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라선 경제무역지대 사업 활성화를 위해 본격적인 투자 유치 활동에 나섰습니다. 내년 5월 36년 만에 열리는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경제 분야에서의 성과를 내기 위한 의도로 분석됩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라선경제특구에서 활동할 북한 기업들에 대한 외국 자본의 투자를 허용하겠다며 해당 기업과 사업의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북한은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내나라’에 라선경제특구 투자 관련 법규를 게재하면서 관광지와 산업구 개발과 투자 대상 기업 등 7개 분야의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라선경제특구와 관련해 세금이나 투자 정책을 발표한 적은 있지만 종합적인 개발 계획을 확정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은 우선 백학공업구와 라진항물류산업구 등 9 곳을 산업구로 개발하기로 하고, 여기에 92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기로 했습니다.
관광지 개발에는 총 62억 달러를 유치한다는 계획 아래 신해국제회의구를 비롯한 10 곳을 대상 지역으로 선정했습니다.
북한은 그러나 이들 개발구에 154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어떻게 유치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아울러 외국 기업이 라선경제특구에서 합작 또는 합영의 형태로 투자할 수 있는 북한 기업 8 곳의 명단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북한은 라선경제특구에 투자할 외국 기업들에 대해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비롯해 이윤과 송금 보장 등을 약속하며 적극적인 투자를 권유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24년 만에 라선경제특구의 종합개발계획을 완성하고 이를 공개한 것은 내년 5월 36년 만에 열리는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경제 분야에서의 성과를 내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산업연구원 이석기 선임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내년 당 대회를 연다면 정책의 방향성이 군 중심에서 당과 내각 중심으로 돌리고 경제 성과를 바탕으로 경제 쪽에 힘써보겠다라는 방침을 밝힐 가능성이 있죠. 이번 라선특구 종합계획 발표 역시 그 일환으로 보이고, 무엇보다 북한 스스로 나름대로 완결된 경제특구 계획을 만들었다는 것도 평가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
한국 정부 관계자는 라선경제특구의 경우 무비자 관광이나 주택소유권 허용 등 북한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가장 먼저 시행되는 곳으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집권 이후 대표적인 개발구로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그러나 에너지 수급 문제 등 기반시설 미비와 불확실한 투자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라선경제특구에 대한 대규모 투자 유치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북한에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설정된 5개 특구와 지방정부 차원의 19개 경제개발구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