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고위 외교 당국자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세계 비핵화” 언급에 대해 전 세계가 비핵화될 때까지 핵무기를 포기할 계획이 없다는 뜻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정책 전환을 촉구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7차 노동당 대회에서 “세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핵 개발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관리가 밝혔습니다.
뉴욕에 주재하는 이 외교 관리는 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제1위원장의 해당 발언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비핵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확인했습니다.
앞서 이 관리는 지난달 14일에도 VOA에 “병진노선은 세계 비핵화될 때까지 하루도 멈춤 없이 계속 전진한다”며,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된다 해도 비핵화를 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중국이 제안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 추진 방안도 북한 당국의 입장과 다르며 전세계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북한의 비핵화를 기대하지 말라는 겁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이 같은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녹취: 캐티나 애덤스 대변인] “Our position, and the position of international community, is clear: We will not accept North Korea as a nuclear state.”
캐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9일 김 제1위원장의 “세계 비핵화” 발언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북한을 핵 국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게 미국과 국제사회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이를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미국은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을 이행하고 적용 가능한 모든 안보리 결의를 북한이 준수하도록 하는 진정성있고 신뢰할 만한 협상에 열려있지만, 검증 가능한 비핵화와 도발 자제 의지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애덤스 대변인은 김 제1위원장이 당 대회에서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제시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이를 긍정적 정책 전환의 기회로 삼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캐티나 애덤스 대변인] “We hope North Korea uses this opportunity to make positive policy adjustments, such as devoting its increasingly scarce resources to the welfare of its citizens rather than its illegal weapons programs.”
그러면서 부족해져만 가는 재원을 불법 무기 프로그램이 아닌 주민 생활 개선에 쏟는 것을 북한이 추진해야 할 긍정적 정책의 예로 들었습니다.
한편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제임스 켈리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9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마치 오바마 대통령의 “핵 없는 세상” 구상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지만, 이는 별 의미 없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켈리 전 차관보] “We hope North Korea uses this opportunity to make positive policy adjustments, such as devoting its increasingly scarce resources to the welfare of its citizens rather than its illegal weapons programs.”
켈리 전 차관보는 김 제1위원장의 발언은 결국 주한미군의 철수와 한국 군의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일축했습니다.
VOA 뉴스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