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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잇단 핵 발언..."미-한 훈련 맞대응 긴장 높이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 부문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모습을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9일 서울역에서 한국 시민들이 이에 관한 TV 뉴스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 부문 과학자, 기술자들을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모습을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9일 서울역에서 한국 시민들이 이에 관한 TV 뉴스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핵 위협 발언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압박에 핵 카드를 앞세워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 부문의 과학자와 기술자를 만난 자리에서 핵탄 경량화와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고 한 발언 내용을 9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월 6일 4차 핵실험 이후 일부 관영매체를 통해 ‘탄도 로켓 장착용 수소탄’을 만들었다고 주장했지만 김 제1위원장이 직접 핵탄두 경량화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 제1위원장은 이에 앞서 지난 3일엔 신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하면서 핵탄두들을 언제든 쏠 수 있게 항시 준비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언급은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수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었고 관련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는 점에서 위협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행보라는 관측입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전면에 나서 핵 능력을 과시하는 데 대해 상당히 이례적 행보라며 북한이 미-한 합동군사훈련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그만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 준 반응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로 펼쳐지고 있는 이번 미-한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불안감이 반영된 행동이라는 분석입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입니다.

[녹취: 고유환 교수 / 동국대 북한학과] “지금 한-미가 강력한 키 리졸브 군사훈련을 진행 중이고 그 내용의 상당 부분은 참수작전까지 포함해서 공격 개념까지 반영된 훈련을 하고 있으니까 거기에 맞서서 우리는 핵을 가졌으니까 함부로 침략하지 말라는 억지력 차원에서 핵 능력을 보여주는 그런 의미가 있겠죠.”

이번 미-한 합동군사훈련에 참가하는 미군의 규모는 만5천 명 이상으로 예년의 2 배 수준입니다. 미국은 또 핵 추진 항공모함인 존 스테니스 호를 비롯해 핵잠수함과 B-2 전략폭격기, 그리고 공중급유기 등 주요 전략자산을 대거 투입할 예정입니다.

훈련 내용도 유사시 북한 최고 수뇌부와 핵과 미사일 시설을 정밀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또 미-한 합동훈련과 함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초강력 대북 제재로 빚어질 수 있는 내부 동요를 차단하기 위해 김 제1위원장이 핵 위협의 전면에 직접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인 전현준 박사입니다.

[녹취: 전현준 박사 /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미국의 대북 압박에 대해서 최고 지도자로서 강력한 보복 의지를 다짐으로써 엘리트들의 통합을 만들고 주민들이 동요하지 못하게 하는 그런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핵 능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냉정한 평가에 김 제1위원장이 사실상 직접 반박함으로써 위기감을 고조시키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지난 3일 김 제1위원장이 핵탄두 발사 준비를 지시한 발언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능력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평가했고, 미국과 영국의 주요 언론들도 김 제1위원장의 발언을 주요 기사로 다루면서도 여전히 북한의 핵탄두 발사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김 제1위원장의 잇단 핵 언급은 사실 여부를 떠나 위협의 강도를 한 단계 높인 행보라며 이를 통해 유리한 핵 협상 국면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최고 지도자가 직접 핵무기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힘을 과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국제사회가 제재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깨닫고 북한이 원하는 방식으로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이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용석 박사는 또 김 제1위원장의 이런 발언의 신뢰성을 입증하기 위해 북한이 모종의 도발 행위에 나설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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