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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백 전제 대북제재 완화 검토’ 해리스 후보…"당선시 영향력 상당할 수도”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이 지난 3월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 지지유세에서 연설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이 지난 3월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 지지유세에서 연설했다.

미국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해리스 의원은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약속 위반시 제재를 복원하는 조건으로 대북 제재 완화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부통령이 되면 외교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말까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주자였던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당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을 강하게 비판했었습니다.

[녹취:해리스 의원] “Donald Trump got punked. He was, he has conducted foreign policy since day one born out of a very fragile ego…”

해리스 의원은 지난해 말 ‘MSNBC’ 주최 5차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완전히 속았다”며, “그는 임기 첫날부터 매우 허약한 자존심으로 대외 정책을 지휘했다”고 비난했습니다.

지난해 중순 미국 외교협회(CFR)가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내가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교환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장담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한 대가 없이 김정은에게 홍보용 승리를 안겨줬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리스 의원은 또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은 실패로 이어진다며, 장기적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북한의 단기적 위협을 막기 위한 “동맹국과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북한과의 협상에서 미국은 늘 “상당한 의심”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면서도 부분적 제재 완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되돌리는 진지하고 검증 가능한 조치를 취한다면, 약속 위반시 바로 제재를 복원하는 이른바 ‘스냅백’을 전제로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선별적 제재 완화”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해리스 의원은 지난해 6월 민주당 대선 경선 1차 TV토론회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거세게 밀어 붙이며 초반 선두주자로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경선 하차 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자로 나섰습니다.

존 바이든 미 부대통령,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 카말라 해리스 상원 의원이 지난해 6월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0 대선 후보 경선 2차 텔레비전 토론회에 참석했다.
존 바이든 미 부대통령,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 카말라 해리스 상원 의원이 지난해 6월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0 대선 후보 경선 2차 텔레비전 토론회에 참석했다.

캘리포니아 지방 검사 출신으로 2016년 상원에 입성한 초선 의원인 해리스 의원은 외교 안보 경험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현재 법사위와 정보위, 예산위와 국토안보위 등 4개 위원회에 소속돼 활동하며 주로 범죄와 인종 문제 개혁을 위한 입법 활동에 관여해왔습니다.

안보 문제와 관련해서는 주로 러시아의 미 선거 개입을 비판하며 선거 안보 관련 법안 제정에 참여해왔습니다.

대외 정책과 관련해선, 해외 원조와 외교 강화를 핵심 기둥으로 삼고, 국제적 조약 준수와 다자간 관여, 동맹 강화를 통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해왔습니다.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자란 해리스 의원은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여성으로서 2004년 샌프란시스코 검사장에 선출된 데 이어 2011년에는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 선출됐습니다.

이번에는 첫 흑인-아시아 여성으로서 부통령 후보가 된 해리스 의원이 부통령이 되면 대통령의 정책에 실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과거 존 케네디 전 대통령에게 가려졌던 린든 존슨 당시 부통령 처럼 미국 역대 부통령들은 별로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부통령의 역할이 변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조엘 골드스타인 세인트루이스 법대 교수는 VOA에 “부통령의 역할은 지미 카터 행정부를 시작으로 상당히 변했다”며, 이후 부통령들은 대통령의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골드스타인 교수] “The vice presidency, I think, really changed, beginning with the Carter-Mondale administration…”

월터 먼데일 당시 전 부통령은 전 영역에서 대통령 ‘자문가이자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하게 됐으며, 이런 기본적 양상은 이후 다소 변화는 있지만 모든 행정부에 걸쳐 이어졌다고, 골드스타인 교수는 말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당선시 부통령인 해리스 의원에게 상당 부분 의존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제임스 새비지 버지니아대 정치 공공정책학과 교수는 VOA에,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상당한 권한을 부여 받았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당선시 해리스 의원에게 큰 힘을 실어줄 뿐 아니라 나이와 건강 문제 때문에도 해리스 의원에게 “상당히 의존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새비지 교수] “He will rely upon her in a great deal. That’s his experience from the Obama presidency...”

특히 상원에서 해리스 의원의 경험과 다인종적 성격을 고려할 때 외교정책에서도 생각보다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새비지 교수는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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