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해 불법 입국한 이주자에 대한 망명 자격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습니다.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이 청문회에 출석해 공화당 의원들의 사법제도 정치화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이어서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천지가 500대 기업을 선정하면서 밝힌 장수기업들의 비결을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남부 국경을 통제하는 방안을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4일 멕시코와 맞닿은 미 남부 국경을 통해 불법으로 입국한 이주자들에 대한 망명 신청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이러한 조처로 이민 시스템을 고칠 수는 없지만, 어려운 (국경) 문제를 더 잘 관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행정명령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한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내용 들어보죠.
진행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불법적으로 남쪽 국경을 넘는 이주자들의 망명 신청을 금지하는 조처들을 발표한다”며 “적법한 절차를 통해 입국한 뒤 망명을 신청하지 않는 한 남부 국경에서 망명 신청이 제한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합법적인 절차에 따른 망명은 계속 가능하지만, “허가 없이 불법으로 오기로 선택한 사람들은 망명과 미국 체류가 제한된다”고 설명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This action will help us to gain control of our border, restore order to the process…”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이 조처는 우리가 국경을 통제하고 질서를 회복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며 “불법 입국하려는 사람들의 숫자가 우리 시스템이 실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준으로 줄어들 때까지, 해당 금지 조처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민 시스템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규모가 어느 정도 될까요?
기자) 미 정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일주일 동안 체포된 불법 이주자가 하루 평균 2천500명이 넘을 경우에 망명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수가 하루 평균 1천500명 아래 수준으로 떨어지면 해당 조처가 중단됩니다. 앞서 하루 4천 명이란 얘기도 나왔었는데요. 2천500명으로 확정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언제부터 새 정책이 시행에 들어가는 겁니까?
기자) 즉각 발효됩니다. CBS 뉴스가 보도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 국경순찰대원들은 지난 5월 1일부터 21일까지 하루 평균 3천700명의 불법 입국자들을 체포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기준 2천500명 수준을 넘어선 상태인 겁니다.
진행자) 이주자가 미국에 망명 신청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기자) 미국 국경을 넘기 전에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출시한 스마트폰 앱 ‘CBP One’을 통해 망명 신청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그런데 해당 신청 없이,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은 사람은 이제 국적을 불문하고 즉각 추방 대상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만약 국경을 불법으로 넘다 적발된 경우 최소 5년간 재입국이 금지되고 형사 기소될 가능성도 있는데요. 다만, 일부 예외는 있습니다. 동반자가 없는 아동과 인신매매 피해자, 의료적으로 응급 상황에 놓인 사람 등은 예외 대상에 포함됩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이렇게 새로운 망명 정책을 발표하게 된 배경에 관해서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4개월 전 국경 단속을 강화하는 초당적 합의에 도달했지만, 공화당 일부가 이탈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도널드 트럼프가 그렇게 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요. 이어 “트럼프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를 공격하는 데 이용하려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지만, 이날(4일) 남부 국경 지역에 주로 거주하고 일하는 초당적인 주지사들과 연방 의원들, 시장, 법 집행 관리들이 자신과 함께했다고 밝혔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 다시 들어보시죠.
[녹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They know the border is not a political issue to be weaponized — the responsibility we have to share to do something about it.”
기자) “그들은 국경이 무기화할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뭔가를 하기 위해 우리가 공유해야 하는 책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그들은 워싱턴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 게임을 볼 시간이 없으며, 국민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남부 국경에 이주민들이 급증해서 상황이 아주 나쁘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왜 이렇게 관련 입법이 힘든 걸까요?
기자) 작년에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등에 대한 안보 지원안에 국경 문제를 묶어서 처리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입법에는 실패했는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의원들에게 법안 처리를 하지 말라고 압박한 데 따른 결과였습니다. 이에 대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남부 국경 문제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격 소재로 삼아 대선 때까지 끌고 가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그간 표방했던 건 포용적인 이민 정책 아니었나요?
기자) 맞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당시만 해도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정책을 비판하며, 인도적인 국경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남부 국경 상황이 악화되고 여론이 나빠지면서 결국 국경 통제라는 강경책을 들고나온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나 자신의 정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민 정책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점에서 다르다는 거죠?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나는 이민이 미국의 생명선이 되어 왔다는 것을 믿는다”며 따라서 “이민자들을 악마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불법 이주자들을 비하하고, 논란 많은 이민 정책을 펼친 것을 언급한 건데요. “나는 결코 이민자들이 혈통을 오염시킨다고 표현하지 않을 것”이며, “국경에서 아이들을 가족으로부터 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새로운 행정명령을 발표한 데 대한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을 인식해 내린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는 “선거가 몇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발동해 자신이 이 위기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는데요. 일한 오마르 하원의원은 “이 행정명령은 미국의 건국 원칙에 대한 배신일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윤리에 어긋난다”고 밝혔습니다. 이민자 옹호 단체 쪽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미국 최대 인권 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측은 새 정책의 시행을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도 반응을 보였나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영상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정치적 쇼라고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4년 가까운 실패 끝에, “조 바이든은 마침내 국경에 관해 무언가를 하려는 척하고 있다”며 “이것은 모두 ‘쇼’다. 왜냐하면 3주 후 우리가 토론하는 것을 그가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27일 첫 TV 토론을 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이 의회 청문회에 참석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갈랜드 장관이 4일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했습니다. 갈랜드 장관은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법제도를 정치화했다는 공화당 의원들의 주장을 일축하며 법무부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주 형사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이후 법무장관이 처음으로 청문회에 출석한 거라고요?
기자) 맞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은 뉴욕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하고, 또 34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평결을 받게 된 배후에 연방 법무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갈랜드 장관은 이런 주장은 ‘음모론’이며, 법 집행과 관련해 “근거 없고 극도로 위험한 거짓”이 퍼지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진행자) 갈랜드 장관은 이런 음모론에 어떻게 대처하겠다고 밝혔습니까?
기자) 갈랜드 장관은 정치가 법무부의 독립적인 범죄 수사를 방해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갈랜드 장관은 이어 “나는 겁먹지 않을 것이고 법무부도 겁먹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정치적 영향력에 무관하게 계속해서 업무를 수행할 것이고 민주주의 수호에 있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의혹 외에 또 다른 혐의로 형사 기소되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조지아주에서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고요. 갈랜드 장관이 임명한 잭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후 기밀문서를 유출한 혐의와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시도한 혐의에 관해 각각 기소했습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소속인 짐 조던 법사위원장은 “많은 미국인이 우리 사법제도에 이중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실제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믿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공화당 의원들은 특히 연방 특검의 수사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일부 공화당 의원은 특검 수사 활동비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공화당 하원은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의혹에 대한 로버트 허 특검의 조사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 증언 녹음본 제출을 요구했지만, 갈랜드 장관은 이를 거부하자 갈랜드 장관을 의회 모독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갈랜드 장관은 일부 의원들이 적법한 목적 없이 민감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법무부가 정치화되고 있다는 공화당 의원들 주장에 민주당 의원들은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갈랜드 장관을 옹호하며 법무부가 공화당원만을 표적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주에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 씨의 총기 불법 소지 혐의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 것을 언급했습니다. 또 저명한 민주당 의원들이 형사 기소된 점도 거론했는데요. 뉴저주의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은 부패 혐의로 기소됐고요. 텍사스주의 헨리 쿠엘라 하원의원도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마지막은 기업 소식입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4일 올해 500대 기업을 선정해 발표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은 물론, 세계에서 가장 큰 소매업체로 꼽히는 월마트가 1위에 올랐고요.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이 2위, 휴대전화기 아이폰으로 유명한 애플이 3위, 의료 서비스 업체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이 4위, 유명 투자자 워런 버핏 씨의 버크셔해서웨이가 5위였습니다. 그밖에 의약품, 잡화 소매업체인 CVS Health, 정유회사 엑손모빌, 검색업체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등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기자) 그런데 올해는 포천지가 500대 기업을 발표한 지 70주년을 맞는 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꾸준히 이름을 올린 기업 명단을 공개했는데요. 포천지가 선정한 장수기업은 49개입니다. 자동차 제조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 에너지기업 엑손모빌, 산업기계를 생산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 에너지기업 셰브런, 항공방위산업체인 보잉, 제너럴 밀, IBM, 코카콜라, 크래프트 하인즈, 존슨앤드존슨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 70년 동안 포천 선정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기업의 특징은 제조업체 또는 석유회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진행자) 포천지가 500대 기업을 처음 발표한 게 1955년의 일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포천지는 매출액 기준으로 최대 기업을 선정하는데요. 당시에는 미국이 제조업 분야의 선두 주자였기 때문에 세계 산업생산량의 절반은 미국에서 생산됐습니다. 우선 1955년 기준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6개 기업이 자동차 제조회사거나 석유기업이었습니다. 당시엔 제너럴모터스가 1위, 크라이슬러 (Chrysler)가 6위, 에너지 기업인 엑손이 6위, 모빌이 9위였습니다. 이외에 철강제조업체와 정육업체 등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포천이 밝힌 장수기업들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기자)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말씀 드린 것처럼 자동차와 관련된 기업이 장수했다는 사실입니다. 자동차 제조회사나 에너지 기업들이 많았습니다. 이어 담배회사를 포함한 식품업체 10개 기업이 장수기업으로 선정돼 다른 부분보다 많았습니다. 보잉이나 록히드마틴처럼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해 장수한 기업도 있었습니다. 인수합병은 항공우주산업과 방위산업 분야에서 두드러진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진행자) 70년간 500대 기업 안에 포함됐다니, 역사가 긴 기업도 많겠군요.
기자) 네. 49개 기업 중에는 설립한 지 100년이 넘는 기업이 있습니다. 다우케미컬과 듀폰이 합병해 창립된 듀폰은 153년이 됐습니다. 치약, 칫솔과 샴푸 등 소비재 판매기업 콜게이트-팜올리브는 149년, 마찬가지로 소비재 기업으로 P&G라고도 하는 프록터&갬블이 118년이 됐습니다.
진행자) 대기업이라고 해서 포천 500대 기업에 영속적으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아닐 테고, 70년 동안 큰 기업으로 존속한다는 것, 매우 어려운 일이겠죠.
기자) 포천지의 앨리슨 션텔 편집장은 70년 동안 큰 성공을 거두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대기업의 수명은 수십 년에 불과하다고 하고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회장을 인용해 혁신을 중요한 가치로 꼽았고, 올해 13위에 오른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10년 전만 해도 부진한 기업이었지만 탈바꿈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내 500대 기업이 미국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도 크겠지요.
기자) 네 올해 포천 선정 500대 기업은 누적 매출액이 18.1조 달러에 직원 수는 3천40만 명입니다. 1955년 기준 49개 기업의 매출은 2023년 가치로 환산했을 때 4천60억 달러, 작년에는 2조4천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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