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성주에 배치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장비 교체를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진화하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재직 시절 사드 배치에 직접 관여한 브룩스 전 사령관은 사드는 계속해서 방어용 무기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브룩스 전 사령관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최근 사드의 장비 교체에 대해 한국 국방부는 성능 개량과는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떤 목적이라고 보십니까?
브룩스 전 사령관) “장비 교체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삼가 하겠습니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 한국에 배치한 모든 무기체계는 북한의 실제적 위협에 맞서기 위한 정비(maintenance)와 개량(upgrade)을 요구합니다. 북한이 지난해 보여준 미사일 위협은 특히 중거리와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지속적인 성능개량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북한의 무기체계 진화에 따른 평가를 토대로 개선된 대처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런 과정입니다. 오늘 밤에라도 싸울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항시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번 장비 교체는 사드를 가장 최신 상태로 운용하면서 즉각적 준비태세를 유지하기 위한 정례적 조치의 일환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자) 일부에서는 사드와 패트리엇 체계 통합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브룩스 전 사령관) “사드와 패트리엇 체계 통합계획은 사령관 재직 시절 저의 요청에 따라 반영됐습니다. 그러나 다시 말하자면 우선 이번 장비 교체는 그런 계획과는 연관이 없으며, 사드 성능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일환입니다. 가령 미-한 두 나라 군대가 2017년 여름,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으로 동시에 발사했던 전술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킴스와 현무-2 미사일도 정비가 필요합니다. 연료추진체 교체 등 부품 교체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개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사드 역시 미사일체계이기 때문에 정비가 필요한 정말로 단순한 이치입니다.”
기자) 사드와 패트리엇 체계의 통합 추진 배경에 대해서 설명해 주십시오.
브룩스 전 사령관) “우선 이 계획은 국방수권법과 미사일방어청의 예산 계획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비밀이 아닙니다. 북한으로부터 날아오는 모든 종류의 미사일이나 공대지 위협을 보다 수월하게 한 눈에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몇 년 전에 제가 요청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적용될 것으로 알고 있고, 두 무기체계의 감지센서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전체적 방어체계를 똑똑하게 진화시킬 것입니다. 한국, 미국, 그리고 특히 북한을 포함한 역내 모든 당사자가 한 가지 알아둬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기존 무기체계로 북한의 위협을 패퇴시킬 수 있지만, 이 같은 감지센서 통합계획의 적용에 따라 북한의 부상하는 위협까지 패퇴시키도록 똑똑하게 진화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기자) 일각에서는 배치한 지 3년도 되지 않은 사드체계의 장비 교체 주기가 짧다는 이유로 성능 유지라는 해명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 “이 같은 관측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각각의 구성요소들이 얼마나 오래됐는지에 대한 정보를 모릅니다. 그것은 배치시작 시기가 아닌 사드체계의 생산 연식에 기초한 사령관들의 판단에 따른 조치입니다. 이미 한반도에 배치되기 전부터 사드체계는 존재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당시 전 세계에서 생산이 완료된 사드 포대는 모두 6문이었고, 그 중 이미 하나는 괌에, 두 번째가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에 대처하기 위해 할당됐습니다.”
기자) 중국은 이번 장비 교체 움직임에 대해 경고하면서, 미국이 중국의 이익을 훼손하고 중-한 관계를 방해하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브룩스 전 사령관)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에 편입하지 않으며, 미-한-일 군사동맹을 체결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3불 정책’에서 벗어나지 말라는 한국에 대한 전형적인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소통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3불정책은 한-중 간 합의가 아닙니다. 한국에 대한 ‘지시’(Dictation)이며, 특히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편입을 문제 삼은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장비 교체는 이와는 무관하고, 한국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편입을 시도하고 있지 않습니다. 중국은 자국의 이해가 위태롭다고 보겠지만, 사드와 관련해서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북한과 관련해 현 상황을 유지하도록 지속적으로 방조하는 것이 중국의 이해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미-한 동맹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길 원합니다. 현 교착 상태와 중국의 안정성이 유지되는 한, 한국의 취약성이 그대로 유지되길 원합니다. 미-한 양국이 북한의 공격 성공 가능성을 방어적으로 낮추기 위해 공조하는 것과 반대로 말입니다. 미-한 동맹은 단순히 중국을 안심하도록 보장하는데 노력할 것이 아니라 이 같은 공동 이해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최근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은 미사일 방어체계와 공격용 무기의 통합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에 배치한 사드도 공격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 “한반도에 배치한 사드체계 자체는 미-한 동맹의 결정이 변하지 않는 한, 계속해서 방어용 목적으로 운용될 것입니다. 다만, 사드의 조기경보 장비로 파악한 북한의 미사일 정보를 다른 무기체계에 전달하는 것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 편입 또는 통합과는 무관한 정보 공유에 기반한 전략입니다. 국방부가 강조하는 공격과 방어의 통합 방향은 이 같은 전제를 바탕에 두고 있고, 한국의 군 현대화 계획으로 알려진 'K3'의 두가지 요소 즉, 킬체인과 독자 미사일 방어전략과 깊이 연계돼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방패만으로는 적의 화살을 견디기는 어렵다는 점을 미-한 양국은 인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때로는 화살을 방어하는 동시에 적 궁병을 살상하기 위한 원점타격도 동반해야 합니다. 따라서 방어용 무기가 감지한 센서정보를 다른 공격용 타격무기 체계에 활용 가능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입니다. 가령 사드가 제공하는 감지정보가 공격과 방어의 통합을 위해 잠재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이지, 사드 자체의 목적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기자) 향후 한반도 미사일 방어 전략이 정보 공유에 기반해 추진 중이라면, 이전에 강조한 한-일 지소미아 유지와는 어떤 연계성이 있나요?
브룩스 전 사령관) “가령 지금까지 평양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미사일들은 모두 일본 북해도 방향으로 동쪽으로 발사했습니다. 일본도 자체 감지센서가 있지만 다른 각도를 통해 관측하고 있습니다. 직각으로 관측하고 있는 한국과는 정보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북한이 서해안에 따라 오키나와를 향해 발사할 경우, 발사선상에 따라 일직선으로 감지하고 있는 한국이 관측하지 못하는 정보를 직각 방향에서 일본이 감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미국과의 중계를 통하지 않고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상호 정보 교환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한-일 지소미아 유지는 한반도 미사일 방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으로부터 한국에 배치된 사드 시스템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동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