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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식 새 통치시스템 핵심 키워드는 ‘당 중심’과 ‘책임 분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7기 제17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태풍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제7기 제17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태풍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권 9년차를 맞아 북한의 통치시스템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추구하는 새 통치구조의 핵심 키워드로 ‘당의 영도력 복원’과 ‘책임 분산’을 꼽았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여전히 절대권력을 행사하면서도 핵심 측근들을 통한 `위임통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미, 대남 정책과 전략 분야에서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중간 보고를 받고 있고 경제 분야에선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김덕훈 내각총리에게, 군사 분야에선 최부일 당 군정지도부 부장과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일부 권한이 이양됐다고 보고했습니다.

특히 김 제1부부장의 경우 북한 주민들이 그의 담화문을 암송해야 할 정도로 후계자급에 준하는 대우가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이 통치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책 실패 시 자신에게 집중되는 책임을 분산하기 위해 권한을 이양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한국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입니다.

[녹취: 정성장 센터장] “김정은의 위임통치는 김정은이 절대권력과 핵심 사안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보유하면서도 핵심 간부들에게 담당 분야에서의 정책 결정에 대해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하고 동시에 결정 결과에 대해 승진이나 강등 등의 방식으로 확실하게 책임을 묻는 방식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 센터장은 “이런 위임통치 방식은 올해 초부터 김 제1부부장이 대미와 대남 정책을 관장하게 되면서부터 본격화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정 센터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김 제1부부장의 후계자설에 대해선 김 위원장의 나이나 건강 상태로 미뤄 벌써부터 후계자를 세운다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김 제1부부장이 인사권을 쥐고 있는 당의 핵심 실세 부서인 조직지도부를 관장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2인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센터장] “김여정이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맡고 있다면 사실상 공식적인 실권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고요. 거기에 김정은 위원장이 대미 대남 관련까지 부여했다면 그야말로 2인자라고 할 수 있죠.”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은 앞서 2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김 제1부부장이 조직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박형중 박사는 김 위원장이 권한과 책임을 측근들에게 넘기는 것은 집권 9년차의 경험에서 비롯된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형중 박사] “김정은 입장에서 지금 거의 10년이 돼가는 데 10년 동안 부하들을 여러 종류로 경험도 해보고 그 다음에 각 분야마다 어떤 현안이 있고 어떤 제안이 있는가들을 대략 파악을 하면 초기에 비해선 훨씬 더 분산적인 업무위임식 시스템을 만들려고 할 수 있다고 보고, 그게 또 사실상 경향이라고 보거든요.”

이와 함께 `선군정치’를 표방하며 국방위원회라는 국가기구를 중심으로 군부를 앞세워 국가를 운영했던 김정일 시대와 달리 당 중심 국가체제로 복원하려는 흐름도 한층 가속화되고 있는 양상입니다.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서만 2월과 4월, 그리고 6월에 각 한 차례, 7월과 8월 각 두 차례 등 모두 7차례 당 정치국 회의와 정무국 회의를 직접 주재했습니다. 또 내년 1월 8차 당 대회를 예고한 상태입니다.

또 지난 13일 열린 당 정치국 회의에선 김덕훈 신임 내각총리와 리병철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되면서 당 최고지도부라고 할 수 있는 상무위원회는 김정은·최룡해·박봉주 ‘3인 체제’에서 ‘5인 체제’로 확대됐습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황일도 교수는 김 위원장에게 선군정치는 동구권의 몰락을 경험하면서 채택된 일종의 전시 비상체제였다며, 2017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으니 이젠 당 중심의 국가운영체제로 돌아가겠다는 게 김 위원장의 논리라고 분석했습니다.

황 교수는 내각에 위임한 경제 분야를 제외한 나머지 국정 전반을 당이 관장하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황일도 교수] “경제 분야를 제외한 국가운영 전반의 핵심 기능을 예전에 국방위원회, 그리고 김정은 초기에 국무위원회가 수행하던 실무적인 집행 기능까지도 당 정무국이라는 조직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관장하겠다는 의지가 보이거든요.”

황 교수는 실제로 최근 북한 매체들의 여러 보도 내용이나 정책집행 경로를 보면 대부분 국무위원회발이 아닌 노동당발로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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