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회 후 북-중 관계, 북한 비핵화 조치에 달려" 전문가 분석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 입구를 중국 공안이 지키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의 제7차 노동당 대회를 계기로 경색된 북한과 중국 관계가 다소나마 개선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중 관계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에 얼마나 성의를 보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 9일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 조선노동당 제7차 대표대회에서 당위원장으로 추대된 것을 축하했다고,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비롯한 중국 관영언론이 10일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 축전에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를 대표하는 동시에 개인의 명의로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열렬한 축하의 뜻을 표시했습니다.

이어 “중·조 전통적 우의는 이전 세대 지도자들이 친히 만들고 정신을 길러온 것으로서 두 나라 공동의 귀중한 자산”이라고 밝히면서, “중국 당과 정부는 중·조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조관계의 큰 국면으로부터 출발해 중조친선협조를 부단히 발전시켜 두 나라와 두 나라 인민들에게 행복을 마련해주고 해당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에 공헌하기 위해 조선측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루캉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축전 발송 사실을 확인하면서, “우리는 건강하고 양호하게 중조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시 주석의 축전 내용에는 북한 관영 언론의 보도와는 달리 ‘김정은 동지’라는 호칭이 생략돼 있고,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 간의 실질적인 관계 개선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적인 표현 가운데 하나인 ‘중조 양당’이라는 표현도 빠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이번 축전을 통해 북한에 대해 최소한의 성의 표시만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중국이 북한과 관련해 매우 곤란한 입장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인덕 전 장관] “북한의 핵개발을 명분으로 해서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이 증가되고 현대적 장비가 계속될 텐데, 따라서 대단히 불쾌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북한을 떼 버릴 수도 없고…”

강 전 장관은 중국이 지금까지 실시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력을 계속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정성윤 박사는 북한이 이번 당대회에서 비핵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정성윤 박사] “ 그런데 중국의 비핵화-평화협정 동시병행은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중국의 기대가 담긴 것인데 북한은 우리는 비핵화 안 하겠다 얘기를 한 거죠.”

중국 외교부의 루캉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중국이 일관되게 견지하는 입장은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루캉 대변인은 “우리는 모든 관련 국가들이 이를 위해 시대조류에 부응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