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무부, 북한에 대북 특사 관련 논의 제의…킹 특사 고집 안해”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 매튜 토드 밀러 씨(오른쪽). 지난 14일 북한 최고재판소에서 6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정부가 억류 미국인 석방을 위한 대북 특사 선정을 놓고 북한 당국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만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무부가 북한 당국에 억류 미국인 석방을 위한 대북 특사 파견 관련 협의를 제의했다고 미-북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이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1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무부가 특사 후보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며 조속히 이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을 북한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대북 특사로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만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 당국에 어떤 급의 인사를 원하는지 알려달라고 문의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북한 측은 특사 후보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지는 않은 채 억류 미국인들의 “불법 행위”를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는 원칙만 미국 측에 전했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국무부는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VOA’의 질문에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의 지난 2일 발언을 인용하며, 해외에 나가 있는 미국인들의 안녕과 안전보다 더 중요한 우선순위는 없다는 원칙 아래 모든 수단을 다 강구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인들을 귀환시키기 위해 미국 정부가 기울이는 모든 노력을 공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도 거듭 확인했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세 명은 지난 1일 당국의 허가 아래 진행된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의 석방을 위해 미국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케네스 배 씨의 경우에는 억류기간이 1년10개월에 이르면서 이들을 어떤 식으로든 석방시켜야 한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치적 부담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8월에 이어 올해 2월에도 배 씨 석방 협상을 위해 킹 특사를 초청한 뒤 갑자기 취소했었습니다.

여기에 리동일 북한 유엔대표부 차석대사가 지난 4월 킹 특사의 방북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미국 정부로서는 자국민 보호 의무와 특사 파견 여부를 놓고 고심해 왔습니다.

특히 킹 특사 카드를 제시해왔던 국무부가 최근 들어 다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모든 수단을 다 사용할 것”, “관련 노력을 일일이 거론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제3의 고위급 특사 파견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미국은 이미 2009년 여기자 두 명의 석방을 위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2010년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 석방을 위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평양에 파견한 전례가 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