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한국을 겨냥한 테러 역량 결집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보 당국은 관련 첩보를 수집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보 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대남 테러를 위한 역량 결집을 지시했고 대남 공작과 해외 공작을 총괄하고 있는 정찰총국이 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정보원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안보상황 점검 당정협의회’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북한동향을 보고했다고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이 전했습니다.
[녹취: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 “김정은이 남한에 대해서 테러, 사이버테러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역량을 결집하라는 이런 지시를 했기 때문에 정찰총국에서도 그런 데 대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이 의원에 따르면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특히 한국 정부 인사나 탈북자 등을 상대로 독극물 공격이나 납치 등의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관련 첩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지하철이나 쇼핑몰 등 다중이용 시설과 전력이나 교통 등 국가기간시설 등도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북한은 4차 핵실험 이후 미국을 상대로 평화협정 체결 공세에 주력하다가 한국 측이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선언한 뒤부터 한국에 대한 위협 수위를 바짝 높이고 있습니다.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은 지난 14일 누구든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하려고 한다면 죽탕쳐버리겠다며 위협했습니다.
특히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가 예고된 상황이어서 북한의 테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입니다.
[녹취: 김진무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북한이 노리는 게 바로 남남갈등을 심화시켜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력을 약화시키는 이런 게 필요하단 말이에요. 그런 상황에서 본다면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무력시위를 한다든가 NLL을 침범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대남 긴장을 높여갈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측면에선 은밀한 테러형의 도발을 통해서 사회를 분열시키려는 그런 책동을 할 것이다, 그런 것이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볼 수 있죠.”
김진무 박사는 또 대남 강경파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대남담당 당 비서와 통일전선부장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의 테러가 한층 더 교묘한 방식으로 저질러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김진무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김영철은 한국사회를 너무나 잘 안단 말이에요. 한국사회를 잘 안다는 것은 한국사회의 약점을 잘 안다는 것이고 그 약점을 정확하게 대남전략에 이용할 수 있는, 비폭력적 폭력적 전술을 잘 조합해서 아주 곤란하게 만들 수 있는 전략을 짜낼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평가가 되는 거죠.”
한편 한국 해군과 해경은 18일 동해상에서 북한의 해상테러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해군 1함대사령부가 주관한 이번 훈련에는 해군의 3천200t급 구축함 광개토대왕함, 해경의 1천500t급 경비함 제민12 호를 포함해 해군과 해경 함정 9 척이 투입됐고 해군 특수전전단과 해경 특공대로 구성된 합동 대테러팀도 참가했습니다.
훈련은 북한 테러범들이 동해항에 정박 중이던 상선을 탈취해 영해 밖으로 도주를 시도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