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표적 석탄 항구인 남포에서 최근 움직임이 관측된 데 이어 다른 항구들에서도 선박들이 석탄을 선적하는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북한이 불법 석탄 수출을 본격화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지난 3일 평양에서 대동강변을 따라 남서쪽으로 약 25km 떨어진 대안 항 석탄 항구에서 대형 선박이 발견됐습니다.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에 포착된 약 130m 길이의 이 선박은 두 개로 이뤄진 대형 적재함이 열린 상태였고, 안에는 검정색 물체가 가득했습니다.
전날인 2일까지만 해도 해당 부두가 비어 있던 점으로 볼 때, 이 선박은 2일 오후 혹은 3일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선박은 6일자 위성사진에선 자취를 감췄는데, 대신 북쪽으로 약 600m 떨어진 다른 석탄 부두에 새로운 선박이 정박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대동강 남쪽에 위치한 또 다른 석탄 항구인 송림 항에서도 대형 선박이 확인됐습니다.
송림 항에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이틀간 적재함 4개로 이뤄진 약 150m 길이의 선박이 머물다 떠났습니다.
동쪽에 자리한 원산 항구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원산에서는 지난달 26일 110m 길이의 선박이 포착됐는데, 이 선박 주변엔 석탄으로 보이는 검정색 물체가 가득합니다.
북한의 주요 석탄 항구가 위치한 대안과 송림, 원산 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북한 당국이 국경을 봉쇄한 이후 사실상 휴업에 들어간 모습이 관측돼 왔습니다.
정박하는 선박이 거의 없었고, 정박하더라도 덮개를 닫은 채 같은 자리에 장기간 머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말을 기점으로 이들 항구들에서 선박들의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지기 시작한 겁니다.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7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의 석탄 활동이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You can see in the most of them…”
한센 연구원은 선박들 대부분이 적재함 속에 석탄으로 보이는 물체를 싣고 있는 점이 위성사진에 드러난다면서, 덮개를 덮지 않는 이상 이런 사실은 쉽게 감출 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VOA는 북한의 최대 석탄 항구인 남포 항에서 지난달 21일 대형 선박이 석탄을 적재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남포의 석탄 항구에서 대형 선박이 포착된 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약 2개월 만이었습니다.
남포는 당시 VOA 보도 이후 24일과 28일 등 최소 4척의 선박이 더 발견됐고, 가장 최근인 6일에도 155m 길이의 선박이 정박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석탄과 관련한 북한 선박들의 활동이 다시 재개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북한의 석탄은 유엔 안보리가 수출을 금지한 품목인 만큼, 해당 석탄이 북한의 항구를 떠나 다른 나라로 향했다면 이는 대북 제재 위반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최근 공개한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의 불법 석탄 수출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지난 1년 간 남포를 비롯한 북한 내 주요 석탄 항구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이들 대형 선박들의 움직임이 불법 석탄 수출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전문가패널에 따르면 해당 항구를 떠난 선박 중 일부는 중국 근해로 이동해 바지선에 석탄을 하역했습니다.
보고서에 공개된 인공위성 사진에는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항구 중 하나인 닝보 저우산항 앞 바다에 정박한 북한 선박 10척의 모습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