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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내 공장부지 10여 곳 인원·물체 포착


개성공단의 한 공장부지를 촬영한 지난달 25일자 위성사진. 직사각형 모양의 물체(원 안)와 주변에 사람들이 보인다. 사진제공=Google Earth / Maxar Technologies
개성공단의 한 공장부지를 촬영한 지난달 25일자 위성사진. 직사각형 모양의 물체(원 안)와 주변에 사람들이 보인다. 사진제공=Google Earth / Maxar Technologies

폐쇄된 북한 개성공단에서 인파가 포착되고, 자재로 보이는 물체가 놓인 모습이 보이는 등 최근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거 일부 건물에서 제한적인 활동이 감지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공단 내 여러 곳에서 다양한 움직임이 포착된 건 공단 가동 중단 이후 처음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 개성공단(개성공업지구)에서 본격적인 변화가 감지된 건 지난달부터입니다.

VOA가 위성사진 서비스 ‘구글어스’를 통해 지난달 25일 ‘맥사 테크놀로지’가 개성공단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공단 곳곳에서 인원과 각종 자재, 차량 움직임이 확인됐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공단 내 여러 건물 앞 공터들에 놓인 물체들입니다.

일부 공터에는 여러 개 물체가 가지런히 줄을 지은 형태로 바닥에 있었고, 또 다른 곳에선 큰 덩어리로 된 물체가 건물 바깥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일부 부지에선 물체 주변으로 5~7명의 인원도 포착됐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달 25일 위성사진에서 인원이나 물체가 발견된 건물 공터만 최소 12곳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 물체는 10월 8일과 전달인 9월에 촬영된 위성사진에선 발견되지 않은 것들로, 이 기간 변화가 있었다는 건 이 일대에서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VOA가 확보한 개성공단 기업체 현황 지도와 이들 부지를 비교해 본 결과, 움직임이 확인된 곳은 전기전자 회사들이 모인 구역에 위치한 Y사와 J사, 그리고 섬유제품 생산 구역 내 P사와 H사, O사 등이었습니다.

공단 출입구 부근에서는 사람과 차량들이 포착됐습니다.

지난달 25일자 위성사진에선 북한 개성 방면인 서쪽 출입구의 바깥과 안쪽에 모두 인파가 있었고, 또 출입구 인근 개성공단 안쪽 도로에는 이전 위성사진에서 볼 수 없던 파란색 차량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8일 개성공단의 북측 출입문을 촬영한 위성사진. 20명 정도의 사람들(원 안)이 개성시내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사진제공=Google Earth / Maxar Technologies
지난달 8일 개성공단의 북측 출입문을 촬영한 위성사진. 20명 정도의 사람들(원 안)이 개성시내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사진제공=Google Earth / Maxar Technologies

이와는 별도로 지난달 8일자 위성사진에선 약 20명의 인원이 개성공단 안쪽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문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이 촬영됐습니다.

반대로 한국 쪽으로 나 있는 동쪽 출입구에선 지난달 25일 모래 더미가 쌓여 있는 등 새로운 움직임이 확인됐습니다.

한국 쪽 출입구는 지난달 8일자 위성사진에선 공단 안쪽으로 점 형태의 물체 수 백 개가 5개 직사각형 형태(가로 20m, 세로 30m)로 정돈돼 바닥에 놓여 있었습니다.

또 비슷한 물체들이 출입구 바로 옆에 위치한 군 부대 연병장 추정 터에서도 발견됐는데, 버스 1대와 군용으로 보이는 차량 3대도 이 곳에 함께 있었습니다.

개성공단 남측 출입문을 촬영한 지난달 8일자 위성사진. 출입문 안쪽으로 여러 물체로 이뤄진 직사각형 대열이 확인되며, 아래쪽 연병장에도 비슷한 물체와 함께 버스 등 차량이 보인다. 사진제공=Google Earth / Maxar Technologies
개성공단 남측 출입문을 촬영한 지난달 8일자 위성사진. 출입문 안쪽으로 여러 물체로 이뤄진 직사각형 대열이 확인되며, 아래쪽 연병장에도 비슷한 물체와 함께 버스 등 차량이 보인다. 사진제공=Google Earth / Maxar Technologies

개성공단 내 다양한 움직임은 11월에도 계속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자료에는 11월 들어서도 물체 등이 사라지거나, 형태가 바뀌는 등의 변화가 있었던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성사진 분석가인 닉 한센 미 스탠포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26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개성공단에서 움직임이 감지된 사실에 동의했습니다.

[녹취: 한센 연구원] “When you start looking at them, they are drying…”

개성공단 곳곳에서 발견된 해당 물체들은 검정색 혹은 갈색으로, 콘크리트 바닥에서 건조되고 있는 형태를 띄고 있다는 겁니다.

한센 연구원은 이 물체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다면서도, 곡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VOA는 개성공단 폐쇄 이후 한국 측 자산인 차량들이 한꺼번에 사라지고, 일부 건물 주변으로 트럭이 물건을 싣거나 내리는 모습을 확인해 보도한 바 있습니다.

또 가장 최근인 지난 6월에도 몇몇 건물 공터에 자재 혹은 기계로 추정되는 물체가 나와있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다만, 과거 이런 움직임들은 일부 건물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졌고, 10여 개 건물에서 일제히 변화가 관측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개성공단은 남북교류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005년 첫 가동을 시작했으며, 이후 120여 개 한국 기업체가 입주해 최대 5만 명에 이르는 북측 근로자를 고용해 운영돼 왔습니다.

그러나 2016년 2월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등을 이유로 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했고, 이후 북한이 공단 폐쇄를 선언하면서 현재까지 약 5년 가까이 폐쇄된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개성공업지구에 들어와 있는 모든 남측 인원들을 2016년 2월11일 17시까지 전원 추방한다. 동결된 설비, 물자, 제품들은 개성시 인민위원회가 관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2018년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공동연락사무소가 개성에 설치되면서, 폐쇄 이후 처음으로 한국 측 관계자들에게 다시 개방됐습니다.

다만 북한은 지난 6월 지상 4층, 지하 1층로 이뤄진 이 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시켰고, 한국 정부는 이에 대응해 개성공단에 제공하던 전력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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