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 중장기 불안정 요인 오히려 증폭"

북한의 김정은 제 1위원장이 오중흡 7련대 칭호를 수여받은 조선인민군 해군 제189군부대를 시찰했다고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체제가 단기적으로는 비교적 안정화를 이룬 듯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불안정 요인이 증폭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한국의 외교, 안보, 통일 관련 4개 국책연구기관의 학술회의 내용을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재 북한의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위상은 이미 선대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동격으로 격상됐다. 여기에는 김일성 주석의 ‘영상’과 ‘절대적 권위’를 빌려오는 지속적인 우상화 작업과 최고존엄의 과시 등이 동원됐다."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현성일 수석연구위원은 현재의 북한 김정은 제1위원장의 위상에 대해 이 같은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현 수석연구위원은 그러나 김정은 체제가 겉으로 보기에는 안정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체제불안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인들이 오히려 증폭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 배경으로는 현재 북한 권력층 사이에 ‘공동운명체 의식’이 크게 훼손된 점이 거론됐습니다.

더욱이 김정은체제 구축 작업은 권력층의 지속적인 물갈이와 세대교체를 거쳐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따라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권력층 전반을 완전히 자기 사람으로 채우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북한이 핵 개발 문제 등으로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지만 북한체제의 안정화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해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의 외교, 통일, 안보 분야 4개 국책연구기관은 15일 서울 국립외교원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내년 정세 전망을 주제로 공동 학술회의를 열고 김정은체제의 권력구도와 전망, 그리고 통일의 외교, 안보적 효과 등을 논의했습니다.

김진하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센터 소장은 북한의 핵과 경제 병진정책이 모순적 조치로서 친족세력과 군부 간의 대립과 갈등을 봉합하는 차원에서 단행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핵 개발은 국제사회와 갈등이 불가피한 정책이고, 경제개발 정책은 국제사회의 지원이 증대돼야 하는 것으로 두 정책이 원칙 없이 얼버무려졌다는 지적입니다.

김 소장은 김정은 체제 아래 북한 엘리트 세력의 균형은 불안정한 상호견제와 전술적 합종연횡으로 유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북한은 당과 군, 그리고 백두혈통 사이의 불안정한 균형 속에 김정은 제1위원장이 외형상 독재권을 누리고 있지만 통치연합 내부의 세력판도 변화는 언제든지 가능한 사건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