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 당국이 도입하는 3천 톤 급 잠수함에 탄도미사일 발사용 수직발사관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에 대한 맞대응이 아니라 도발 억지 차원이라는 평가입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방위사업청은 오는 2025년 전력화 될 3천t 급 ‘장보고-Ⅲ 배치2급’ 잠수함에 탄도미사일 발사용 수직발사관 10개를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수직발사관 장비와 관련한 입찰 제안서 평가를 이번 주에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제안서 평가가 수직발사대만을 위한 업체 선정이 아닌, 전체적인 탐색 사업 개발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군의 계획대로 3천 톤 급 잠수함 한 척에 수직발사관 10개가 장착되면 최소 10발의 탄도미사일을 탑재해 운용할 수 있습니다.
유사시 북한의 전략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을 동시에 여러 발 발사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또 오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3척이 건조되는 3천 톤 급 ‘장보고-Ⅲ 배치 1급’ 잠수함에는 수직발사관 6개씩이 설치될 계획입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성걸 박사는 원래 3천 톤 급 잠수함에 수직발사관이 설치되지만 이런 무장이 북한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SLBM에 대응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김성걸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잠수함에 대한 방어수단은 될 수 있다… 넓게 봐도 3천t 급 잠수함으로 SLBM을 잡는, 잠수함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뭐 그렇게 할 수도 있겠는데… 원래 3천 톤 급 잠수함 사업을 시작할 때는 북한 SLBM이 나타나지 않았거든요.”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 역시 북한 SLBM의 맞대응 차원으로 한국군의 3천 톤 급 잠수함은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핵탄두로 미국을 공격하겠다는 전략적 차원인 반면, 한국군은 전술적 차원이라는 겁니다.
[녹취: 김동엽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그쪽이 탄도미사일, 수직발사관을 가진 미사일을 갖고 있으니 한국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맞겠지만 저쪽 잠수함을 한국 잠수함이 막을 수 있느냐는 차원에서 보면 아니거든요. 한국도 똑같은 무기를 갖겠다는 것이지, ‘헌터킬러’ 잠수함은 아니잖아요. 탄도탄을 발사하는 잠수함이냐, 잠수함을 잡는 잠수함이냐 이런 개념이죠. 니들이 쏘면 나도 쏘겠다는 개념인 거죠. 사실은 대응능력, 보복능력이죠.”
한국 군 관계자는 3천t급 잠수함은 이미 개발된 탄도미사일을 운용하게 될 것이라며 별도의 SLBM은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운용 중인 천 800t 급 ‘214급 잠수함’에는 사거리 천 km의 ‘해성-3’ 잠대지 순항미사일이 탑재돼 있습니다.
한편 한국 군 당국은 한국 내에서 북한 SLBM 대응을 위해 핵잠수함 건조론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SLBM 개발에 대응해 핵 추진 잠수함 건조가 대안이 될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정책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변인은 다만, 핵 잠수함 건조론에 대해 경청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지난 23일 오후 동해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SLBM 1발을 기습적으로 발사했으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