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이던 박영식 대장이 군 서열 2위의 자리에 오른 게 확인됐습니다. 한국 정부와 북한 전문가들은 박영식이 현영철 후임으로 새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군 부대 예술선전대 공연을 관람한 소식을 전하면서 수행한 박영식 대장의 이름을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에 이어 두 번째로 호명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박영식에 뒤이어 리영길 총참모장과 렴철성 총정치국 선전부국장,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 박정천 부총참모장 등의 순으로 소개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박영식이 황 총정치국장과 리 총참모장 사이에 불린 것은 군 서열 2위임을 공식화한 것으로 숙청된 현영철 후임으로 새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된 게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권력층 연구에 정통한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도 북한이 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이던 박영식을 인민무력부장에 발탁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 “북한에서 인민군 총정치국 부국장은 제1차관급에 해당되기 때문에 그의 직책이 변동되지 않았다면 장관급인 총참모장보다 먼저 호명될 순 없습니다”
박영식은 이에 앞서 현영철 숙청 이후인 지난달 29일 인민무력부 산하 종합양묘장 건설현장에서 시찰에 나선 김 제1위원장에게 경례하며 영접하는 모습과 대장 승진 사실이 확인돼 인민무력부장 자리에 올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박영식은 지난 1999년 4월 인민군 소장으로 진급한 뒤 중장으로 승진하기까지는 10년이나 걸렸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에 오르며 상장으로 진급한 뒤 1년 남짓 만에 대장 계급에 오를 만큼 초고속 승진 가도를 달렸습니다.
박영식이 총괄한 총정치국 조직부는 고위급 군 지휘관의 개인신상 자료를 관리하며 인사권을 담당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정통 야전군인 출신인 현영철과는 대비되는 이른바 군 내 정치간부의 핵심이라는 관측입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입니다.
[녹취: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 “이번에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을 인민무력부장에 임명했다는 것은 정치간부들의 군사간부들에 대한 우위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박영식의 임명으로 김정은 체제 들어 인민무력부장을 지낸 인물은 김영춘과 김정각, 김격식, 장정남, 현영철과 함께 모두 6 명이 됐습니다. 김 제1위원장 집권 후 인민무력부장은 6개월마다 교체된 셈입니다.
한편 새 인민무력부장 임명이 확실시 되면서 현영철의 숙청 여부를 놓고 한국 내 일부에서 제기된 의문도 사그라질 전망입니다.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북한 당국이 지난달 30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김 제1위원장에 대한 불경과 불충죄로 숙청한 뒤 처형했다는 첩보를 공개했지만 이후 북한 관영매체들이 방영한 기록영상에서 현영철의 모습이 삭제되지 않아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그러나 지난 4일 방영한 기록영화에선 현영철 모습이 담겨 있던 5차 군 훈련 일꾼대회 부분이 통째로 잘려 나가 현영철 흔적 지우기 작업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을 낳았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