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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북한, 바이든 행정부 기조 파악하며 관망 중"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북한이 미국의 접촉 시도에 반응하지 않는 것은 아직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미국 내 전문가들이 분석했습니다. 북한을 상대하기가 더 복잡하고 어려워졌으며, 진전을 위해서는 더욱 창의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안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북한이 지난 2월 중순 이후 긴장 격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시작된 미국의 접촉 시도에 현재까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북한의 무반응을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기다리며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북한은 새로운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힐 전 차관보]”And, I think that North Koreans understand that Biden Administration is not going to have a serious discussion”

북 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를 지낸 힐 전 차관보는 15일 VOA에,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일본, 한국 방문을 앞두고 북한과 진지한 논의를 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장관의 순방 결과가 나오고 대북정책 검토가 끝나고 그 내용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북한이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캔 고스 미국 해군연구소 국장은 북한이 바라는 것은 미국의 양보, 특히 대폭적인 제재 완화 조치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They are waiting to see if the Biden is ready to put something on the table. They are not interested in bottom-up diplomacy strategy which is very traditional.”

북한은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전통적인 외교 전략에는 관심이 없으며, 바이든 대통령이 테이블 위에 무엇을 올려 놓을 준비가 됐는지 지켜보며 기다리고 있다는 겁니다.

고스 국장은 이전에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북한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협상에 시동을 걸곤 했지만, 이제는 ‘트럼프 이후 시대” 즉 미북 정상회담이 이미 열린 시대를 맞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We are in new territory, the post Trump Era, so the Biden Administration needs to be more creative.”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상대하기는 보다 복잡하고 어려워졌으며, 진전을 위해서는 더욱 창의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고스 국장은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평양에서 열린 제1차 시군당책임비서강습회에서 연설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평양에서 열린 제1차 시군당책임비서강습회에서 연설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국가안보정책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무대응 태도는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이른바 CVID가 여전히 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라면 관심 없다는 신호를 조용히 보내고 있다는 겁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의 무반응을 중국의 영향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Right now, Kim Jong Un’s economy is surviving on smuggling and the smuggling only works when Chinese government looks the other way.”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심각한 경제난에 빠진 북한이 밀수를 통해 생존하고 있으며, 이런 밀수는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느슨하게 할 때만 가능한 만큼 중국의 눈치를 보며 침묵하고 있다는 겁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중국이 원하는 것은 한반도의 갈등과 긴장을 고조시키기 않는 범위에서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게 문제를 일으키면 중국의 비공식 지원은 없을 것이며 이에 따라 북한 경제가 더욱 암울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년 넘게 이어진 북한의 철저한 봉쇄로 내부 상황이 악화돼, 북한 스스로도 긴장 고조를 원치 않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 한반도 담당국장은 북한 내부가 붕괴 직전까지는 아니지만, 1990년대 대기군 이후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여전히 국경을 봉쇄하고 극한 코로나 대응 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미국과 긴장을 고조시킬 여유가 없어 보인다는 분석입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제재 장기화와 맞물린 코로나 팬데믹, 자연재해에 따른 복잡한 북한 내부 상황이 미국에 어떤 반응도 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 부차관보는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접촉을 시도한 이유는 비핵화 논의를 전제로 한 것이 확실하다며, 비핵화는 북한의 협상 의제가 아닌 만큼 미국 측의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 "He now wants to draw the United States into arms control talks that will yield three important outcomes, de facto U.S. acceptance of North Korea as a nuclear power, steps by the United States to reduce its military "threat" against North Korea, and the elimination of international sanctions on North Korea.”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사실상 받아들이는 것과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줄이는 것,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것 등 3가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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