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의 러시아 편입을 묻는 주민투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탈리아 총선에서 우파 연합이 승리한 가운데 첫 여성 총리 탄생을 눈앞에 두게 됐습니다. 이어서, 중국 정부가 신장에서 위구르족 등의 소수 민족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방 국가들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특별 토론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은 우크라이나 관련한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해 미국이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군요?
기자) 네, 미국의 외교, 안보 수장이 일제히 이를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먼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입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25일 'NBC'와 'CBS' 등 다수의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혔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특히 NBC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선을 넘는다면 이에 대해 러시아에 재앙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재앙적인 결과라는 거죠?
기자) 설리번 보좌관은 방송에선 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다만, 미국은 러시아에 비공개로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훨씬 더 구체적으로 밝힌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이 그동안 이에 대해 이야기해왔던 만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 러시아가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역시 이와 관련해 말했다고 하죠?
기자) 네, 블링컨 장관은 'CBS' 방송의 일요 시사 프로그램 '60분'에 출연해 "미국이 러시아 측에 공개적 혹은 비공개적으로 핵무기 사용에 대해 부정확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분명하게 말해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러시아가 미국으로부터 이 점에 대해서 들었다는 것과 (핵무기 사용) 결과가 매우 끔찍할 것임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미국 측이 이처럼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대해 경고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죠?
기자) 이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병합 움직임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주와 자포리자 주의 러시아군 점령지, 그리고 동부 돈바스의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시크인민공화국(LPR)이 자리잡은 도네츠크주와 루한시크주 일부 등지에서 러시아 병합 찬반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가 진행 중인데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4일, 해당 지역이 러시아에 편입되면 이를 방어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완전한 보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 연방의 모든 법규와 원칙, 전략은 영토 전체에 적용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시 말해, 자국의 영토에 대한 방어를 위해 핵무기도 사용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겁니다.
진행자) 주민투표는 언제까지 진행되죠?
기자) 네, 27일까지 계속됩니다. 러시아 당국은 이 주민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들을 자국의 영토로 편입한다는 계획인데요. 타스 통신 등은 최근 보도에서 러시아 국가 두마(하원) 이 오는 29일 우크라이나 일부를 합병하는 법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물론, 미국 등 국제 사회는 이번 주민투표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사안 계속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러시아가 최근 부분 동원령을 내리고 징집을 시작했는데요. 반발이 거세다고 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징집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러시아의 인권 감시 단체 'OVD-Info'는 지금까지 징집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구금된 사람이 2천 명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더해서, 징집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를 떠나는 사람도 많습니다. 핀란드 당국은 지난 주말 사이 핀란드 국경을 넘어온 러시아 사람들의 수가 거의 1만7천 명에 달한다면서, 이는 한 주 전보다 80%나 늘어난 수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인들에게 징집에 참여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네, 젤렌스키 대통령은 25일 화상 연설에서 징집에 반대하는 시위를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연설에서 "당신들의 자녀들이 죽음으로 보내지지 않도록 계속 투쟁하라"고 말하면서 "아버지의 입장으로 말하는 것"이라며 "우리 아이들의 목숨을 빼앗으러 오면 살아서 돌아가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러시아군의 탈영병들에게도 항복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범죄자가 될 위험에 처하기보다는 차라리 우크라이나에 항복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는 국제협약에 따라서 탈영병을 대우할 것이며 러시아의 처벌을 두려워할 경우, 러시아로 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탈영병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에 서명했죠?
기자) 맞습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탈영하는 군인이 늘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4일 자진으로 항복하거나 탈영, 징병 명령에 응하지 않는 자에 대해 최대 징역 10년형을 부과할 것이라는 내용의 군 동원 관련 법안에 서명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진행되고 있는 전쟁 소식도 살펴보겠습니다. 러시아의 공격이 계속 이어지고 있죠?
기자) 네, 우크라이나 당국은 26일, 40개 이상의 지역에 러시아군의 포격이 가해졌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이날(26일) 발표에서 러시아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미사일 5발을 발사하고 12번의 공습을 단행했으며 다연장 로켓 추진식 수류탄 80발 이상을 발사했다고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 남부 사령부는 또 이날 러시아군이 보낸 드론 2대가 오데사 지역에 있던 군수품과 충돌해 불이 나고 탄약이 폭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아직 확인된 사상자는 없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군도 반격했나요?
기자) 네, 총참모부는 러시아 공격에 대응해 우크라이나 공군이 33차례 강습을 단행해 적진 25곳을 타격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이탈리아 소식입니다. 이탈리아가 총선 결과가 나왔군요?
기자) 네, 25일 실시된 이탈리아 조기 총선에서 ‘이탈리아 형제들(FdI)’ 정당을 중심으로 한 우파 연합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앞서 이들 우파 연합의 지지율은 40% 이상으로 '민주당'과 '아치오네' 등 중도 좌파 연합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결국 실제 선거 결과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우파 연합의 득표율은 어떻게 나왔나요?
기자) 네, 내무부 자료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대표가 이끄는 이탈리아 형제들의 득표율은 26%가량이고요. 마테오 살비니 전 부총리가 이끄는 ‘동맹’은 9%, 그리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는 8%를 기록했습니다. 이들을 모두 합치면 40%가량의 득표율로, 이는 의회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을 차지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한편, 이번 총선 투표율은 64%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되면 차기 총리는 우파 연합에서 최대 지분을 확보한 ‘이탈리아 형제들’의 대표가 맡게 되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이탈리아는 사상 최초로 여성 총리의 탄생을 눈앞에 뒀습니다. 멜로니 대표는 이날(26일) 승리를 확인하며 국가 단합을 호소했습니다. 멜로니 대표는 기자들에게 "우리가 국가 운영을 위해 부름을 받았다면, 국민 통합이라는 목적으로 모든 이탈리아 국민을 위해서 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멜로니 대표는 로마 출신으로 반이민, 반유럽통합을 주장하고 있는데요. 2차 세계대전 이래 가장 강력한 초극우파 총리가 등장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선거에서 패한 민주당 진영에선 어떤 입장이 나왔나요?
기자) 엔리코 레타 민주당(PD) 대표는 이날(26일) 선거 패배의 책임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레타 대표는 멜라니 대표의 승리를 "이탈리아, 그리고 유럽에 있어 슬픈 날"이라고 패배 소감을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탈리아의 총선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치러졌는데요. 이탈리아의 외교 정책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기자) 'AP' 통신은 멜라니 대표가 이끄는 새 정부에서도 현 정부의 외교 정책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통신은 친 나토(NATO) 지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 등의 외교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멜라니 대표와 다르게 살비니 전 부총리와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러시아에 대해 다른 입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도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멜라니 대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살비니 전 부총리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이탈리아의 산업에 해를 가한다며 경고했습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침공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에 의해 강요받은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앞으로 들어설 이탈리아 차기 정부는 큰 경제 문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죠?
기자) 맞습니다. 무엇보다 치솟는 에너지 가격은 이탈리아 경제를 불안정하게 하는 가장 큰 부분입니다. 마리오 드라기 현 총리는 치솟은 에너지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으로 400억 유로를 할당했는데 높은 에너지 가격이 지속되면서 추가 조치가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일각에선 이런 문제가 이탈리아의 경기 침체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합니다. 이탈리아의 부채 규모는 2조8천억 유로로, 부채 비율이 GDP의 150%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진행자) 새 정부는 언제쯤 구성될까요?
기자) 새 국회의 개원은 10월 13일로 예정되어 있는데요. 따라서 차기 정부 구성은 그 이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 이번 이탈리아 총선 결과에 대한 각국 반응도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6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탈리아는 미국의 필수적인 동맹이자 강력한 민주주의, 소중한 파트너라며, 자유롭고 독립적인 우크라이나 지원, 인권 존중, 지속 가능한 경제적 미래 등 공동의 목표에 관해 이탈리아 정부와 논의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실은 “이웃이자 친구로서 계속 협력해야 한다”는 반응을 내놓았고요. 에릭 마머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새 이탈리아 정부와 건설적인 협력을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 보겠습니다. 서방 진영에서 중국 신장 자치구의 인권 탄압 문제를 유엔 인권이사회 무대에서 토론하자는 제안이 나왔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이 주축이 된 서방 진영이 26일 유엔 인권이사회에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는데요. 신장 지역에서 소수 민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 문제에 대해 특별 토론을 열 것을 제안하는 내용입니다.
진행자) 미국 외 어느 나라가 참여했습니까?
기자) 영국을 비롯해 캐나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등이 동참했습니다. 이들은 내년 2월부터 시작되는 유엔 인권이사회 다음 회기에서 이 문제를 다룰 것을 제안했는데요. 만약 이번 제안이 받아들여지게 되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중국 관련한 인권 문제가 다뤄지는 첫 사례가 됩니다.
진행자) 특별 토론이 열리게 될지는 어떻게 정해지죠?
기자) 네, 유엔 인권이사회의 올해 회기가 오는 10월에 종료되는데요. 회기 종료 전에 이사국들의 표결을 통해 결정하게 됩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은 총 47개국인데요. 결의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과반 지지가 필요합니다. 이사국은 각국이 진영별로 나누어져 있는 만큼, 이번 결의안 통과 여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이번 결의안의 목적은 뭐죠?
기자) 유엔 인권이사회 차원에서 중국의 인권 탄압 문제를 토론하자는 겁니다. 이는 이사회 차원에서 중국의 인권 탄압을 규탄하고 이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표하자는 것보다는 그 수위가 낮습니다. 다만, 신장 자치구 내의 위구르족 등 소수 민족에 대한 인권 탄압 지적에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이는 중국을 자극할 수는 있습니다.
진행자) 서방 진영 일부에선 중국의 인권 탄압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는 데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일부 서방국 외교관들은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해 강경한 결의안을 내놓을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 측과 정치적, 경제적으로 강한 연대를 가지고 있는 국가들을 소외시키거나 압박할 수도 있다는 건데요. 이들은 또 국제적으로 중국이 얼마나 많은 지지를 동원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런데 이번에 미국 등 서방 진영에서의 특별토론 제안은 어떤 맥락에서 나온 건가요?
기자) 최근 유엔 차원에서 신장 지역에 대한 인권 보고서가 제출된 데 따른 겁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지난달 중국 신장 지역에 거주하는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 당국의 처우와 인권 실태를 다룬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 발표된 보고서 내용 간략하게 살펴볼까요?
기자)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이른바 ‘대테러’ 전략과 ‘대극단주의’ 전략을 적용하는 가운데 신장 지역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가 자행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위구르족과 이슬람교를 믿는 다른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임의적이고 차별적인 구금은 ‘반인도 범죄’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진행자) 신장 지역은 중국의 어느 지역에 있는 곳이죠?
기자) 네, 중국 최서북단에 있는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는 위구르족과 여러 소수민족 등 1천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요.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입니다. 국제 인권 단체들의 지적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1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100개가 넘는 강제 수용소에 수용되고 있고, 특히 이곳에서 강제노동과 성폭행 등의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당시 보고서 발표에 대해 중국 측이 강하게 반발했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 측은 해당 보고서가 “불법적이고 무효이며 완전히 허위인 보고서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국은 특히 대표단을 인권이사회 사무소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로 파견해 이에 맞설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번 특별 토론 개최 요구 결의안에 대한 중국 측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