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한국 정부 요인 제거 목적' 특수부대 시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해위성발사장을 방문해 '신형 정지위성 운반 로켓용 대출력 엔진'의 지상 분출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9월 보도했다. (자료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 정부 요인들을 제거하기 위해 자신이 만든 특수부대를 시찰했습니다.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북한 내부를 단속하고 한국에 대한 도발 의지를 거듭 드러낸 행보라는 관측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제525군 부대 직속 특수작전대대를 시찰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 부대가 김 위원장이 직접 조직했고 `한국 청와대와 정부, 군부의 요직에 앉아있는 만고 대역의 인간 추물들을 제거하는 것을 기본 전투 임무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김 위원장이 이 부대를 특별히 중시하며 제일 믿는 전투단위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특수작전대대의 존재가 공식적으로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부대는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총국의 부대명이라는 추정이 나왔습니다.

김 위원장이 군 관련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 9월 전략군 화성포병부대 탄도로켓 발사 훈련 참관 이후 두 달 만입니다.

그동안 과수농장과 샘물농장 등 시찰을 통해 `애민'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힘을 쏟았던 김 위원장이 오랜만에 군 부대 시찰에 나선 겁니다.

한국 통일부의 정준희 대변인은 4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행보와 북한 매체의 보도 행태에 대해 한국에 대한 도발 의지를 거듭 드러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 한국 통일부] “도발을 계속하겠다는의지의 표출이라고도 봅니다. 또 한 가지는 북한의 내부 군에 대한 독려 그런 측면도 있고 그 다음에 어떤 특수부대 등 여러 가지 다양한 군사력을 강화시키려는 그런 의도도 같이 내포되어 있다고 봅니다.”

이와 함께 유사시 북한의 핵심 수뇌를 표적으로 한 한국 군의 이른바 ‘참수훈련’에 대한 대응으로 북한이 525 부대를 공개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입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지금 한-미 연합으로북한 지휘부 마비작전 훈련도 했었고 그런 것에 대한 압박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맞불 작전 비슷하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대통령 선거가 임박한 미국과 이른바 ‘비선실세 국정 개입 사건’으로 혼란스러운 한국사회를 겨냥해 위력을 과시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함경북도 수해 등 내정이 불안한 북한 내부의 결속을 다지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입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지금 함경북도 수해가 국가 재난급인 상황에서 실제로 재래식 도발이나 재래식 전쟁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고 봐야 돼요.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이 실제로 남한을 해방할수 있는 군사력을 보여주는 그런 대내적인 의미도 볼 수 있습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이번 시찰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리명수 총참모장 등이 동행했습니다.

특히 지난 2월까지 총참모장으로 있다가 리명수에게 자리를 내주고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된 리영길이 제1부총참모장 겸 작전총국장으로 이번 시찰을수행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통해 리영길이 제1부총참모장직을 맡은 것으로 파악했지만 북한의 공식 매체를 통해 확인된 것은 이번이처음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