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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국무장관 상원 인준…전문가들 "북한 해법 마련 서두르지 말아야"


26일 상원 인준을 받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26일 상원 인준을 받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외교수장으로 지명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가 상원의 인준을 받았습니다. 북한 문제 등에서 동맹의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 전문가들은 북한 문제를 임기 초반부터 다뤄야 하지만 창의적 방안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가 26일 미 상원의 인준 표결을 통과했습니다.

이날 상원은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78표, 반대 22표로 블링컨 장관의 인준 동의안을 가결했습니다.

이로써 블링컨 장관은 미국의 71대 국무장관이 됐으며, 이날 오후 취임 선서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 보좌관으로 활동하고, 대선 기간 바이든 후보의 외교정책 자문을 총괄하는 등 바이든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혀 온 인물입니다.

외교에 있어선 동맹국과의 공조를 비롯한 전통적인 방식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북한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외교와 동맹을 통한 접근법 등을 주장해 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6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26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지난 19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참석한 블링컨 장관은 대북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할 것이라면서, 북한은 미국의 행정부들을 괴롭혀 온 어려운 문제이자 더 나빠진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 압박을 늘리는 것과 또 다른 외교적 방안이 가능할 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면서 “이런 작업은 동맹과 협력국, 특별히 한국과 일본 그리고 다른 나라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모든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블링컨 장관이 신속하게 북한 문제를 다루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대북정책에 대한 전면적 검토를 표명한 블링컨 장관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을 감행하기 전 미국이 상황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I always think it's better to be proactive so that, you know you don't have to wait until Kim fires off an ICBM test…”

북한이 도발을 하면 이에 대한 대응을 하는 수준에만 머물게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전에 대북정책에 대한 틀이 만들어져 있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매닝 연구원은 현재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정책팀에 합류한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나 커트 캠벨 백악관 아시아 담당 조정관 내정자 등이 과거 북한과 협상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의 수를 경계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점을 바탕으로 대북정책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뉴욕채널’과 같은 비공식 대화 채널 구축의 중요성에도 주목했습니다.

[녹취: 매닝 연구원] “I think no matter what the policy is it's important to have credible channels of communication because there's so much risk of miscalculation…”

새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이 무엇이든 북한과 신뢰할 만한 대화 채널을 만드는 것은 (두 나라간) 오판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요하다는 겁니다.

다만 매닝 연구원은 이미 양측이 비공식 대화 채널을 개설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사전협상(pre-nego)’을 진행해 양측이 최소한으로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외교를 시도하는 게 가치가 있는지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 문제가 행정부 초기부터 다뤄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오핸런 연구원] “He has to start thinking about it early because we know that Kim Jong-un may not allow the Biden administration to take…”

김정은 위원장이 바이든 행정부가 시간을 끄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인 만큼 블링컨 장관이 북한 문제를 이른 시기에 다루기 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볼 때 북한은 무기 실험이나 다른 불행한 일들을 감행하는 방식으로 취임 초기에 있는 미 대통령들에게 많은 시간을 주지 않았다고, 오핸런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다만 오핸런 연구원은 블링컨 장관이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내는 데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오핸런 연구원] “However, I think Blinken needs to take enough time to develop a new approach…”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해 과거 민주당의 대북 외교는 성과를 내지 못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도 대화의 문을 어느 정도 열었다고는 해도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확장되는 등 비핵화 진전에 대한 신호는 없는 상태라는 겁니다.

따라서 오핸런 연구원은 지금까지 미국이 북한과 관련해 제대로 성공한 방안이 없는 것으로 규정하면서, 블링컨 장관은 창의적이고 유망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야 하며, 이를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쁜 아이디어를 서둘러 내거나 과거 정책을 반복하는 건 기회를 낭비할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 정책국장은 블링컨 장관의 대북 정책이 윤곽을 드러내기까지는 동맹과의 협의 과정을 거치는 등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They also may take time. And it's likely unfolding process addressing policy and personnel will also be affected by the need to consult with allies…”

스나이더 국장은 이미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북한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며, 미 국방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과 교신을 했고, 또 블링컨 장관도 조만간 한국 측과 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초기 바이든 행정부의 성명도 억제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북한의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모든 과정을 통해 북한에 대한 접근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인준청문회 당시 블링컨 장관의 북한 관련 발언을 통해, 블링컨 장관이 북한을 우려사안으로 인식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 think that what Blinken actually said, indicated that there were concerns. So I took his statement as an indication that he was aware…”

스나이더 국장은 블링컨 장관의 발언을 그가 한가롭게 앉아서 기다리지 않을 것이며, 과거 자신이 행정부에 있을 때와 현 상황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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