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러시아가 두만강에 자동차 전용 부교를 건설하는 계획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두 나라는 다음달에 블라디보스톡에서 첫 실무그룹 회의를 열기로 했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 극동개발부는 지난 주 평양에서 열린 리룡남 북한 대외경제상과 알렉산드르 갈라슈카 극동개발부 장관 간의 회담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북-러 정부 간 무역.경제.과학.기술 협조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갈라슈카 장관과 리룡남 대외경제상은 지난 13일 회담 한 데 이어 이튿날 경제와 과학기술 분야에서 협조를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의정서에 서명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었습니다.
러시아 극동개발부는 19일 발표한 언론보도문에서, 두 장관이 회담에서 북한과 러시아 접경 지역인 두만강에 자동차 전용 부교를 건설하는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며, 러시아는 이미 이달 초 부교 건설을 위한 실무그룹을 구성한 사실을 북한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실무그룹을 구성해 다음달 블라디보스톡에서 합동 실무그룹 1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두만강의 북-러 접경구간에는 러시아 극동 지역의 하산과 북한의 라진을 연결하는 철도만 놓여 있을 뿐 자동차가 통과할 수 있는 교량은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 3월 열린 회의에서 두만강에 자동차 전용 다리를 건설하는 사업과 관련해, 영구 교량을 건설하기 전에 먼저 부교를 건설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극동개발부는 지난 주 회담에서 북-러 교역을 중개할 무역센터를 다음달 말까지 평양에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두 나라가 오는 11월 말까지 무역센터 등록 절차를 마치고 결제 시스템을 마련하며, 무역센터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정보와 전자무역체계 등 인프라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는 겁니다.
북-러 양측은 특히 올해 안에 무역센터를 통한 첫 교역을 실현시키기로 합의했습니다.
극동개발부는 러시아 기업들이 제안한 무역센터 설립을 북한도 지지했다며, 양국 간 교역을 효율화하고 시장을 통합하며, 승인된 은행들을 통해 자국 통화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무역센터의 주요 역할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이번 회담에서 북한은 제3국을 통한 러시아와의 교역량과 교역 범위에 대한 분석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극동개발부는 밝혔습니다.
극동개발부는 중국의 대북 수출 물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9억 달러 상당이 러시아제 상품이라면서, 제3국을 통한 중개무역을 줄이면 상품의 가격이 내려갈 뿐아니라 상품의 품질에 대한 감독도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