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가 전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11개 요인에 각국이 처한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북한은 상위 20개 취약국가에 포함됐습니다. 특히 대량살상무기와 민주적 절차에서 가장 큰 위험에 직면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럽의회 산하 정책조사 기구인 유럽의회조사처(EPRS)가 10일 세계 평화와 안보 분야에서 각국이 처한 위험 정도를 측정한 ‘노르망디 지수(Normandy Index)’를 발표했습니다.
노르망디 지수는 ‘전 세계 평화와 민주주의 위협 분포 분석’이란 주제 아래 11가지 위협 요인에 대한 국가별 위험 노출 정도를 0점에서 10점으로 분류하고, 점수가 낮을수록 위험 정도가 큰 것으로 평가합니다.
북한은 전 세계 137개국을 대상으로 한 이 평가에서 10점 만점에 4.27점으로 119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전체 조사 대상국 중 19번째로 낮은 점수로, 북한은 평화 위협 요인에 가장 취약한 상위 20개국에 속한 겁니다.
노르망디 지수는 유엔, 세계은행, 호주경제평화연구소(IEP) 등 국제기구와 연구기관이 기존에 발표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총 11개 분야에서 각국이 직면한 위험도를 측정했습니다.
측정 분야에는 유럽연합이 ‘평화와 안보의 주요 도전과제’로 간주하는 9개 위협 요인, ‘민주적 절차,’ 정부와 정당에 의해 공급되는 ‘허위정보’ 수준 등이 포함됩니다.
위협 요인에는 대량살상무기(WMD), 에너지안보 불안정, 국가 취약성, 사이버안보, 금융 위기, 테러, 살인율, 폭력적 충돌, 기후변화가 해당됩니다.
북한은 특히 핵 등 대량살상무기 역량과 참여민주주의 달성 정도를 평가하는 ‘민주적 절차’에서 0점을 받아, 최대 위험에 처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밖에 국가 취약성과 허위정보 배포 분야에서도 4점을 밑도는 점수로, 높은 수준의 위험을 겪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럽의회조사처는 북한이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128만 명의 현역 병력과 800만 명의 예비 전력을 보유하고 있고, 핵무기와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생화학무기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은 평화기금이 작성한 ‘2020 취약국가 지수’에서도 정부 정당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며 취약도가 높은 상위 30위에 올랐고, 2020년 ‘세계 언론자유 지수’ 보고서에서 조사 대상 180개 나라 가운데 최하위인 180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2019년 국가별 부패인식 지수에서 180개국 중 172위에 올랐다며, 정치범들이 수용소에 억류돼 있는 점도 이유로 꼽았습니다.
유럽의회조사처는 북한이 처한 위험 정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국가들의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평가는 위험 노출도가 낮아 노르망디 지수 상위 10위권에 포함된 한국, 일본과 크게 대조적이었습니다.
한국은 7.82점으로 전체 7위, 일본은 7.63점으로 9위에 올랐습니다.
한편, 올해 노르망디 지수 1위는 지난해에 이어 노르웨이가 차지했고, 최하위는 1.82점을 받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이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