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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일장관 “북한에 코로나 상황 있을 것”…보건협력 예산 증액


지난 29일 북한 평양역 입구에서 역무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승객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지난 29일 북한 평양역 입구에서 역무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승객들의 체온을 재고 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북한에 코로나 상황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신종 코로나 등과 관련한 보건의료협력 분야의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예산을 큰 폭으로 증액 편성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지난 3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개인적인 견해를 전제로 북한에 신종 코로나 상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인영 장관] “국정원과의 정보 소통 결과 속에서 대답하는 게 아니라는 전제 속에서 대답드리면 저도 북쪽에 코로나 상황이 있을 거라는 판단 속에서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 장관은 북한에서 발표된 것은 발표된 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국정원 등 관계부처와 정보 소통하는 과정에서 북한 상황을 계속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말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여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와 달리 북한 내 신종 코로나 환자가 있을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올해 초 중국, 러시아와의 국경을 통제한 채 관영매체를 통해 여러 차례 자국 내 환자 발생 건수가 단 한 건도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에드윈 살바도르 세계보건기구, WHO 사무소장는 지난달 28일 북한 정부의 통보를 토대로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해 8월 20일까지 신종 코로나로 인한 누적 격리자 3만956명 중

2만9천961명이 격리에서 해제됐다”며 “북한에서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은 2천767명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신종 코로나 사태를 고려해 내년도 남북협력기금 예산을 올해보다 3.1% 늘린 1조2천433억원, 미화로 약 10억 5천만 달러 규모로 편성했습니다.

통일부는 증액 편성 배경에 대해 “신종 코로나와 자연재해 상황에 대비한 남북간 보건의료협력, 농축산 방역협력 등 분야의 증액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 등 보건의료협력 분야는 585억원에서 955억원으로 60% 넘게 늘렸습니다. 이밖에 남북 공유하천 홍수 예방 분야를 6억원에서 65억원으로, 농축산·산림·환경 협력 분야를 3천45억에서 3천295억원으로 증액 편성했습니다.

또 비무장지대, DMZ 평화지대화 사업을 위해 접경지역에 ‘평화통일문화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에도 32억7천만원이 편성됐습니다.

그동안 북한과의 대화 재개와 교류협력을 추진해온 통일부는 특히 인도적 차원의 보건의료 협력 필요성을 중점적으로 강조해왔습니다.

남북협력기금은 사업이 필요할 때 찾아서 쓰는 용도의 예산이기 때문에 실제로 얼마나 집행될 수 있을지는 남북관계 변동 상황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종 코로나 사태와 수해 등 겹악재 속에서도 외부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또 군사와 대남, 국제 업무를 맡고 있는 노동당 부위원장들이 이례적으로 태풍 ‘바비’로 직격탄을 맞은 피해 현장을 찾는 등 ‘자력갱생’에 초점을 맞춘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입니다.

[녹취: 이인영 장관] “현실성이 있는지 없는지와 상관없이 한국 정부는 북한 정부와 여러 협력사업을 크게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최근 가장 중요한 분야가 코로나와 관련한 보건의료 협력입니다. 한국 정부는 일단 예산을 크게 늘려서 한국 측이 준비가 돼 있다, 북한 측이 호응해 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한편 통일부의 내년도 일반회계 예산은 2천174억원으로 올해 2천186억원 보다 소폭 감소했습니다.

이 가운데 사업비 감소액이 29억원으로 가장 큰 폭으로 줄었는데 통일부는 탈북민 입국 감소에 따른 정책금 감액이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일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을 거쳐 입국하는 탈북루트가 사실상 막히면서 올해 탈북민 입국 인원이 전년 대비 67%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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