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다웨이 방북, 교착상황 해소 기대 못해"

17일 우다웨이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가운데)가 평양 공항에서 도착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우다웨이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의 갑작스런 방북이 현 시점에서 별 실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가 북한의 비핵화 협상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17일 북한을 전격 방문한 데 대해, 6자회담 재개를 둘러싼 현재의 교착 상황을 해결하는데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 관계자는 18일 ‘VOA’와의 통화에서 우 대표의 방북이 관련국들과 사전협의 없이 이뤄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당초 미국 측이 다음 주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간 만남을 앞두고 우 대표의 미국 방문을 계속 요청했지만 우 대표가 미국 대신 북한을 찾았다고 전했습니다.

또 한국도 우 대표의 방북에 대해 미리 통보 받은 게 없었고 한국 정부는 우 대표의 갑작스런 방북에 의아해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우 대표의 방북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점증하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북한이 최근 핵 무력 과시까지 얘기하면서 대미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 특히 미사일 발사까지 포함해 정세가 긴장될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우려, 이런 것들을 점검하면서 정세를 관리하려는 목적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또 6자회담의 교착상태와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가 북 핵 협상에 미칠 영향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악화되면 북한 비핵화 협상에 필요한 관련국들의 협력을 기대하기 힘들게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입니다.

또 이란과 시리아 등 중동 문제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북 핵 문제가 미국 등 관련국들의 현안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리게 되면 교착상태는 한층 더 길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장용석 박사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북한이 한층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핵을 포기하는 대가로 강대국들로부터 영토 통합과 안전을 보장받고 경제적 혜택도 누린, 북한이 본받아야 할 국가로 거론되곤 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분열의 길로 들어서면서 강대국들의 대결의 장으로 치닫게 되면 거꾸로 북한이 대내외적으로 핵 보유의 당위성을 선전하는 사례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