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군 박영식 대장이 인민무력부장에 임명된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로써 박영식은 숙청된 현영철에 이어 김정은 집권 3년 반 만에 여섯 번째 인민무력부장에 올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N. Korea Names New Defense Chief'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1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 군사대표단과 라오스 고위 군사대표단의 회담 소식을 전하며 참가자 가운데 박영식 대장을 인민무력부장으로 소개했습니다.
지난 4월 말 현영철 당시 인민무력부장이 숙청된 뒤 후임 인민무력부장이 공식적으로 처음 확인된 겁니다.
이에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1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군 부대 예술선전대 공연 관람 보도에서 박영식을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바로 다음으로 호명해 인민무력부장 임명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박영식은 지난해 4월 군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에 오르며 상장이 됐고 현영철 숙청 뒤인 지난달 29일엔 대장까지 승진한 게 확인됐습니다.
전통적으로 야전 출신의 군사간부들의 자리로 여겨졌던 인민무력부장에 총정치국 출신의 정치간부인 박영식이 기용된 데 대해 김 제1위원장의 군부 통제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입니다.
[녹취: 정성장 박사/ 세종연구소]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출신 박영식을 인민무력부장 직에 임명함으로써 북한 군부 내 정치간부들의 영향력은 더 확대되는 반면 군사간부들의 입지는 더 줄어들고 김정은과 노동당의 군부 통제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영식의 인민무력부장 기용으로 김 제1위원장은 집권 이후 3년 반 동안 여섯 번째 인민무력부장을 앉혔습니다.
이 때문에 김 제1위원장의 인사 스타일로 미뤄볼 때 군부 통제를 위한 인사 실험이 앞으로도 계속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입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입니다.
[녹취: 김진무 한국 국방연구원 박사] “박영식은 오랫동안 총정치국에 있었기 때문에 인민무력부에 대한 운영 방식이나 지휘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거죠. 김정은의 지시사항이 제대로 먹히지 못하고 박영식이 무능을 보일 경우 김정은은 박영식을 또 다른 제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볼 수 있죠.”
`조선중앙통신'은 이와 함께 노광철 상장이 새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자리에 오른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라오스 고위 군사대표단과의 평양 회담과 이들을 위한 축하공연 관련 보도에서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출신의 노광철을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으로 소개했습니다.
노광철은 지난해 11월 최룡해 당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겸 비서가 김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할 때 동행해 북한 대표로 러시아 측과 군사회담을 한 인물입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는 인민무력부가 북한의 군사외교를 담당하고 있고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러시아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접촉 경험이 있는 노광철을 인민무력부에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