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로 뚫는 갱도가 핵융합무기 실험용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한국 국방부 직할부대에서 제기됐습니다. 북한은 또 증폭핵분열탄 제조에 필요한 삼중수소를 분리, 생산하고 있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약칭 국군화방사는 3일 발간한 ‘합동 화생방 기술정보’ 자료에서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새로 갱도를 뚫는 활동은 핵융합무기 실험을 위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군화방사가 이 같은 평가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방부도 이런 평가에 대해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 굴착된 새로운 갱도는 풍계리 핵실험장 내 주요 지원시설의 북서쪽에 있는 새로운 부지에 굴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군화방사는 북한의 화생방전에 대비해 다양한 연구와 작전개념을 발전시키는 활동을 하는 한국 국방부 직할 전문부대입니다.
국군화방사는 현재까지 북한의 핵 기술 연구와 지하 핵실험, 발사체 실험, 그리고 핵 소형화 기술력과 핵 개발 경과 기간 등을 고려할 때 북한은 이미 핵융합무기 기반을 갖추고 있을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국군화방사는 특히 북한이 올해 4차 핵실험을 한다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그 실험은 증폭핵무기 실험 과정일 수 있으나 직접적인 수소폭탄 실험은 아직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화방사는 북한이 증폭핵분열탄 제조에 필요한 삼중수소 분리와 생산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영변 5MWe 원자로와 연결된 소형 건물을 삼중수소 분리시설로 추정할 수 있고 신축 중인 경수로와 그 아래 건물이 중성자를 쬘 수 있는 시설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14년부터 5MWe 흑연감속로 주변에서 다수의 화물차량이 성분이 밝혀지지 않은 품목을 이동시키고 하역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된 것도 이런 분석의 배경이 됐습니다.
국군화방사는 북한이 삼중수소를 제조하면 증폭핵분열탄과 수소폭탄 개발의 길을 연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신축 중인 경수로가 삼중수소를 분리해 낼 수 있는 시설일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습니다.
이런 시설을 활용해 삼중수소 생산에 성공할 경우 증폭핵분열탄을 제조할 수 있다고 국군화방사는 평가했습니다.
증폭핵분열탄은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기폭제로 핵융합을 일으키는 수소폭탄 이전 단계의 핵무기를 가리킵니다.
한국 국방연구원, KIDA도 지난 2일 발간한 2015년과 16년 안보정세 평가와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작업을 하는 것은 핵과 미사일 실험을 시도하는 자체로도 파급력이 있는 상황에서 효과적인 시기를 탐색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