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국 대통령은 오늘(9일)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잇따라 통화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특히 유엔 안보리 차원의 제재와는 별도의 대북 압박 조치를 취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오전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로부터 잇따라 전화를 받고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를 가졌다고 한국 청와대가 밝혔습니다.
미-한 두 정상은 전화통화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 제재 결의가 채택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안보리 결의와 별도로 양자와 다자 차원에서의 다양하고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이를 위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이번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으로 미국 뿐아니라 동맹국의 안전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며 미국의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은 흔들림 없을 것이라고 재확인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한-미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실험에 이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감행했다며 이는 국제평화와 안정에 대한 정면도전으로서 결코 용납돼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경제 병진 노선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깨닫도록 국제사회가 단합된 의지로 필요한 구체적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북한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최대한 강력하고 실효적인 내용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채택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유엔 안보리 결의와는 별도로 양자와 다자 차원의 제재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베 총리도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의 제재와는 별도로 일본 정부의 독자적 제재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한-일 세 나라 정상들이 유엔 안보리 제재와는 별도의 제재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공조 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중국에 대한 압박 효과도 노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남광규 교수입니다.
[녹취: 남광규 교수 /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안보리 제재가 갖고 있는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한 한-미-일 3국의 별도의 제재 협조라고 볼 수 있고 또 한편으론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에 대한 간접적 압박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의 4차 핵실험 한 달만인 지난 5일 이뤄진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관련 당사국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큰 틀을 바탕으로 현재의 정세에 냉정하게 대처하기를 희망한다며 제재 일변도의 대북 조치엔 거리를 두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미-한-일 세 정상이 양자와 다자 차원의 대북 제재에 합의함에 따라 어떤 제재 조치가 나올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관과 개인에 대해 제재 부과를 의무화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secondary boycott)’ 이 포함된 대북 제재 강화 법안이 지난달 28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를 통과해 이르면 올 상반기 중 시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도 2014년 5월 스톡홀름 합의에 따라 완화됐던 대북 송금 보고 의무 등을 다시 강화하고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간부의 방북 금지와 금융자산 동결 대상 확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은 현재 500 명까지 체류인원을 축소한 개성공단에 대한 추가 조치를 포함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혀 상황에 따라선 공단 폐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을 겨냥한 군사 공조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한 양자 차원에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양국의 합동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연습 강화 등의 포괄적인 군사공조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