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지난해 말 처형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잔존 세력을 청산하는 작업이 또 다시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2단계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현성일 수석연구위원은 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김정은 정권 3년 평가와 2015년 남북관계 전망’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의 주제발표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장 전 부위원장을 처형한 뒤 그의 파벌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을 진행했다가 내부적인 동요 때문에 올해 초 이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 수석연구위원은 하지만 지난 8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명령으로 당 조직지도부가 현대판 종파일당이 집행했던 문제를 전면 재검증하고 간부들의 충실성을 검증해 이색분자를 색출해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당과 국가안전보위부, 군 등 검열기관들이 총동원 돼 지방간부는 물론이고 해외주재 공관원과 상사원들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사정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현성일 수석연구위원] “장성택 숙청 이후 장성택 여독 청산이라고 하면서 정말 엄청난 내부적 권력층 숙청이 지금까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고요.”
현 수석연구위원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장 전 부위원장과 연계됐다는 이유로 중앙과 지방당 간부 10여 명이 강건군관학교에서 공개 총살됐습니다.
이송길 해주시당 책임비서 등 황해남도 간부들의 경우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횡령 등 비리를 저질렀다는 죄목으로 같은 달 처형됐습니다.
또 당 재정경리부 간부들은 노래방에서 김 제1위원장 찬양 가요의 가사를 바꿔 부르다 적발돼 총살당했습니다.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선전선동부 간부 20여 명도 반당종파 혐의가 씌워졌고 뇌물수수와 여자 문제, 마약 복용 등의 죄목으로 9월 공개 총살됐다고 전했습니다.
현 수석연구위원은 특히 김 제1위원장이 지난 5월 발생한 평양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에 대해 ‘장성택 뿌리가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인민보안부 산하 건설 7총국 간부 20여 명을 총살하거나 오지로 추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인민보안부가 지은 것으로, 당시 장 전 부위원장이 인민보안부 등 공안기관을 총괄한 점을 지적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 때문에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은 7월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된 후 공개석상에서 사라졌고 인민보안부 병력인 내무군의 정치국장 강필훈도 상장에서 대좌로 3계급 강등됐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자에 오는 8일 장성택 숙청 1주년을 앞두고 배신과 변절을 경계하고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노동신문'은 제국주의자들의 개혁 바람에 혁명적 계급적 원칙을 팽개치고 배신의 길로 떨어진 자들도 나타났다며, 김 제1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양강도 삼지연 혁명전적지를 방문했던 일을 상기시켰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