호와는 무관하다고, 직전 한미연합사령관이 말했습니다. 전략폭격기 운용 전략 변화에 따른 전개일 뿐 대북 억지 신호와는 관계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1일 VOA에, 최근 전략폭격기 B-1B의 잇단 동아시아 전개와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 또는 북한 상황과는 연관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I think that the B1-B movements have nothing to do with Kim Jong Un and the North Korean Situation. In my estimation that is a misunderstanding and speculation on the part of News organizations who have made that connection. It does not appear in my experience to be connected in anyway.
브룩스 전 사령관 “북한 연계 보도는 오해에서 비롯”
“미 정찰기 항적공개, 불필요한 긴장조성 방지 일환”
브룩스 전 사령관은 전략폭격기의 움직임과 북한 상황을 연계시키는 것은 언론 기관들의 오해와 추측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비춰보면 그렇게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남북 긴장완화 조치 노력의 일환으로 미국은 2018년 봄 이후 한반도에 전략자산을 전개하지 않았다며, 현 시점에서 이런 방침이 갑자기 바뀐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We haven't sent any strategic assets to the Korean Peninsula since the spring of 2018. And that was by the agreement with South Korea as the effort to lower tension with North Korea at that time...That is not a change that had suddenly occurred…Now if something would have happened with North Korea that requires bomber presence, then surely missions could be diverted to that purpose and on a very short order but what we are seeing at the present time in my estimation, it is unrelated with North Korea.”
북한과의 상황과 관련해 향후 전략폭격기 전개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매우 빠른 시간 내에 관련 자산을 투입할 수 있지만, 최근의 움직임은 북한과는 관계가 없다고 판단된다는 설명입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최근 한반도 주변에서 미군 정찰자산들이 빈번히 목격되는 점에 대해서도 ‘정보 수집’의 일환이라며, 항적을 공개적으로 노출하는 것은 대북억지 신호발산이 아닌, 불필요한 긴장조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The fact that the radar were turned on, they're doing that in plain sight is not trying to be deceptive about it. Again, to lower the potential of a misunderstanding or misinterpretation that leads to an inappropriate military response.”
북한이 한국이나 공해상에서 비행하는 미국 정찰기의 전개를 다른 의도로 오인해 부적절한 군사 대응에 나서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설명입니다.
미 전략폭격기 최근 동아시아 전개 빈도 늘어
미 정찰 자산, 한반도 주변서 빈번히 목격
민간항공추적 사이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1일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 4대가 2대씩 편대를 이뤄 미국 텍사스 다이스 공군기지를 출발해 일본 오키나와 인근 동중국해를 거쳐 괌으로 비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같은 날 미국 공군 정찰기 RC-135W도 한국 경기 광주, 인천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 한국 매체들은 이를 두고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연계해 보도했지만, 미국의 안보 전문가들은 최근 미 공군이 본토에서 필요한 시점에 따라 전략자산을 투입하도록 발표한 이른바 ‘역동적 전력전개’ 일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샴포 전 사령관 “B1-B 전개, 미 공군 전략재편 일환”
“북한 상황과 관련 없어…우연히 시기 겹친 것”
버나드 샴포 전 주한미8군사령관은 VOA에 “B-1B 전폭기의 역내 전개는 미 공군 전략재편 과정에서 실시하고 있는 훈련”이라며,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불거진 시점과 우연히 겹친 것일 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 샴포 전 사령관] “I believe that this is just an instant case of coincidence…There is no indication that would drive any of us to think that we need to demonstrate a capability that act as a deterrence to some kind of behavior… it's a constant deterrence regardless. I just don't think it's required with North Korea right now that we have that capability.”
특히 현재로선 북한과 관련해 B-1B 전략폭격기 전개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지표들이 보이지 않으며, 김정은 위원장도 미국이 제공하고 있는 억지력은 항시적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이 대북 억지력 신호를 보낼 수 있는 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다며, 단순히 전략폭격기 전개가 유일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브루스 베넷 “북한, 과거 미 정찰기 공해상서 격추 ”
“항적공개는 북 도발적 행동 미연방지 일환”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군 정찰자산들이 공개적으로 항적을 노출하는 양상과 관련해, 1969년 미 정찰기인 EC-121 격추 사건을 사례로 들었습니다
[녹취 : 베넷 선임연구원] “EC-121 that North Korea shot down in 1969. It was over international waters and North Korea still decided to shoot it down…And I think the US just wants to avoid that kind of thing by making it clear that all we're doing is collecting information and this is not a threat”
당시 북한이 미그 21 전투기를 출격시켜 동해 부근 공해상에서 전개 중이던 미 해군 소속 조기경보기 EC-121을 격추해 승무원 31명이 사망한 바 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 정찰기의 항적공개는 북한이 미 정찰기를 전투기 등으로 오인해 지대공 미사일 공격 등 도발적 행동에 나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의도일 가능성이 있다며, 대북 억지신호 일환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VOA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