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 "북한 정치범수용소 반인도 범죄 여부 국제법으로 밝힐것"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 (자료사진)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반인도적 범죄 여부와 북한 정권의 정책과의 연관성을 자세히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필레이 전 대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상급법원의 첫 여성 유색인종 검사 출신으로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과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장을 지냈습니다. 특히 인권최고대표 시절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 설립을 주도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최근 워싱턴을 방문한 필레이 전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지난8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반인도적 범죄를 다룬 모의재판의 재판장을 맡으셨습니다. 이 모의재판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필레이 전 대표) “The event which has been initiated by international Bar Association…”

“국제변호사협회가 이 행사를 주최해서 조사를 담당한 전문가들과 3명의 재판관을 세웠습니다. 또 공개 행사를 통해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관한 증거와 증언들을 모두 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정의와 책임 추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최악의 범죄들이 어둠 속에서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무려 반세기 이상 이런 범죄가 계속되고 있는데, 제가 보기에는 유엔이나 국제 지도자들 사이에서 너무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 모의재판이 중요한 것은 마침내 북한 정권의 정책과 법이 정치범 수용소 운영과 직결돼 있고 이 것이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된다는 것을 법적으로 제기하는 첫 출발점이란 겁니다."

8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인권탄압 모의재판에서 재판부로 나선 마크 하몬 전 크메르루즈 전범재판소 재판관(왼쪽부터), 나비 필레이 전 유엔인권최고대표, 토마스 뷔켄달 전 국제사법재판소 재판관.

기자) 필레이 전 대표께서 재임 시절 설립을 적극 지원했던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는 최종보고서에서 북한 내 반인도적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와 이 모의재판 절차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필레이 전 대표) “COI report dealt with entire spectrum of human rights violations….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보고서는 북한 내 모든 인권 유린 문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반면 저희 모의법정은 정치범 수용소의 반인도적 범죄 여부만을 다룹니다. 수용소에서 너무 많은 인권 범죄들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유엔 인권최고대표 재임 시절에 이미 이에 대해 깊은 우려를 밝혔었습니다. 이제는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이 왜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지를 모든 국제법을 동원해 판별하는 겁니다. 그 다음에 정의와 처벌을 촉구하는 것이죠”

기자) 구체적으로 국제사회 지도자들에게 무엇을 촉구할 계획이십니까?

필레이 전 대표) “This is one of the early steps I would say…”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밝히긴 이르다고 봅니다. 저희가 밟는 절차 하나 하나가 국제 지도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거죠. 이번 모의재판도 그 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제 생애를 뒤돌아 보면 한 발짝 나아갈 때마다 거기에 맞는 절차와 합당한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가령 제가 유엔 인권최고대표 재임 때 북한의 인권 문제를 유엔 인권이사회에 핵심 사안으로 요구하지 않았다면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는 설립되기 힘들었을 겁니다. 이번 모의재판도 마찬가지 입니다. 게다가 이번 재판은 인터넷으로 전세계에 중계됐습니다. 또 재판을 담은 영상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낼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런 과정 하나 하나가 모두 북한의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절차라고 봅니다.

기자) 공개 모의법정은 이제 끝났습니다. 앞으로 어떤 절차가 남았나요?

필레이 전 대표) “Firstly, this is not a judicial panel. It is just a panel. But it’s a good because…”

“저희는 공식적인 사법재판관이 아닙니다. 그냥 합의체입니다. 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전직 재판관들이 증거들을 매우 신중하게 검토해 결과를 발표한다는 점에서 이 과정은 유익합니다. 저는 (국제사법재판소 재판관을 지낸) 토머스 뷔켄달 전 재판관과 마크 하몬 전 캄보디아 크메르 루즈 전범 재판관과 함께 60일 안에 그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표할 겁니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이뤄지는 어떤 것들이 구체적으로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지를 아주 자세히 작성할 계획입니다.

기자) 모의재판에 참석한 탈북민 출신 증인들은 하나같이 북한 주민들이 진정한 민주주의나 인권의 개념조차 모르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피해를 당해도 그 게 문제인지 조차 모른다고 말했는데요. 전범재판관과 유엔의 최고 인권수장을 지낸 분으로서 북한 주민들에게 어떤 말씀을 전하고 싶으신가요?

필레이 전 대표) “I want to say that everybody has a rights of human rights…”

“모든 인간은 누구나 인간이 당연히 갖는 기본적 권리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모의재판에 참석한 증인들이 증언한 수용소에서 겪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모두 인권 위반이자 잘못된 것들입니다. 이들도 그것을 느끼고 깨닫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신이 인간에게 부여하고 가르쳐 준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우리는 세계인권선언에 기초한 바른 사실을 사람들에게 가르치고 전해야 합니다. 제 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도 한 때는 유색인종 차별정책인 아파라트헤이트 때문에 많은 피해를 당했습니다. 우리는 피해자였지만 인권에 대해 몰랐기 때문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인권 탄압을 가하는 자들과 정부 권력은 저희에게 인권에 대해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남아공 국민 모두가 인권과 민주주의를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그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변화가 북한에도 가능합니다. 우리가 국제사회와 북한 주민들을 서로 연결해 인권이 무엇인지 북한 주민들이 깨닫도록 도울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과 다른 북한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진행자)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반인도적 범죄 여부를 국제법으로 규명할 예정인 나비 필레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VOA 김영권 기자였습니다.