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 출범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 핵심 외교안보 지명자들의 특징은 대부분 국무부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국무부에서 함께 근무했던 전직 당국자들은 이들의 전문성에 주목하면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동맹 등을 통한 전통적 해법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직 국무부 인사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인사 구성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이들 외교안보 분야 지명자들이 공통적으로 관련 분야에 적지 않은 경험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부차관보] “This is an extremely impressive experience and I would even say very high powered team of professionals…”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1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국무장관과 부장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인사들을 통칭해 “고강도 팀”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모두 미국이 지난 몇 년간 매우 복잡한 도전에 직면했던 북한과 이란 등 중요한 외교정책에 있어 필요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바이든 당선인은 국무장관에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부장관에는 북한, 이란 등과 핵 협상을 벌였던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을 지명했습니다.
또 커트 캠벨 전 동아태 차관보와 윌리엄 번스 전 국무부 부장관은 각각 백악관 아시아 담당 조정관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내정된 상태입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제이크 설리번 전 국무부 정책기획국장까지 합치면 이들 모두 오바마 행정부 등에서 국무부 고위직을 지낸 공통점이 있습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이처럼 국무부 경력이 있는 인사들이 일제히 외교안보 분야에 포진하는 건 과거 행정부에서 쉽게 볼 수 있던 현상은 아니라며, 특히 기존의 외교 방식을 탈피하고자 했던 트럼프 행정부에선 더더욱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이번에 지명된 인사들은 바이든 행정부 임기 첫 날부터 바로 업무에 돌입할 수 있는 수준을 갖추고 있고, 여기에 더해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점 또한 행정부 내 업무조율 측면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이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1990년대 중후반 북한과의 협상 등을 놓고 셔먼 지명자 등과 함께 일했던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이들 인사들이 대북 협상에서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도 일종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부차관보] “And Wendy Sherman knows why and Tony Blinken knows why and all these people know why…”
셔먼 지명자나 블링컨 지명자, 그리고 다른 내정자들 모두 당시 실패를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었고, 과거 어떤 노력이 잘못됐었는지 등에 있어 잘 숙지하고 있는 상태라는 겁니다.
전직 국무부 당국자들은 새 지명자들이 대북정책에서 동맹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등의 전통적인 외교로 회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블링컨 지명자의 부장관 시절을 포함해 약 35년간 국무부에 근무했던 토마스 컨트리맨 전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이번 인선에 대해 “바이든 당선인이 정부 경험이 있는 올스타 팀을 고른 것”이라며, 이들은 미국의 이익에 대한 분명한 시각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컨트리맨 전 차관보] “President elect Biden has picked an all-star team of people who have experience in government…”
컨트리맨 전 차관보는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외교정책에서 100% 성공을 거둔 적은 없지만 이들 지명자들은 매우 어려운 문제들을 다루는 데 있어 유능함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동맹 관계 재건과 민주주의 정부와 인권 문제에 대한 지지, 그리고 필요에 따라 세계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는 일에 대한 바이든 당선인의 우선순위를 반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들이 한 순간에 북한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진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컨트리맨 전 차관보는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 수준에서 협상을 벌이면서 실무진들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았던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이들 지명자들에게 더 많은 신뢰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컨트리맨 전 차관보] “one of the great differences between Trump and Biden, is Trump believed that no one's opinion mattered…”
국무부 재직 시절 지명자들과 함께 일했던 제임스 줌월트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커트 캠벨 내정자와 토니 블링컨, 제이크 설리번 지명자 모두 한국처럼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과 협력할 때 미국의 이익이 가장 잘 작동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녹취: 줌월트 전 부차관보] “I think people like Kurt Campbell and Tony Blinken and Jake Sullivan think that U.S. interests are best served…”
줌월트 전 부차관보는 특히 블링컨 지명자는 부장관 재직 시절 미-한-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통해 한국과 일본 대표들과 약 2년 동안 매년 세 차례 정도 만났다며, 당시 블링컨 지명자의 목표는 세 나라가 함께 기여할 수 있는 분야에서 서로 협력하거나, 서로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자신의 직속 상관이었던 캠벨 내정자에 대해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활기차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며, 특히 동맹국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줌월트 전 부차관보는 캠벨 내정자가 1년에 10번 정도 한국을 방문하는 등 상대국과의 협력에 적극적이었다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워싱턴 주재 한국대사 등과 대화채널을 개설해 대북정책 등을 조율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So I see this as good news for our alliance and good news for our partnership…”
따라서 캠벨 내정자 등에 대한 인선은 동맹국들과 협력국들에게 좋은 소식이라는 겁니다.
줌월트 전 부차관보는 유엔대사에 지명된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전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의 역할에도 주목했습니다.
특히 그린필드 지명자가 한국 등 동맹국들에 관심이 많은 인사라며 아프리카에 에볼라 전염병이 퍼지던 당시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였던 그가 한국 정부와 한국 회사들과 회동한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줌월트 전 부차관보는 당시 그린필드 지명자가 한국 등에 도움을 요청한 건 한국을 역내뿐 아니라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기여할 수 있는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