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포의 석탄 항구에 대형 선박이 정박한 모습이 민간 위성사진을 통해 포착됐습니다. 올해 초까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던 이 항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선박이 끊겼었는데, 약 두 달 만에 재개된 겁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포의 석탄 항구를 촬영한 지난 21일자 위성사진에 대형 선박 한 척이 촬영됐습니다.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포착한 약 155m 길이의 이 선박은 적재함의 모든 덮개를 연 상태로, 석탄을 선적하는 부두 옆에 정박해 있었습니다.
다음날인 22일자 위성사진은 전날과 달리 구름이 끼지 않아 좀 더 자세한 상황을 엿볼 수 있었는데, 동일한 선박이 같은 자리에 있었고, 선박의 적재함과 선박 바로 옆 부두는 석탄으로 보이는 검정색 물체가 가득했습니다.
위성사진 만으로 정확한 상황을 알 수는 없지만 이 항구가 석탄을 취급한다는 점과, 포착된 선박이 적재함을 지닌 화물선이라는 점 등으로 미뤄볼 때 석탄을 싣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항구에 선박이 다시 등장한 건 약 두 달 만입니다.
남포의 석탄 항구는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매우 분주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정박하는 선박이 없었습니다. 지난 한 해 석탄 항구에서만 발견된 선박이 최소 71척, 월 평균 6척에 달했던 점과 비교할 때 큰 변화였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석탄 항구에 다시 대형 선박이 정박한 것이 확인되면서 석탄 수출이 재개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등에 대응해 북한의 석탄 등 광물 수출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만약 이 선박이 석탄을 싣고 있고, 이를 다른 나라로 운반하는 것이 맞다면 이는 대북 제재 위반입니다.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최근 발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불법적으로 석탄 수출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특히 석탄을 실은 북한 선박들이 중국 항구 인근에서 환적을 하거나, 중국 해운사 소속 선박들이 직접 북한 석탄 운반에 가담했다고 밝혔습니다.
안보리 관계자는 최근 VOA에 “중국 정부가 유엔의 금지된 활동을 적극 지지하거나 최소한 의도적으로 눈감아주고 있다는 증거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은 상당히 걱정스러운 일”이라며, “중국 기업이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등 불법 행위에 연루되는 것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로 활동한 닐 와츠 전 위원도 20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거래 금지 품목들에 더욱 자유롭게 접근하려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와츠 전 위원] “It helps to sustain North Korean economy…”
(중국 등이) 북한 대외 수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석탄 수출을 허용해 북한 경제를 지탱하도록 하고 있고, 이를 통해 북한이 석유 수입 대금 등을 낼 수 있게 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와츠 전 위원은 국제사회가 위반 행위에 연루된 선박들과 기업, 개인들을 제재 대상에 올리는 방식으로 더 효과적인 대북 제재 이행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