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한 인명록' 발간...김경희, 주요 직책서 배제

지난 10월 북한 평양체육관에서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하는 중앙보고대회가 열렸다. (자료사진)

한국 통일부가 2015년 판 ‘북한 주요 기관 단체 인명록’을 발간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의 이름이 주요 직책에서 배제됐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는 남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처형되기 전엔 노동당 정치국 위원과 당 비서국 비서, 당 중앙위원회 위원, 당 경공업 부장, 그리고 최고인민회의 12기 대의원과 군 대장 등의 직책을 겸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통일부가 18일 발간한 2015년 판 ‘북한 주요 기관 단체 인명록’엔 김경희의 이름이 당 중앙위원회 위원과 군 대장, 최고 인민회의 대의원을 제외한 모든 명단에서 삭제됐습니다.

통일부는 이번에 발간한 북한 주요 기관 단체 인명록을 올해 10월 31일 기준으로 작성했고 특히 인물정보와 관련해 북한 당국의 공식 발표가 없는 상태에서 북한 관영매체 보도와 간행물 등 공개 자료들을 토대로 보수적 입장에서 수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경희의 경우 2013년 9월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김경희가 속한 일부 직책들은 정원이 정해져 있는데 새로 임명된 인사들의 수가 많아 사실상 공식 직책에서 물러난 게 확실시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권력층 연구 전문가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박사도 김경희가 건강상 심각한 문제로 당 정치국 위원에서 스스로 물러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박사 / 세종연구소] “지난번에 발표된 리을설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을 보면 김경희 이름이 빠져 있고 작년에 발표된 전병호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도 정치국 위원 그룹에서 빠져 있습니다. 김경희가 건강이 악화되면서 공식적 활동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바로 그 이유 때문에 김경희가 은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한때 ‘2인자’로 꼽히기도 했던 최룡해도 주요 기관의 간부직에서 이름이 빠졌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이 백두산청년영웅발전소의 부실공사를 이유로 지방 협동농장으로 좌천됐다고 밝힌 최룡해는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그리고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반면 북한 군 서열 1위인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8.25 남북 고위급 합의’ 이후 김양건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과 함께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황 총정치국장은 올해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그리고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최고 요직에 잇따라 이름을 올렸습니다.

김양건 당 비서도 당의 노선과 정책, 주요 인사 등을 결정하는 핵심기구인 정치국 위원 자리에 올랐습니다.

군 서열 2위인 박영식 인민무력부장도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 새로 등재됐습니다.

당에서는 맹경일과 강지영, 정송준 통일전선부 부부장과 조용원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추가됐고, 군에서는 김춘삼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국장과 최영호 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 리용주 해군사령관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내각에선 최일룡 경공업상과 강영철 수산상, 기광호 재정상, 장혁 철도상, 김광철 체신상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한편 지난해 인명록에선 ‘연도미상’으로 표기됐던 김 제1위원장의 출생연도는 ‘1984년 1월 8일’로 수정됐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