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 대회서 핵 보유국 고집…"남북 긴장 당분간 지속"

북한은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7차 노동당 대회의 폐막을 알리는 행사로 청년학생들의 무도회와 횃불행진을 개최했다.

북한이 36년 만에 개최한 노동당 대회에서 핵 보유에 대한 기존 입장을 확인함으로써 향후 남북관계도 긴장 완화의 돌파구를 찾기가 힘들 전망입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하면 남북관계는 한층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6일부터 이틀간 열린 노동당 7차 대회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당의 핵-경제 병진 노선은 급변하는 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일시적인 대응책이 아니라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적 노선이라고 밝혔습니다.

핵-경제 병진노선이 2013년 3월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이후 이번엔 북한 최고지도자가 이를 항구적 전략 노선으로 못박은 겁니다.

김 제1위원장은 이처럼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남북한을 ‘통일의 동반자’라며 현재의 긴장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군사당국 회담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김 제1위원장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홍용표 한국 통일부 장관은 11일 서울에서 열린 한 특강에서 북한은 지금 비정상적 행태를 지속하고 있다며 당 대회 토론 과정을 보면 핵뇌성과 서울타격 등 직접적인 위협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홍 장관은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 있다는 얘기라며 지금은 비핵화를 위한 압박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도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김 제1위원장의 남북 군사회담 언급은 대남 제의가 아니라 선전공세라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 통일부] “사업총화 보고나 토론 과정에서 남한에 대한 위협을 멈추지 않았고 핵무기 포기라는 이야기도 전혀 언급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대화 제의나 회담 제의는 진정성이 없는 선전 공세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도 북한이 당 대회에서 비핵화를 둘러싼 한국 정부와의 극명한 입장 차를 확인함으로써 남북간 긴장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북한이 당 대회를 통해 대화를 언급하면서도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 전환을 협박 조로 요구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원칙적인 얘기를 하면서 요소요소에서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을 하고 있고 특히 체제 통일을 계속 추진할 경우엔 통일 대전으로 뭉개버리겠다는 식의 협박까지 같이 하고 있는 국면이기 때문에 우려되지 않나 싶습니다.”

북한 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북한의 대남 강경 분위기가 당 인사에서도 반영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당의 대남 협상 기구인 통일전선부의 원동연과 맹경일 부부장이 모두 이번 당 인사에서 배제됐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양무진 교수 / 북한대학원대학교] “이번에 북한의 인사와 관련해 통전부 인사가 퇴조하는 그런 측면을 봤을 때 당분간 남북간에는 대립과 대결이 지속되지 않을까 그렇게 전망합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김 제1위원장이 핵 무력 증강 의지를 거듭 천명했기 때문에 북한의 추가 도발에 따른 남북관계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박사 / 세종연구소]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핵 무력 증강 노선을 계속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당 대회에서 분명히 했고 위성을 계속 발사하겠다고 발표했으니까 장거리 로켓 발사가 계속 될 겁니다. 그래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로 인해서 한국 현 정부 임기 내에 남북관계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현재로는 더 높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언제든 5차 핵 실험을 감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판단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