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북한 도발, 김정은 강인함 과시용"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 부문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모습을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자료사진)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도발 위협 수위를 높이는 것은 최고 지도자의 강인함을 과시하며 유엔의 제재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저항의 표현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런 호전적 태도는 미국과 한국의 단호한 대응 때문에 역효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10일 ‘VOA’에 북한이 최근 도발 위협 수위를 높이는 것은 “미국에 맞서는 김정은의 모습을 나라 안팎에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 “North Korea is moving the wrong direction and I think he is just trying to strengthen his inner circle and he wants to show everybody how he stands up against the United States…”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어느 시점에서 권력을 잃을 가능성을 우려해 계속해서 대외적으로 긴장을 높이고 있다는 겁니다.

서먼 전 사령관은 그러나 핵.미사일로 도발 위협을 높여 국제사회의 존중을 받으려는 것은 불필요할 뿐아니라 매우 위험한 행태라며, “김정은은 역사의 나쁜 편에 서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 “I believe he is on the wrong side of history and worst thing…”

이런 도발 위협으로 긴장이 고조돼 (군사적으로) 오판을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는 겁니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 결의가 채택되고 미-한 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되자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고 핵 선제공격을 언급하는 등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론 선임연구원은 김 제1위원장이 강인한 지도자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유엔의 제재 압박에 공격적으로 저항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핸론 선임연구원] “He may feel he needs to establish his bona fide as a tough and imposing head of state that could lead him to…”

이런 공격적인 과시를 통해 김 제1위원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국제사회가 자신을 진지하게 상대할 수밖에 없는 위험한 지도자로 봐 주길 바라고 있다는 겁니다.

오핸론 연구원은 “핵을 사용하면 곧 자살행위란 것을 김 제1위원장이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런 슬기롭지 못한 호전적인 자세가 실질적인 도발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핸론 선임연구원] “But I think we also have to remember this is a regime that with previous leaders hijacked airplanes and sank warship..."

김 씨 정권은 과거 여객기를 납치하고 천안함을 폭침하는 등 많은 잔악한 짓을 했기 때문에 북한의 위협이 심각한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미국과 한국이 경계해야 한다는 겁니다.

오핸론 연구원은 김 제1위원장이 30년 전 베트남 지도부의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 머이’를 따르는 게 훨씬 지혜로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제1위원장의 현 전략은 불행히도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따르는 것 같아 매우 위험스럽다고 덧붙였습니다.

래리 닉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객원 연구원은 북한 수뇌부가 유엔의 제재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미국과 한국, 심지어 중국에 보내기 위해 도발 위협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닉시 연구원] “A message to the U.S., in particular, but even some degree to China that North Korea is not going to be…”

아무리 강한 제재를 가해도 핵.미사일 개발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기 위해 북한이 매우 적극적인 위협으로 저항하고 있다는 겁니다.

닉시 연구원은 북한의 이런 위협이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과 한국이 지금보다 훨씬 자주 북한이 치를 대가를 공개적으로 경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닉시 연구원] “It seems to me that we need to be constantly reminding the North Koreans…”

지난 2013년 3월 미국과 한국이 공동 국지도발 대비 계획에 합의해 북한 수뇌부에 대응을 지속적으로 경고한 것 같은 세밀한 노력이 매우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 계획은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하며 도발 위협을 고조시킨 데 맞서 당시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사령관과 정승조 한국 합참의장이 서명한 것으로, 북한이 도발할 경우 공격 원점 뿐아니라 지원세력과 지휘세력까지 응징한다는 작전계획입니다.

당시 서명을 했던 서먼 전 사령관은 미국이 현재 올바로 대응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제재를 더욱 강화하고 강력한 방어공약으로 도발을 계속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서먼 전 사령관] “I think Washington needs to continue to strengthen to sanction. I think that was good. Keep strong defense…”

브루킹스연구소의 오핸론 연구원은 북한 수뇌부의 잔인함과 도발, 벼랑 끝 전술에 맞선 단호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오핸론 선임연구원] “First of all, we need to be firm. We cannot give North Korea the impression that we are persuadable by its brutality and ….”

도발 위협을 받아들이면 북한은 오히려 위협 수위를 더 높이며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행태를 반복했기 때문에 그런 위협에 결코 동요하지 않을 것이란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오핸론 연구원은 그러나 이런 대응이 긴장을 자제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군사작전 등을 통해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불필요한 언행은 자제하고 새로운 외교전략을 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