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노동당 제7차 대회를 내년 5월 개최한다고 오늘( 20일) 발표했습니다. 이번 당 대회는 무려 36년 만에 열리는 것으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를 알리는 새 정책 노선과 발전 전략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돼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North Korea to Hold Rare Party Convention Next Year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이 노동당 7차 대회를 내년 5월 초에 소집하기로 결정했다고 30일 보도했습니다.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결정서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영도에 따라 당을 강화 발전시키고 그 영도적 역할을 높여 주체혁명 위업의 최후 승리를 앞당겨나가야 할 임무가 있다며 당 대회 소집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번 노동당 대회는 지난 1980년 10월 6차 당 대회 이후 36년 만에 열리는 겁니다.
당 대회는 북한 노동당의 최고 지도기관으로, 당 규약 상 소집 날짜를 6개월 전에 발표하도록 돼 있습니다.
당 대회에선 중앙위원회와 당 중앙검사위원회의 사업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당 강령과 규약의 채택 또는 수정, 당의 노선과 정책 등의 토의 결정 그리고 당 총비서 추대와 당 중앙위원회와 당 중앙검사위원회 선거 등을 진행합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김 제1위원장의 집권 5년 차를 맞는 내년에 당 대회를 통해 과거 사업을 평가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녹취: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북한이 36년 만에 당 대회를 개최하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북한의 내부 사정과 대외관계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돼서 결정된 사안으로 판단합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당 대회가 다루는 사안의 비중으로 볼 때 이번 당 대회가 김정은 시대의 본격 개막을 대내외에 선포하는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 대회 중 가장 최근인 지난 1980년 6차 대회 땐 당시 김정일의 후계자 지위 공식화와 사회주의 건설 10대 전망 목표 제시, 고려연방제 통일 방안 제안 등을 주요 의제로 다뤘습니다.
다른 당 대회 때도 당 강령과 규약의 채택이나 개정부터 당 총비서 등 핵심 요직의 선출 그리고 5개년 또는 7개년의 장기 경제개발 계획 등을 의제로 다루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입니다.
[녹취: 양무진 교수 / 북한대학원대학교] “지난 4년 간 어느 정도 국내의 정치, 경제, 군사 한마디로 김정은 체제 안정화의 토대 속에서 자신감을 얻어서 이번 당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새로운 정책 노선, 조직 인선 이 것을 통해서 명실상부한 김정은 정권을 선포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전문가들은 당 대회가 6개월 남은 만큼 예측하긴 쉽지 않지만 주요 엘리트들의 세대 교체와 국방위원회의 지위 변화와 같은 조직개편, 대내외 정책 노선의 수정 여부 등이 주목할 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김 제1위원장이 그동안 구축한 권력 토대 위에서 개혁과 개방에 힘을 싣는 정책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정은 시대에 이룩한 성과를 바탕으로 김정은의 정책 업적영도를 과시하면서 다음 단계 비전으로 그동안 추진해왔던 개혁과 개방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안들을 좀더 심화 발전시킬 가능성, 그런 점에서 병진 노선 자체를 건드리기 보다는 그 틀 안에서 특히 경제와 관련된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주목된다고 생각합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북한이 한국과 8.25 합의를 맺고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당 대회 개최 발표에 앞서 유화적인 외부 환경을 만들려는 계산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고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당 대회를 통해 인민생활 향상에 초점을 맞춘 정책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위한 대외환경 조성 차원에서 당분간 큰 도발 없이 대화 제스처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