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이 다음 달부터 약 700개에 달하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할 방침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중국 내 사망자가 18일 기준 1천880명을 넘어섰습니다. 터키 당국이 700명에 가까운 반정부 인사에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해제할 방침이라고요.
기자) 네, 중국 정부가 그동안 미국과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추가로 부과했던 약 700개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할 방침입니다. 중국 재정부는 18일, 해당 기업들은 오는 3월 2일부터 신청서를 제출하라는 내용의 공고를 발표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기업들이 해당하는 겁니까?
기자) 주로 농산물과 에너지 분야 기업들이 해당하는데요. 해당 품목은 돼지고기, 소고기, 대두, 옥수수, 밀, 에탄올, 액화천연가스, 원유, 일부 의료 장비 등 총 696개 제품입니다. 이런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중국 내 기업들은 3월 2일부터 신청서를 제출하면 되고요. 심사를 거쳐 조건에 부합하는 기업들은 추가 관세가 면제됩니다.
진행자) 미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의 관세 면제 조처,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기자) 네, 세 번째입니다. 중국은 지난 12월 6일, 일부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를 면제했고요. 또 약 열흘 만에 추가로 미국산 고밀도 폴리에틸렌, 파라핀, 미네랄오일 등 6개 품목에 부과했던 추가 관세를 면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거의 700개에 달하는 제품이 해당하니까 대규모 면제가 이뤄지는 건데요. 그럼 이번 조처가 미국과 중국 간 1단계 무역 합의의 일환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1년 넘게 무역 갈등을 벌이다 지난 1월 극적으로 1단계 무역 합의에 도달했는데요. 중국은 이 합의에서 향후 2년간 2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기로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 1단계 무역 합의는 지난 2월 14일부터 발효됐는데요. 하지만 중국 정부가 서둘러 이런 조처를 내놓은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직격탄을 받은 중국 경제를 회생시키고, 미국에 1단계 무역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각에서는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현재 중국의 많은 생산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고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고요. 관광업계도 초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바이러스 감염 사태를 우려해 당국이 주민들의 외출 자제를 권고하면서 소비가 급감하는 등 중국 경제가 크게 휘청거리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일부 경제 전문가는 중국이 과연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제대로 지킬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우려에 대해 중국 지도부는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이 여전히 1단계 합의를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는데요. 이 통화에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산 제품과 서비스 구매 약속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중국 정부가 추가 관세를 면제하는 조처가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기자)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추가로 올렸던 관세를 내려주지 않으면 미국산 제품은 중국에서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관세가 붙은 만큼 물건값은 더 비쌀 수밖에 없는데요. 중국 정부가 자국의 기업들에게 관세 면제 신청을 받고, 미국산 제품 구매를 독려하지 않으면 중국 업자들은 보다 싼 다른 나라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 그동안 서로 고율의 관세를 주고 받아왔는데, 가장 높은 관세율이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현재로서는 25%입니다. 미국 정부가 지난 2018년 7월, 중국산 제품 약 34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 25%를 부과했고요. 이에 중국도 대두 등 미국산 제품 340억 달러어치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맞대응에 나서면서 이른바 세계 제1위와 2위 경제 대국의 무역 전쟁이 시작됐는데요. 양국의 무역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은 25%로 올렸던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의 관세를 5% 더 인상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사망자가 여전히 늘고 있군요.
기자) 네, 중국 본토에서 17일 98명의 사망자가 더 발생하면서 18일 현재, 중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자는 총 1천868명으로 늘었습니다.
진행자) 중국 내 확진자는 얼마나 됩니까?
기자) 1천880여 명의 확진자가 더 발생하면서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는 7만2천400여 명입니다. 지난 1월 이래 확진자가 2천 명 아래로 내려간 건 처음입니다. 사망자와 확진자의 대부분은 여전히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발병한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에서 나왔습니다.
진행자) 중국 밖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까지 홍콩과 마카오 등 중화권 지역과 26개 국가에서 약 830건의 감염 확진 사례가 발견됐고 5명은 사망했습니다. 이달 초, 홍콩에서 30대 남성이 사망했고요. 필리핀에서도 중국인 국적자 1명이 사망했습니다. 또 우한에서 치료를 받던 60대 미국인과 일본인 1명도 사망했는데요. 이 80대 일본인은 당초 감염 의심 환자로 구분됐다가 사후 감염된 것이 확인된 사례입니다. 그리고 유럽에서는 최초로 프랑스에서 지난주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이 남성은 80대 중국인 관광객이었습니다.
진행자) 한국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최근 중국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온 30대 남성이 18일 폐렴 증상으로 갑자기 사망해 우려를 낳았는데요. 한국 방역 당국은 이날 오후, 사망자에 대한 검진 결과 음성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붙어있는 한국민들 사이에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감염자가 집단 발생해서 지금 일본 요코하마 항구에 정박 중인 크루즈 선의 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18일, 감염자 88명이 더 확인됐습니다. 이들 중 65명은 발열이나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이로써 지난 3일부터 요코하마항에 격리된 채 정박돼 있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모두 542명으로 늘었습니다.
진행자) 일본 정부가 당초 일부 승객에 대해서만 검역을 시행해 비판을 받지 않았습니까? 현재 어느 정도나 검역이 진행됐습니까?
기자) 일본 후생성은 현재 승객 전원의 검체는 채취했으며 이들 중 2천400여 명에 대해서는 검사를 마쳤다고 밝혔는데요. 이 가운데 음성으로 판정된 승객들의 경우, 19일부터 하선 조처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는 앞서 80대 고령자로 지병이 있거나 객실에 창문이 없는 사람들에 한해서는 하선을 허용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일부 정부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서 자국민들을 데려오고 있죠?
기자) 네, 미국 정부가 17일 전세기를 띄워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 타고 있던 미국인 약 300명을 미국으로 데려왔습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가 요코하마항에 격리 조처된 지 약 2주 만인데요. 이들 중 14명은 감염 확진자들입니다.
진행자) 한국도 자국민들을 데려오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현재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에는 한국민이 14명 승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국 정부는 19일 새벽, 공군 수송기를 띄워 본인의 희망에 따라 7명을 데려올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터키 당국이 또 반정부 인사 색출 작업에 나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터키 검찰이 군인과 공무원 등 700명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18일, 이슬람 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조직과 연관된 혐의로 695명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귈렌은 4년 전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터키 당국은 귈렌의 조직을 국가의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테러 조직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 쿠데타는 실패로 돌아가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난 2016년 7월, 터키 군부가 수도 앙카라와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주요 국가시설들을 장악하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몰아내려고 쿠데타를 시도했지만, 불발에 그쳤는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의 배후로 귈렌을 지목했습니다.
진행자) 펫훌라흐 귈렌이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터키의 저명한 이슬람 학자입니다. 한때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였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내각제를 대통령중심제로 바꾸려고 시도하면서 적대적인 관계로 돌아섰습니다. 지난 1999년 미국에 온 귈렌은 자진해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고요. 현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거주하고 있는데요. 자신이 쿠데타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에 터키 당국이 체포한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아나돌루 통신은 우선, 지난 2009년 경찰서장 진급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혐의로 귈렌 추종자 467명에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경찰이 터키 내 46개 지역에서 동시에 급습작전을 진행했다고 전했는데요. 이들 외에, 임관되지 않은 전현직 군인 157명과 이슬람 성직자 71명에도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경찰 서장 진급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한 사람들이 색출대상이 된 이유가 뭡니까?
기자) 터키 당국은 귈렌 추종자들이 국가 기관 시험의 정보를 흘리거나, 편파적인 평가를 하는 등의 부정행위를 통해 각 정부 기관에 침투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터키 당국은 귈렌 추종자들이 공무원 시험 부정행위에 가담했다며 외무부 직원을 대거 구금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쿠데타가 불발된 이후에 터키 당국이 계속 혐의자들을 체포하고 있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쿠데타 당시 250여 명이 사망하고 2천여 명이 부상했는데요. 이후 터키 당국은 쿠데타 가담 세력 색출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지난 4년간 총 7만7천여 명을 구금했습니다. 이 외에 13만 명에 달하는 군인과 공무원은 해임되거나 정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터키 당국의 이런 조처에 대한 국제 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서방 국가들과 국제 인권 단체들은 터키 정부가 실패한 쿠데타를 구실로 삼아 반정부 인사를 탄압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귈렌의 신병을 둘러싸고 미국과도 논란을 빚지 않았나요?
기자) 맞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 측에 귈렌의 송환을 계속 요구했는데요. 그러자 미국은 터키에 억류돼 있는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면 귈렌을 송환하겠다고 제의했습니다. 터키 당국은 브런슨 목사가 귈렌 추종 조직을 돕는 한편, 간첩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브런슨 목사를 억류하고 있었는데요. 미국이 높은 관세 등 경제 보복으로 압박하자, 터키 법원은 결국 지난 2018년 10월, 브런슨 목사를 석방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귈렌 송환을 거부하면서 양국 간의 갈등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