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박 대통령, 핵안보정상회의서 북 핵 외교

지난 2014년 3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참가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이달 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박 대통령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활발한 정상외교를 펼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4차 핵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합니다.

청와대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회의가 변화하는 핵 테러 위협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핵 안보 강화를 위한 성과를 점검하는 한편 지속적인 국제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전세계 52개국 지도자들과 유엔과 국제원자력기구 (IAEA), 유럽연합(EU) 그리고 인터폴 등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하고 회의 결과를 담은 정상 성명 (코뮤니케)을 채택할 예정입니다.

핵안보정상회의는 핵 물질 관리와 핵 테러 방지, 핵 시설 방호 등 핵 비확산에 초점을 맞춘 안건들을 다루기 때문에 북 핵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또 다시 추가 도발을 예고한 긴박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회의 안팎에서 북 핵 문제가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 대통령은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 포기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안보리 결의 2270 호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함께 참가국 정상들과의 별도 회동에서도 북 핵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전망입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중 주요 국가 정상들과 별도 정상회동을 가질 계획이며 해당국들과의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관련 일정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은 이들 회동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해선 국제적인 대북 제재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이번 회의를 주재하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물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북 핵 문제 핵심 관련국 정상들과의 회동 결과가 주목됩니다.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의 김한권 교수입니다.

[녹취: 김한권 교수 / 국립외교원]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다자간 비확산에 관한 협력은 물론이고 눈앞에 닥친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 한-미-중, 한-중-일 또는 한-미, 한-중 간에 좀 더 진전된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가 깊어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동이 성사될 경우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첫 한-중 정상 간 만남이기 때문에 대북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놓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함께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선 북한 영변 핵 시설의 안전 문제도 관심사로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핵안보정상회의는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으로 지난 2010년 워싱턴에서 첫 회의가 열린 뒤 서울과 네델란드 헤이그에서 각각 2차와 3차 회의가 개최된 데 이어 이번에 다시 워싱턴에서 열리게 됐습니다.

청와대는 이번 회의가 마지막 핵안보정상회의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국제원자력기구를 중심으로 한 각료급 회의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핵 안보 분야 협력 증진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박 대통령은 핵안보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 지은 뒤 다음달 2일부터 5일까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초청으로 멕시코를 공식 방문합니다.

박 대통령은 다음달 4일 니에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정치와 경제, 문화, 지구촌 현안 등 다방면에 걸친 상호 관심사를 논의합니다.

또 북 핵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70 호의 충실하고 실효적인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청와대는 전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